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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첫 청소년 영화 '수업료' 中서 발굴…일제강점기 대표 조선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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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4-09-16 14:11:32  |  수정 2016-12-28 13: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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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손정빈 기자 = 필름이 유실돼 실체를 확인할 수 없었던 일제강점기 조선의 대표 영화이자 최초의 청소년 영화 '수업료'(감독 최인규·방한준)가 중국에서 발견됐다.

 이병훈 한국영상자료원장은 "지난 6월, 중국전영자료관에서 '수업료'의 35㎜ 프린트를 입수했다"며 "확인 결과 전체 8롤로 결권 없이 양호한 상태"라고 16일 밝혔다.

 한국영상자료원은 지난해 10월 중국전영자료관 방문 출장을 통해 한국영화 목록이 추가됐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어떤 영화가 있는지 조사에 들어간 영상자료원은 '학비(Tuition Fee)'라는 제목의 영화를 발견했고 필름 실사와 오프닝 크레디트 이미지 촬영을 통해 이 영화가 '수업료'임을 밝혀냈다.

 해방 이전 한국 극영화 보유율은 9.6%(157편 중 '수업료' 포함 15편)다. 이 영화는 '청춘의 십자로'(1934) '미몽'(1936) '심청'(1938) '군용열차'(1938) '어화'(1938)에 이어 현재 국내에 남아 있는 극영화 중 6번째로 오래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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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상자료원은 6월부터 2개월간 기초 영상과 사운드 복원을 끝내고 9월 디지털 상영본을 완성했다. '수업료'의 러닝타임은 80분이다.

 이병훈 원장은 "해방 이전 극영화 대부분이 유실된 상황에서 '수업료' 발견은 문화적, 역사적 의미가 크다"고 전했다.

 '수업료'는 부모가 행상을 떠나고 할머니는 병들어 누워있는 어느 가정의 소년이 수업료로 겪게 되는 고달픈 삶을 화면에 담았다. 주인공 '영달'이 수업료를 구하기 위해 집에서 60리 떨어진 평택 큰어머니 댁에 홀로 걸어가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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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종화 한국영상자료원 수집부장은 "'수업료'는 식민지 조선의 슬픈 풍경을 고스란히 담아낸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스러져 가는 수원화성의 화서문을 배경으로 한 시골 풍경, 일본이 자신의 국가라고 믿었던 소학교 아이들의 일상, 추석을 맞은 마을 농악대의 모습까지 일제강점기 우리 민족의 생활상을 파악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또 "한국어 대사에 일본어 자막이 붙어있는 것을 볼 때 이 영화가 한국에서 상영됐다기보다는 일본 현지나 일본인이 있던 중국 만주 지역으로 수출됐다고 추측할 수 있다"고 전했다. '수업료'가 중국에서 발견된 것도 그런 추정을 뒷받침한다.

 '수업료'는 식민지 조선의 대표적인 영화사인 고려영화사에서 제작하고 최인규·방한준 감독이 공동 연출했다. 1939년 6월 촬영에 들어간 이 영화는 10월 초 최 감독의 와병 때문에 방한준 감독으로 교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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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작은 경성일보의 '경일소학생신문' 공모에서 조선총독상을 받은 광주 북정 소학교 4학년 우수영 어린이의 작문이다. 일본인 시나리오 작가 야기 야스타로가 각색했고 유치진이 한국어 대사를 맡았다.

 영상자료원은 일본 와세다대학 연극박물관에서 이 영화의 시나리오도 발굴했다.

 '수업료'는 10월25일과 30일 두 차례 서울 상암동 시네마테크 KOFA에서 일반에 공개된다. 25일에는 상영 후 정종화 수집부장이 영화수집 경과와 '수업료'의 영화사적 가치에 관해 설명할 예정이다.

 jb@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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