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댓차이나]中, 은행 예대비중 80%중반 넘자 대대적 단속
18일(현지시간) 미국의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2001년 엔론사태를 예견한 유명 헤지펀드 운영자 짐 차노스는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스카이브리지 대안 투자 컨퍼런스(SkyBridge Alternatives Conference)에서 기자들을 상대로 “중국 은행들의 대출은 이미 예금 대비 80% 중반 수준으로 상승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차노스가 제시한 예대비중은 중국 정부가 발표한 공식 통계치 67.3%(올해 3월 기준)를 웃도는 규모다. 이재상품을 비롯한 장부외 대출 상품까지 포함한 수치다. 앞서 S&P글로벌 레이팅은 작년 6월 기준 중국은행들의 예대 비중을 평균 80%로 추산한 바 있다. 일부 소형 은행들의 예대비중은 100%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그는 중국 금융당국이 지난달 대대적 단속에 나선 배경에 대해 “(예대 비중이 늘면서) 은행들의 자금조달(funding)이 힘겨워졌고, 이들은 이재상품(WMP)에 의존하고 있다”며 “우리는 올 들어 이 문제에 상당한 주의를 기울여왔다”고 말했다. 그는 “은행은 대출이 많고(loaned up), 여전히 부채는 중국경제 성장속도의 2~3배로 증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부동산 특수로 대출 수요는 높지만 재원은 바닥이 나자 고금리를 내걸고 이재상품을 판매했다는 뜻이다.
그림자금융 상품인 '이재상품'은 중국 금융산업을 뒤흔들 잠재적인 뇌관으로 평가받아 왔다. 신탁회사, 은행 등은 이 상품에 예금 금리의 2~3배에 달하는 고금리를 내걸고 자금을 끌어 모아 운용해왔다. 이들은 자금을 주식, 부동산을 비롯한 수익성 높은 자산에 굴리거나, 신용이 떨어지는 기업에 고리로 대출해왔다.
차노스는 이어 “거의 모든 중국의 국영매체들이 한두 달 전부터 이러한 금융 위험(financial risk)에 대해 보도해왔다. 그들 모두가 떠들어 댈 때, 거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또 “중국 최고 지도부 또한 이러한 메시지를 보내기 위해 노력하거나, (이러한 금융불안 요소에 대해) 걱정을 해왔다”고 강조했다.
당국이 지난 4월 말 이후 금융기관을 상대로 대대적 단속을 펼치는 데는 이러한 위기의식이 한몫을 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조치는 ▲은행을 상대로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도록 하고 ▲그림자 금융 실태 조사를 실시하고 ▲관료들의 불법행위를 단속하는 내용 등을 골자로 한다. 시진핑 주석은 지난달 25일 공산당 중앙위원회 회의에서 국가 경제 발전을 위해 금융안정을 유지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다.
한편, 중국 정부는 지난 20년간 대출 총량을 예금의 75%로 묶는 제한을 둬왔다. 지나친 대출로 거품이 끼고 금융안정이 흔들리는 사태를 막기 위해서다. 하지만 이 규제는 지난 2015년 10월 폐지된 바 있다. 은행들이 불법적 방식으로 예금을 쌓고 대출을 장부외로 옮기는 등 편법을 부추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