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아미타브 고시 "난민들도 충전기에 모여…기계, 우리 삶 통제"

등록 2017.05.24 14:28:16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서울=뉴시스】 인도 소설가 아미타브 고시가 24일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 광화문점 배움에서 열린 '2017 서울국제문학포럼'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대산문화재단) 

【서울=뉴시스】 인도 소설가 아미타브 고시가 24일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 광화문점 배움에서 열린 '2017 서울국제문학포럼'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대산문화재단)

'2017 서울국제문학포럼' 간담회 참석
인도 출신 소설가 '유리궁전'으로 세계적 베스트셀러 작가


【서울=뉴시스】신효령 기자 = "예전에는 생각지 못한 여러가지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데, 이미 기계가 우리의 삶을 통제하고 있다. 우리는 기계를 도구라고 생각하지만, 기계 입장에서는 우리를 도구로 생각할 수 있다."

 인도 소설가 아미타브 고시(61)는 24일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 광화문점 배움에서 열린 '2017 서울국제문학포럼'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서울=뉴시스】인도 소설가 아미타브 고시가 24일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 광화문점 배움에서 열린 '2017 서울국제문학포럼'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대산문화재단)

【서울=뉴시스】인도 소설가 아미타브 고시가 24일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 광화문점 배움에서 열린 '2017 서울국제문학포럼'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대산문화재단)

 고시는 "나이지리아 청년이 삼성전자 스마트폰 하나를 지닌 채 국경을 넘는다고 가정해보자"며 "이 청년은 국경을 넘는 법도 스마트폰을 통해 배운다. 과연 통제권이 청년에게 있는지 아니면 삼성의 엔지니어에게 있는지를 생각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세계적으로 난민 센터에 가면 다들 충전기 주위에 모여있다"며 "충전하기 위해 거기에 모여든 것이다. 취약한 사람들이 갈수록 네트워크에 더 의존적인 것 같다. 오늘날 현대사회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은 스마트폰을 안 들고 다닐 수 있는 사람이 아닌가 싶다"고 했다.

 1956년 인도 캘커타에서 태어난 고시는 첫 장편소설 '이성의 동그라미'(1986)로 프랑스의 최고 문학상 중 하나인 메디치 외국작품상, 후속작 '섀도우 라인스(Shadow Lines)'(1988)로 인도 최고의 문학상인 사히티야 아카데미상을 받았다.

【서울=뉴시스】인도 소설가 아미타브 고시가 24일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 광화문점 배움에서 열린 '2017 서울국제문학포럼'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대산문화재단)

【서울=뉴시스】인도 소설가 아미타브 고시가 24일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 광화문점 배움에서 열린 '2017 서울국제문학포럼'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대산문화재단)

 5년 동안의 현장 조사와 치밀한 고증 작업을 통해 탄생한 '유리 궁전'(2000)은 영국에서만 50만부 이상 팔리면서 국제적 베스트셀러가 됐다.

 고시는 이 작품을 통해 탈식민주의와 정체성 탐구라는 주제를 서사시적 소설에 담아내 세계적인 작가 반열에 올랐다.

 "'유리궁전'은 1885년 영국의 버마(미얀마의 옛 명칭) 점령으로 시작해 아웅산 수지 여사의 투쟁으로 귀결된다. 제국주의 침략 ·식민지, 두 번에 걸친 세계 대전, 독재 정권으로 이어지는 인도와 미얀마의 격정적인 역사를 담았다. 미얀마는 2차 세계대전 때 가장 많은 피해를 본 국가고, 지금까지도 2차 세계대전 속에 살고 있지 않나 싶다. 3년 전에 미얀마 국립 문학상까지 받았다."

【서울=뉴시스】인도 소설가 아미타브 고시가 24일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 광화문점 배움에서 열린 '2017 서울국제문학포럼'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대산문화재단)

【서울=뉴시스】인도 소설가 아미타브 고시가 24일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 광화문점 배움에서 열린 '2017 서울국제문학포럼'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대산문화재단)

 고시는 방글라데시·스리랑카, 인도 북부 지방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는 "20대 델리에서 살고 있을 때는 테러리즘이 일상적이었다"며 "인도에서는 예전부터 홍수, 태풍 등 자연재해가 있었는데, 우리한테만 국한된 줄 알았다. 하지만 이런 현상들이 전세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소위 말해 덜 발전된 국가들이 겪었던 경험이 더 발전됐다고 간주됐던 국가들에게도 퍼지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일하거나 피자를 만드는 사람들 대다수가 방글라데시 출신이었다"며 "이주가 엄청나게 이뤄지고 있다. 기후 변화나 정치학적 이유도 있겠지만 인류가 이렇게 많이 이동하는 것은 전례에 없었던 것 같다. 지금의 세계를 정확히 묘사했던 게 판타지 문학이 아닌가 싶다"고 했다.

 고시는 "굳이 공상과학(SF) 소설을 쓰지는 않을 것"며 "앞으로 현실을 반영한 작품을 쓰고 싶다. 이번 행사가 한국 문학에 대해 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