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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홍미경 은평문화재단 대표 "문화민주주의 실현 거점기구 만들 것"

등록 2017.05.29 10:0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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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홍미경 은평문화재단 대표이사가 26일 오후 서울 은평구 서울혁신파크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7.05.28.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홍미경 은평문화재단 대표이사가 26일 오후 서울 은평구 서울혁신파크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7.05.2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손대선 박대로 기자 = 은평구 지역문화예술의 은평문화재단 설립을 위한 발걸음이 빨라졌다.

 은평문화재단은 지난 11일 구청에서 창립총회를 개최하고 7월1일 출범을 위한 채비를 마쳤다.  

 은평구에는 천년고찰 진관사 등 많은 역사적 문화재가 산재해 있다. 여기에 정지용·김훈·조정래와 장준하·문익환·윤동주를 배출한 숭실학교가 존재했다. 지난해 은평구가 추진한 국립한국문학관 유치도 이 같은 배경과 무관치 않다.

 은평문화재단은 ▲지역문화예술시설 운영 및 관리 ▲지역 문화예술 관련 정책 및 사업의 개발, 추진 및 지원, ▲지역 문화예술 교육 및 연구사업 ▲문화예술의 창작·보급 및 문화예술활동 지원 ▲지역축제 및 문화행사 등의 사업을 수행한다.

 뉴시스는 지난 26일 오후 은평구 서울혁신파크 내 공원에서  홍미경 은평문화재단 초대 대표이사를 만나 재단의 시작과 현재 그리고 미래를 물었다.

 1999년 결혼과 함께 은평구에 뿌리를 내린 홍 대표는 은평문화재단 참여 계기에 대해 우선 "문화활동을 통한 지역사회 발전 기여"라고 말했다.

 그가 대표로 몸담았던 풍물패 '터울림'은 IMF사태 이후 우리 사회가 직면한 공동체 붕괴에 주목했다. 당시 전형적인 도심 외곽도시였던 은평구는 지역사회 네트워크가 약하고, 지역에 기반한 문화예술향유가 어려운 곳이었다. 

 홍 대표는 터울림을 디딤돌 삼아 지역 시민이 두루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각종 축제를 기획했다. 사회적 이슈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제18대 은평구청장에 당선된 김우영 구청장과의 만남은 이 같은 움직임이 구체화되는 과정이었다.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홍미경 은평문화재단 대표이사가 26일 오후 서울 은평구 서울혁신파크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7.05.28.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홍미경 은평문화재단 대표이사가 26일 오후 서울 은평구 서울혁신파크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7.05.28.  [email protected]

 홍 대표는 "김 구청장과 시민사회단체와 미팅 자리를 만들면서 저희가 그간 해온 것을 제안해봤다"며 "문화사업 제안을 했다. 그 중에 하나가 특정한 예술가들을 위한 문화사업이 아니라 누구나 예술가고 생산과 소비의 주체가 되는  문화 민주주의로 가야한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이전까지의 은평구 문화예술은 특정 계층만이 하고 그들이 소비하는 것이었다"고 단언했다.

 이어 "이는 광우병 촛불집회 등 한국 정치에서 국민이 자기 목소리를 내지 않았는가"라며 "문화도 마찬가지로 주민이 자기 목소리를 내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은평문화재단 출범에 앞서 은평문화예술위원회 설립을 주도하면서 갖가지 어려움에 직면했다. 일부에서는 홍 대표의 진보적 활동을 우려하며 '좌파'라는 정치프레임을 씌워 반대를 주저하지 않았다.

 그는 이 같은 공격에 대해 열린 자세로 더 많은 비판과 참여를 이끌어냈고, 은평문화재단 출범에 장애물을 치웠다.

 홍 대표는 지역문화재단이 갖고 있는 재정적 한계를 직시하면서도 은평문화재단의 미래에 대한 명확한 신념을 갖고 있었다.

 그는 "지역에 생활문화를 확장을 하고 싶다"며 "(은평문화재단은)문화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거점기구로서 역할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대표적으로 현재 은평구가 주관하는 파발제 등 지역 축제에 대해서는 관주도의 행사에서 탈피해 주민들이 역량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행사로 가야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홍미경 은평문화재단 대표이사가 26일 오후 서울 은평구 서울혁신파크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7.05.28.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홍미경 은평문화재단 대표이사가 26일 오후 서울 은평구 서울혁신파크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7.05.28.  [email protected]

 홍 대표는 은평문화재단의 앞날에 대해 긍정적이다. 낙관의 배경은 은평구민에 내재된 역량이다. 

 그는 "은평구민은 열정과 역동성이 있다. 지역에 시민사회단체가 굉장히 많고, 지난해 국립한국문학관 유치 때도 뜨거운 성권을 보냈다. 가진 것은 별로 없지만 지역에 대한 애정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은평구는 천년고찰 진관사가 있고, 조선시대 파발의 흔적이 곳곳에 있다. 뉴타운 개발을 하면서 문화벨트가 끊어졌다고는 하지만 은평이 가진 역사적 자원은 무궁무진하다"며 "이런 것이 지역의 문화 콘텐츠로 발전하지 못하고 있는데 이를 문화 콘텐츠로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앞으로의 은평문화재단에 대해 "행정중심이 아니라 지역 문화 주체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개방화된 방식으로 운영하고 싶다"며 "(재단)이사회가 있지만 운영협의회 방식을 통해서라도 지역 청소년이나 생태 등 지역문화 네트워크 구성을 통해 재단 운영을 풍성하게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금 등의 한계로 인해 재단의 미래가 장밋빛으로만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에 대해 "지금 은평에서 몇십 억 원을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기본 사업비는 구 예산을 쓸 수밖에 없고, 서울문화재단 통한 공모사업으로 사업비를 채워야하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약간은 몽상일 수 있다'는 전제를 달고선 "근본적인 바탕은 사회적 자본과 주민참여를 통한 모금을 해보고 싶다. 재단 출연금을 시민들이 만들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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