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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관료· 교수· 정치인' 경제팀에 대한 기대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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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7-07-04 18:48:40  |  수정 2017-07-04 18:53:33
【서울=뉴시스】안호균 기자 = "현실과 실무를 모르면서 자기주장은 강한 교수 출신들이 너무 많은 게 걸려요. 잘 되면 완벽한 삼각 구도지만, 안 되면 형편 없이 망가질 수 있어요."

한 금융계 인사가 5일 문재인 정부의 경제팀에 대해 내놓은 촌평이다.
 
청와대가 산업통상부 장관과 금융위원장 후보자를 지명하면서 새 정부 경제팀의 윤곽이 완성됐다.

경제팀 구성을 보면 학자, 관료, 정치인 출신을 적절히 배치해 국정 운영에 균형을 이루도록 하려는 문재인 대통령의 의지가 읽힌다.

어찌보면 한국사회가 동원할 수 있는 인적 자원을 골고루 기용한, 가장 이상적인 삼각 편대로 볼 수 있어 큰 기대를 낳게 한다.

하지만 업무 스타일이나 지향점이 이질적인 세 집단이 조화를 이루지 못할 경우 오히려 배가 산으로 가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우선 청와대 경제 라인은 학자 출신이 주를 이룬 배경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 소득주도 성장과 일자리 창출, 재벌 개혁 등 문 대통령의 경제 구상을 조화롭게 연결시켜 정책의 밑그림을 그려내기 위해서는 정권과 '코드'가 맞는 학자 출신이 적격이기 때문이다.

장하성 정책실장을 정점으로 홍장표 경제수석과 김현철 경제보좌관이 모두 개혁 성향의 경제학자다.

문 대통령이 일자리수석의 경우 정부 뿐만 아니라 민간과도 소통해야하고 짧은 시간 안에 성과를 내야하는 측면이 있어 정부와 학계를 두루 거친 반장식 전 기획예산처 차관을 배치한 것도 이런 측면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 내에는 학자와 관료, 정치인 출신이 균형을 이루도록 배려한 것도 눈에 띈다. 다양한 인적 구성을 통해 최대의 성과를 이끌어 내려는, 융합형 인사로도 볼 수 있다

부처간 업무 조율이 필요한 영역은 기존 관료 출신을 배치했다. 정부내 정책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는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이 그런 경우다.

금융위원장 후보자의 경우에는 가계부채 등 시급한 현안이 많아 전문성과 경험이 중시된다는 점에서 민관에서 두루 경력을 쌓은 최종구 수출입은행장을 낙점했다. 최 후보자 내정은 옛 재무부 관료를 뜻하는 '모피아'에 대한 배려 성격도 있다.

옛 경제기획원(EPB) 출신들이 현 정부 요직에 대거 등용되면서 재무부 출신들의 소외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장관의 강한 추진력이 필요하거나 그동안 정부 내에서 발언권이 약했던 부처는 정치인 출신을 등용해 균형을 맞췄다.

이전 장관들과 달리 부동산 문제에 과감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이 경우에 해당한다.

이전 정부의 정책 기조를 극복하고 문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이식해야 하는 부처의 경우 청와대와 마찬가지로 학자 출신이 배치됐다.

학계에서 재벌 개혁의 선봉에 서왔던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탈원전 정책을 주장해온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 노동 친화적 학계 인사인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등이 대표적이다.

세 집단은 각각의 장단점을 갖고 있다.

학계 출신의 경우 정책적 지형점이 뚜렷하고 다소 복지부동한 공직사회의 분위기를 쇄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여러 이해 관계자들의 입장을 조율해 본 경험이 부족하고 현실 감감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관료 출신은 해당 분야에서 지식과 경험을 고루 갖추고 있고 균형감각도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책임져야할 일을 잘 만들지 않으려 하는 성향 때문에 변화에 소극적이라는 비판도 받는다.

정치인 출신의 강점은 추진력이다. 정치권을 다양한 집단을 설득하는데 능하다. 하지만 정책 추진 과정에서 자신의 향후 정치 행보와 선거를 의식할 수 밖에 없다는 한계가 지적되기도 한다.

 거듭 말하지만 문재인 정부의 첫 인사는 부처의 특성과 상황에 따라 학자, 관료, 정치인 등을 적절히 배치해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책 컨트롤 타워가 김동연 경제부총리와 홍남기 국무조정실장 등 관료 출신인 상황에서 개성과 정책 지향점이 뚜렷한 정치인·학자 출신 장관들이 각기 다른 목소리를 낼 경우 국정이 '힘겨루기' 양상으로 흐를 수 있다는 점도 배제할 수 없다.

또 학자 출신이 주를 이루는 청와대와 정부 사이에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일자리 창출, 가계부채 해결, 부동산 시장 안정 등 주요 과제들이 성과를 맺지 못하고 표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 때문에 부처간 칸막이를 허물고 소통을 강화하는 것과 경제팀 내 주요 인사들이 역할 분담을 명확히 하는 일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사실 문재인 정부 초대 내각은 14년전 참여정부와 비견된다.  당시에 비해서도 이번 초대 내각의 교수 출신은 단연 많다.  참여정부 초기 내각때 20% 정도였는데 문재인 정부에서는 35% 정도로 비중이 높아졌다.

이 때문에 문재인 정부의 내각에 대해 일각에서 우려의 시선을 보내는 건 무리가 아니다.

무엇보다 참여정부가 '이상은 드높았지만 현실을 다루는 요령이 없는 인사들'로 채워, 정책 집행에 어려움을 겪고, 결국 실패했다는 일각의 지적이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관가와 학계를 두루 경험한 한 경제학자는 "청와대는 대통령의 철학에 부합하게 전체적인 정책의 밑그림을 그리고, 구체적인 정책은 경제부총리가 주도권을 갖고 추진해 나가는게 바람직하다"며 "부처간 협의 과정에서는 치열하게 토론하되 일단 결정이 된 사안에 대해서는 부처가 하나가 돼 정책 추진 동력을 살려나가는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 학자의 조언대로 김동연 경제팀이 '원팀 원보이스'로 경제정책을 이끌어나가는 리더십이 어느때보다 중요해졌다.
기자의 '우려'가 '기우'로 끝나길 바란다.

 ah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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