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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상 극장장 "해오름 리모델링, 이 기회에 국립극장 전국화"

등록 2017.07.17 14:3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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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안호상 극장장. 2017.07.17. (사진 = 국립극장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안호상 극장장. 2017.07.17. (사진 = 국립극장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이 기회에 국립극장이 전국화하는 계기를 삼아보자라는 생각이죠. 동시에 해외 공연을 하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국립극장(극장장 안호상) 3개의 전속단체인 국립창극단·국립무용단·국립국악관현악단의 작품들이 '2017-2018 국립극장 레퍼토리시즌'에서 둥지인 남산을 벗어나 국내외 외부 공연장 무대에 오른다.

2018년 1월부터 22개월 간 해오름극장 리모델링 공사가 본격화됨에 따른 것이다. 서울·대전·강릉·울산 등 4개 지역의 7개 외부 공연장에 올릴 예정이다. 신작 20편·레퍼토리 10편·상설 14편 등 총 44편의 작품으로 구성된 2017-2018 시즌은 오는 9월6일부터 2018년 7월 8일까지 이어진다.

안호상 국립극장 극장장은 17일 오전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예술의전당, LG아트센터, 명동예술극장 등 한국적 콘텐츠를 가지고 주로 서양예술 중심의 극장에서 관객들과 적극적으로 만날 수 있는 기회"라고 긍정했다.

"어떤 변화가 있을 지 저희도 궁금해하고 있습니다. 이번이 저희에게 다른 기회를 줄 거라는 믿음이 있어요. 극장마다 문화와 운영방식이 다른데 그곳 스태프와 작업하는 것도 새롭죠. 리모델링 공사로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는 하지만 반대로 좋은 기회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고선웅 등 유명 연출가와 협업을 통해 시즌제 이후 꾸준히 관객층을 넓혀온 국립창극단은 명동예술극장·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을 찾는다.

명동예술극장에서 선보이게 될 우리나라 최초 여류 명창의 삶을 모티브로 삼은 '진채선'(가제)과 '흥보씨'는 각각 손진책·고선웅이라는 각자 세대를 대표하는 연극 연출가들의 작품이다. 특히 '진채선'은 현재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하며 호평 받고 있는 연극 '1945'의 배삼식 극작가가 대본을 쓴다.

명동예술극장은 국립극장이 서울 환도 이후 1973년 남산으로 이전하기 전까지 10여 년간 사용했던 공간이다. 국립창극단은 1962년 제1회 정기공연 '춘향가'를 비롯해 다양한 작품을 이곳에서 선보인 바 있다.

김성녀 국립창극단 예술감독은 "지난 5년간 다양한 장르의 연출가와 협업하며 창극의 스펙트럼을 넓혀왔는데 이번 명동예술극장 공연을 통해 보다 적극적으로 연극 애호가들에게 다가간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김성녀 국립창극단 예술감독. 2017.07.17. (사진 = 국립극장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성녀 국립창극단 예술감독. 2017.07.17. (사진 = 국립극장 제공) [email protected]

국립창극단 '신(新) 창극 시리즈1-이자람'(가제)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된다. 실험적 성격의 공연을 수용하겠다는 목적으로 탄생한 공연장인 만큼, 국립창극단이 소리꾼 이자람을 선두로 블루칩 연극 연출가인 김태형·전인철·박지혜를 내세워 새로운 창극 스타일을 제시하기 위해 야심차게 기획한 시리즈와 좋은 궁합을 선보일 것이라고 김 감독은 기대했다.

국립창극단은 이와 함께 사실주의 희곡의 걸작이자 한국 현대희곡사의 이정표로 꼽히는 차범석의 '산불'을 해오름극장이 리모델링 들어가기 전인 오는 10월25일 선보인다. 연극 '벚꽃동산' '과부들'의 연출가 이성열, 창극에 처음 출사표를 던지는 작곡가 장영규와 함께 민초들이 겪은 전쟁의 비극성을 그린다. 지난 시즌, 평균 객석점유율 90%를 상회하며 관객에게 사랑 받았던 옹켕센 연출 '트로이의 여인들'(2016)도 오는 11월 관객들을 다시 만난다.


2015년 초연 이래 3년 연속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한국춤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국립무용단 '향연'은 국내 발레·오페라의 팬덤이 만들어진 장소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오른다. 국립무용단은 인기 현대무용단 'LDP무용단' 대표를 지낸 안무가 신창호의 신작 '맨 메이드'가 LG아트센터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국립무용단은 이와 함께 대표 레퍼토리와 신작으로 외부 공연장을 찾는다. '묵향'은 오는 11월 울산문화예술회관에 오르고, '향연'은 2018년 6월 예술의전당을 거쳐 대전예술의전당에서 공연된다. 대전예술의전당과는 일종의 교류 프로그램으로 이 극장의 작품을 2018~2019 국립극장 레퍼토리 시즌에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안호상 극장장은 "2018~2019 시즌은 다른 형태의 제작방식을 논의하고 있다"며 "지방 축제에서 지방 예술단과 공동 작업 방식을 진행하는 것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2017-2018 시즌 공식 개막작인 국립무용단의 '춘상(春想)'은 해오름극장이 리모델링에 들어가기 전인 9월21일 해오름극장에서 초연한다. 전통적 깊이의 안무가 배정혜, 감각적 미장센으로 매 작품마다 호평 받아온 정구호가 의기투합해 고전소설 '춘향전'을 오늘날 20대 청춘들의 사랑 이야기로 재구성한다. 국립무용단의 대표 레퍼토리로 자리 잡은 정구호 연출의 '묵향'(2013·윤성주 안무)과 '향연'(2015·조흥동 안무)은 이번 시즌에도 재공연된다.

'묵향'은 오는 11월 울산 관객을 만난 뒤 해오름극장에서 공연된다. '향연'은 오는 12월 해오름극장 공연 이후, 2018년 6월 예술의전당과 대전예술의전당 무대에 연이어 오를 예정이다. 

【서울=뉴시스】 김상덕 국립무용단 예술감독. 2017.07.17. (사진 = 국립극장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상덕 국립무용단 예술감독. 2017.07.17. (사진 = 국립극장 제공) [email protected]


김상덕 국립무용단 예술감독은 이와 함께 차세대 안무가 발굴과 육성을 위한 국립무용단의 새로운 프로젝트인 '넥스트 스텝(Next Step)'을 오는 9월부터 2018년 3월까지 진행한다고 귀띔했다. 참여 무용수 각자가 20~30분가량의 안무작을 완성하는 것으로, 2018년 3월 15일 하늘극장에서 새로운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은 예술의전당 콘서트홀·롯데콘서트홀을 찾아 마이크와 스피커를 사용하지 않는 자연음향 환경에서 우리 음악의 매력을 선보인다.

국립국악관현악단 '베스트 컬렉션Ⅳ-박범훈' 공연은 2018년 6월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펼쳐진다. 이와 함께 '2017 마스터피스-임헌정'은 오는 9월 28일 해오름극장에서 선보인다. '리컴포즈’의 작곡가로는 각각 국악·서양음악을 바탕으로 작곡을 전공한 김보현·니키 손이 위촉됐다.

임재원 국립국악관현악단 예술감독은 "판소리 다섯 바탕을 국악관현악으로 재해석한 '다섯 판소리', 실내악 시리즈 '모던 국악 기행', 어린이 음악회 '엔통이의 동요나라'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국악 관객 저변을 넓힐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국립극장 전속단체 해외 공연도 이어진다. 국립극장과 싱가포르예술축제가 공동제작한 '트로이의 여인들'은 지난해 한국에서의 세계 초연에 이어 오는 9월 싱가포르에서 공연된다. 이 작품은 또 영국 브라이턴페스티벌과 런던국제연극제의 러브콜을 동시에 받아, 각각 2018년 5월과 6월 브라이턴과 런던 두 도시를 찾을 예정이다.

국립무용단과 프랑스 안무가 조세 몽탈보의 협업작 '시간의 나이'는 오는 10월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크레테유 예술의 집에서 공연된다. 조세 몽탈보가 16년 간 몸담았던 샤요국립극장을 떠나 이 극장의 극장장으로 부임하며 2017-2018의 시즌 개막작으로 초청했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은 주영국 한국문화원이 지난해부터 격월로 진행하고 있는 '코리안 사운드 시리즈'에서 실내악을 선보인다. 오는 12월 영국 런던의 대표적인 복합문화공간인 킹스플레이스에서 우리 음악을 전한다.

【서울=뉴시스】 임재원 국립국악관현악단 예술감독. 2017.07.17. (사진 = 국립극장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임재원 국립국악관현악단 예술감독. 2017.07.17. (사진 = 국립극장 제공) [email protected]

2012년 9월 출발한 국립극장 레퍼토리시즌은 지난 5년 간 전속단체 중심의 제작극장으로 변모, 인기 레퍼토리 개발 등을 통해 전통공연예술 관객의 저변 확대 등의 성과를 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시즌제 도입 전인 2011-2012년과 2016-2017년 시즌을 비교할 때 작품 제작 편수는 33편에서 49편, 전속단체 작품 편수는 9편에서 35편으로 증가했다. 관객 수는 6만 3085명에서 13만 4996명, 전속단체 공연 관람객 수 역시 1만 7295명에서 6만 4869명으로 대폭 늘었다. 객석점유율도 65%에서 82%, 이중 유료관객 점유율은 43%에서 63%로 상승했다.

안호상 극장장은 "레퍼토리 시즌이 올해 여섯 번째를 맞는데 시즌을 열면서 내세웠던 정신또는 주제는 동시대성의 회복이었다"며 “전통을 소재로 한 작품들이었지만 장르는 컨템포러리였다. 여러 지점에서 우리 콘텐츠가 대중들과 미학적으로 소통하게 됐고 어느 정도 레퍼토리도 축적이 됐다. 관객들의 기대 수준도 높아졌는데 극장이 리노베이션이 되면 그 만족도가 더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국립극장은 오는 18일부터 2017~2018 시즌 패키지 티켓 및 개별 공연 티켓 판매를 시작한다. 개별 공연 10편 이상 구입 시 40% 할인율을 제공하는 '프리 패키지' 등 다양한 패키지를 선보인다. 비행기 티켓값을 비롯해 해외 공연에 초대하는 경품 추첨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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