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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소상공인들의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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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7-07-19 05:58:29  |  수정 2017-07-19 06:0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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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지혁 기자 = 이름만 대면 알만한 회사에 다니던 지인 2명이 지금은 자영업자가 됐다. 한 명은 명동에서 게스트하우스를, 다른 한 명은 마포에서 커피숍을 운영한다.

중국의 사드 보복, 최저임금 인상이 이들에게는 직격탄이었다.

2014년부터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해온 지인은 올해 경기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때만큼 심각하다고 한다. 중국 관광객과 보따리상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성수기인 이달 공실률이 50%가 넘는다. 한숨만 나온다.

내년부터 최저시급이 7530원이 된다. 지난해 데리고 있던 한국 아르바이트생 3명을 정리하지 않았더라면 가슴이 철렁했을 것이다. 당시 이들에게 들어간 인건비는 월 500여 만 원.

이들 대신 근처에 월세로 집 3채를 얻어 한국으로 유학 또는 장기간 여행 온 외국인을 고용했다.

한국 아르바이트생을 쓸 때 보다 더 많은 사람을 고용하고도 인건비가 크게 줄었다고 한다.


업계 특성상 적극적이고, 외국어에 능통한 외국인이 더 쓸모가 있기에 앞으로도 한국 아르바이트생을 쓸 계획은 없다고 한다.

“비성수기에도 여러 할인 이벤트를 하면 적자는 보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다를 것 같아. 그래도 최저임금 인상 영향은 적게 받으니 다행이야”라며 지인은 쓴웃음을 지었다. 그는 최근 적자를 메우기 위해 유아동복 사업에 뛰어들었다.

마포에서 커피숍을 하는 지인은 먹고 살만한 집안의 자제로 ‘욜로(Yolo·You only live once·인생은 한번뿐 현재를 즐기자)’족이다.

최근 아파트 가격 상승을 주도하는 곳 중 하나인 마포에 30평대 아파트를 사서 결혼했다. 따분한 직장생활을 견디지 못하고 뛰쳐나와 집 근처에 커피숍을 냈다.

요즘은 머리가 아프다고 한다. 커피숍 과당경쟁이 업계 밖에서 보던 것 이상으로 심각하단다. 넘쳐나는 프랜차이즈, 경쟁자들이 길 건너 2~3개씩 자리 잡았다. 임대료와 각종 공과금을 내면 남는 돈이 별로 없다.

“그냥 회사나 계속 다닐 걸” 후회가 막심하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내년부터는 사람을 내보내고, 직접 가게를 지킬 생각이다.

최근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소상공인과 영세 자영업자들의 반발이 거세다.

정부는 소상공인의 부담 완화를 위해 소상공인시장진흥기금을 현행 2조원에서 2022년까지 2배 확대하고,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개정, 청탁금지법 보완 등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그리고 최저시급을 받는 종업원 , 이들이 서로 얼굴 붉히지 않고 함께 웃을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걸까.

fgl7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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