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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유가 시대 끝났다'···가격 상승 점치는 석유시장 큰 손들

등록 2017.09.27 14:5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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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유가 시대 끝났다'···가격 상승 점치는 석유시장 큰 손들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최근 이라크 쿠르드족 자치지역 분리독립 이슈와 중동 산유국의 석유 감산 등으로 국제 유가가 치솟으면서 오랜 기간 지속되던 '저유가 시대'가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60달러에 근접하면서 시장 참가자들이 저유가 시대 종료를 언급하고 있다고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6일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59.49 달러를 기록해 2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라왔다. 6월 저점 대비 30% 이상 상승한 수준이다. 미국 서부 텍사스산원유(WTI) 가격도 3개월 만에 20% 이상 상승해 배럴당 52 달러를 넘겼다.

원자재 유통 기업 트라피구라의 시장 리스크 부문 공동책임자 벤 루콕은 "석유 시장이 반환점을 돌고 있다"며 "유가가 배럴당 40~60 달러 범위에서 움직일 것이라는 시장 참여자들의 믿음은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같은 전망은 최근 이라크 쿠르드족 자치정부(KRG)의 분리독립 이슈로 아시아 지역 석유 수급에 대한 불확실성이 생기면서 힘을 얻게 됐다.

쿠르드족 독립에 반대하는 터키는 이라크 북부의 송유관을 차단해 KRG의 수출 길을 막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또 지난해 12월부터 지속돼 온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노력도 석유 가격 상승세에 힘을 실어주는 요인이다.

트라피구라는 오히려 2019년 말까지 하루에 200만~400만 배럴씩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면서 석유 부족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최근 몇년간 지속된 저유가 현상으로 에너지 업체들이 1조 달러에 달하는 구매를 유예해 왔기 때문이다.

루콕은 "세계는 상당한 석유 생산 부족을 겪게 될 것"이라며 "생산량의 상당 비중을 차지하는 미국의 원유 생산이 부족분을 감당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분석했다.

아시아 지역에서 지금까지보다 더 큰 수요 확대가 나타날 수 있다는 기대감은 석유 가격 상승을 예상케 하는 또 하나의 요인이다.

러시아 에너지업체 가스프롬의 아디 이므시로비치 마케팅 부문 대표는 "석유 수요는 계속 과소평가되고 있어 재고가 빠른 속도로 감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국제유가가 배럴당 60 달러 이상 상승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회의론도 여전히 남아 있다.유가가 오르기 시작하면 미국의 셰일가스 등 산유국 외부에서 에너지 공급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국제석유트레이딩사 군보르의 데이비드 파이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산유국들이 감산 노력을 내년까지 연장하더라도 산유국 카르텔 외부 국가들의 생산량이 가격 상승세를 붙잡아둘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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