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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총선서 자유당 부활···유럽 극우 포퓰리즘 건재 과시

등록 2017.10.16 10:2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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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AP/뉴시스】오스트리아 극우 자유당의 한스-크리스티안 슈트라헤 대표가 15일(현지시간) 총선 투표 마감 이후 엄지 손가락을 들어보이고 있다. 2017.10.16.

【빈=AP/뉴시스】오스트리아 극우 자유당의 한스-크리스티안 슈트라헤 대표가 15일(현지시간) 총선 투표 마감 이후 엄지 손가락을 들어보이고 있다. 2017.10.16.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15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총선에서 자유당이 화려한 부활을 알리면서 유럽의 극우 포퓰리즘이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했다.

 이날 총선 개표가 거의 완료된 가운데 극우 자유당은 득표율 27.4%를 기록해 제2당으로 올라섰다. 이들은 득표율 31.4%로 제1당이 된 국민당과 연립정부 구성을 함께 논의할 전망이다.

 오스트리아에선 그동안 중도 우파인 국민당과 중도 좌파인 사회민주당이 번갈아 제1당과 제2당을 차지하며 대연정을 구성했다. 하지만 양당 내분이 극에 달하면서 결국 이달 조기 총선을 실시했다.

 자유당은 지난해 대선 이후 호시탐탐 집권을 노려 왔다. 이 당의 노르베르트 호퍼는 작년 12월 대선에서 유럽 최초의 극우 대통령 자리를 노렸지만 결선에서 중도 좌파 성향의 무소속 알렉산더 판 데어 벨렌 대통령에게 패배했다.

 자유당은 대선을 치른 지 1년도 안되 실시된 총선에서 결국 사회민주당을 누르고 제2당 지위를 꿰찼다. 이들이 국민당과 연정 구성을 확정하면 2005년 이래 처음으로 중앙 정부에 재입성한다.

 자유당은 다른 유럽 극우 정당들과 마찬가지로 '반 난민, 반 이슬람, 반 유럽연합(EU)'을 표방한다. 오스트리아에서도 2015년 난민의 유럽 대량 유입 사태 이후 난민과 이민자에 대한 부정적 시선이 확산해 왔다.

 빈에서 활동하는 정치 평론가 토마스 호퍼는 블룸버그통신에 "EU 탈퇴 논의까진 아니라도 자유당은 (중도 진영으로부터) 상당한 양보를 요구하기에 충분한 힘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호퍼는 자유당이 연정에 참여할 경우 오스트리아와 독일 등 EU 주도국들과의 관계가 악화될 수 있다며 "오스트리아는 수십년간 독일의 동맹이었지만 이 같은 그림이 이제 변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독일을 위한 대안당(AfD), 프랑스 국민전선(FN), 네덜란드 자유당 등 유럽 극우 정당들은 일제히 오스트리아 자유당을 축하하고 나섰다. 이들 정당은 모두 올해 선거에서 괄목할 만한 성적을 냈지만 집권을 위한 문턱은 넘지 못했다.

 AfD는 지난달 독일 총선에서 창당 이래 처음으로 연방 의회에 진출했다. 2차 대전 이후 극우 정당이 설 자리가 비좁기만 하던 독일 사회는 AfD의 선전에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극우 정당들의 부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세계유대인회의(WJC)의 로날드 라우더 회장은 "오스트리아 자유당은 외국인혐오자와 인종차별주의자들 투성이"라고 비판했다.

 라우더 회장은 "이런 정당이 총선에서 25% 이상을 득표해 제2당이 되다니 안타깝고 괴롭다"며 "이들이 정부를 함께 구성하는 일만은 부디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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