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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민주당, 협치만 안되면 국민의당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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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7-11-20 10:5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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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난영 기자 = 청와대가 현 정부 1기 내각의 마지막 퍼즐인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 대해 야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금명간 홍종학 후보자를 임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야권은 그간의 홍 후보자 검증 과정에서 나타난 증여세 편법 절세와 과거 언행 등의 문제를 들어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도 거부하며 여전히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청와대가 임명을 강행할 경우 야권은 연말 예산안 심의와 감사원장 임명 등 후속 현안에 대해 여권과 더욱 날선 대립각을 보일 수 있다. 이 경우 문재인 정부가 강조해온 '협치' 분위기는 더욱 물건너갈 가능성이 크다.

 상황이 이렇게 된 데 대해서는 사전에 홍 후보자를 제대로 검증하지 못한 청와대 인사관련 팀이나, 야권과 물밑조율 등을 원활히 해내지 못한 민주당 원내대표실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할 수 있다. 검증을 잘해서 흠이 적은 후보자를 내세웠거나, 아니면 홍 후보자 카드를 밀어붙이더라도 민주당이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다른 야당과 철저히 공조 자세를 취했다면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정부 여당은 자신들의 책임은 인정하지 않는 것 같다. 이같은 정국 구도가 형성되는 것을 오롯이 국민의당 탓으로만 돌리려 하고 있어서다.지난 13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홍종학 후보자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이 불발되자 민주당에서는 "전적인 책임은 안철수 대표와 김동철 원내대표 두 분에게 있다"며 "국민의당의 불참은 더욱더 납득이 안 간다"고 국민의당에게 화살을 돌렸다.

 이후에도 민주당은 국민의당을 향해 불만을 쏟아냈다. 홍 후보자 청문경과보고서 채택 불발에 대해 "어떻게 국민의당이 자유한국당과 보조를 같이 하느냐"라면서 "이번 홍 후보자 논란은 전적으로 국민의당 책임"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민주당의 주장을 종합해보면 국민의당이 민주당 뜻을 따르지 않고 자유한국당과 보조를 맞췄다는 것에 분개하고 있는 셈이다. 검증을 잘못하고, 야권과 사전 조율을 하지 못한 책임은 간 곳 없고, 오로지 여권의 의견에 따르지 않은 국민의당 때문에 이번 논란이 불거졌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것이다.

 여권 내부에서 국민의당을 '민주당 2중대' 쯤으로 보고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이같은 책임 전가는 핀트가 어긋나도 한참 어긋났다. 국민의당은 대선 때 민주당과 일합을 겨룬 제3 정당이고, 지금도 내년 지방선거의 '호남전쟁'을 앞두고 있는 정치적 경쟁관계다.

 이 때문에 국민의당은 정부에 대해 때론 협조하고 때론 견제하는 등의 중도 길을 모색하고 있다. 야당이면서 다음 선거에서 약진을 목표로 하는 제3당이기에 당연한 스탠스다.

 그러나 민주당은 '중요 사안에서 왜 우리에게 협조하지 않느냐'는 식으로 국민의당에게 불만을 터뜨리고 있으니 논의의 출발점이 완전히 잘못됐다고 볼수밖에 없다. 차라리 호사가들 말대로 물밑으로 엄청난 지원을 해준 뒤 '이제는 좀 도와달라'고 부탁하는 게 현실적일지 모르겠다.

 imzer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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