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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효령의 BOOK소리] "신승훈·성시경, 달달한 가사 나오는 비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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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7-12-14 13:17:13  |  수정 2018-04-13 12:5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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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심현보 작사가. 2017.12.14. (사진=심현보씨 제공) photo@newsis.com
■'작사가의 노트' 출간한 스타 작사가 심현보

 【서울=뉴시스】신효령 기자 = "아무 일도 없는 저녁 / 집 앞을 걷다 밤공기가 좋아서 / 뜬금없이 이렇게 니가 보고 싶어."

이 달달한 이야기는 작사가 심현보씨가 최근 낸 '작사가의 노트'(살림)에 담긴 글 중 하나다. 실제로 그가 집 앞에 나와 걸으면서 스마트폰 메모앱에 적은 글이기도 하다.

 대중음악을 사랑하는 팬이라면, 아마 그의 이름이 낯설지 않을 것이다. 그는 성시경 '우린 제법 잘 어울려요', 유리상자 '사랑해도 될까요', 주얼리 '니가 참 좋아', 윤미래 '시간이 흐른 뒤' 등 수많은 히트곡을 남겼다.

심현보는 "작사가는 감성적인 직업만은 아니다"며 "노래 가사는 글로 읽기도 하지만 그게 주가 아니다. 귀로 듣는 글이기 때문에 곡에 어울리는 것, 가수에 어울리는 것 등을 신경쓰면서 작업해야 한다"고 말했다.

"저 혼자 만족하려고 쓰는 글이 아니죠. 아무래도 상업음악이니까 만드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다양한 것들을 생각해야 해요. 작곡가와 노래를 부르는 가수가 있고, 그 가수가 소속된 회사도 있어요. 분명히 감성적인 글쓰기이긴 한데, 대중적인 요소나 흥행도 고려해야 하니 밸런스를 잡기가 쉽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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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히트곡을 남긴 그는 톱가수들이 믿고 먼저 찾는 작사가다. 가장 오랫동안 작업한 가수는 신승훈과 성시경이다.

"두 사람은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하는 가수이자 팬이에요. 성시경은 천군만마 같은 존재에요. 같이 작업한 결과가 모두 좋았어요. 노래를 너무 잘해요. 그 친구 목소리로 가사가 불려지면 그냥 좋아요. 승훈이 형도 그렇구요. 두 사람이 노래를 부르면 "아! 진짜 좋다"하면서 제가 감상자가 되어버려요."

자신의 인생 곡으로는 '별에서 온 그대'(SBS·2014년)의 OST인 성시경의 '너의 모든 순간'을 꼽았다.

"결혼식 때 시경이가 축가로 불러줬어요. 사실 이 노래가 우여곡절이 많았어요. 오늘 곡을 받아서 내일까지 써야 하는 상황이었어요. 시경이와 밤에 만나서 어떻게 쓸까 의논도 했었는데요. 다행히 잘 풀려서 바로 썼고, 시경이가 마음에 든다고 해서 바로 녹음했어요. 그 다음주에 전파를 탔는데, 큰 사랑을 받아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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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는 지난 15년간 작사가로서 살아온 이야기가 담겼다. 작사가가 된 과정부터 자신만의 작사법, 에피소드, 업계 용어는 물론이고 수많은 히트곡 중 따라 쓰기 좋은 가사들을 모아 필사까지 더했다.

"작사가에 관련된 책을 내달라는 제안을 가끔 받았지만, 쓰지 못하고 있다가 드디어 썼네요. '작사가'라는 직업 자체가 어떻게 보면 굉장히 익숙한데, 한편으로는 막연한 장르의 일인 것 같아요. 작사가를 꿈꾸는 사람이나 작사에 대해 궁금증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사람들 마음에 콕 박혀 두고두고 음미하게 만드는 글을 쓰는 저자만의 노하우를 책에 담았다.

'이 단어는 가사가 될 수 있을까.' 그는 "작사가는 가사를 쓰기 전에 이 질문을 수없이 반복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멜로디가 외모 같은 것이라면 작사는 성격에 해당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가사는 처음 들었을 때는 잘 모르겠는데, 계속 듣다보면 어느 순간 멜로디보다 가사가 더 눈에 들어오고, 가사의 의미들이 자기 상황들과 맞거나 감정적으로 동화가 되면 그 노래가 좋아지잖아요. 세상에 노래가 나오면 누군가에게는 의미 있는 음악이 될 때 보람이라고나 할까요. 그 때 굉장히 좋은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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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부르기 쉽고, 듣기도 좋은 가사를 쓰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일반적인 글쓰기보다 훨씬 어렵고 제약이 많다.

보통 4분 정도되는 노래 한 곡에 스토리가 있는 글을 구성해내야 하는데, 실제로 작사가가 가사를 쓸 때는 가이드 보컬이 포함된 데모곡만 받는다. 목소리로 불린 노래를 들으며 음절 수를 파악해야 하고, 거기에 맞추고 정해진 기간 내에 가사를 잘 써야 한다.

"물론 예전에도 급한 일정이 많았지만, 그래도 10곡 가까운 곡이 녹음되어야 앨범 1장이 만들어지니까 여유가 있었어요. 하지만 요즘은 거의 싱글 앨범이다보니 급박한 때가 많아졌어요. 2~3일 안에 쓰고 일주일간 녹음해야 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그 반대로 여유있게 작업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래봤자 2~3주입니다."

흥행에 대한 부담도 만만치 않은 실정이다. "스코어가 바로 보이잖아요. 노래가 잘 안 됐을 때 자책감이 들 수도 있는데, 그런 것들을 잘 이겨내야 해요. 사람들이 좋아할 것 같았는데 '왜 안 좋아하지?'에 사람이 매몰되면 다음 작업을 하는데 영향을 미칠 수가 있어요."

그간 400여 편의 노래를 작사·작곡한 그는 "기대와 실제가 맞아떨어지는 경우도 종종 있었지만, 아닌 경우도 너무 많았다"며 "요즘은 그냥 내 손을 떠나면 내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과정에 최선을 다한다"고 강조했다.

"대중들의 선택은 제가 예측할 수 없는 범주에 있어요. 어느 하나를 잘했다고 해서 노래가 뜨는 게 아닙니다. 사람들이 많이 좋아하는 노래가 된다는 것은 가사도 좋아야 하지만 가수가 노래도 잘해야 하고 다양한 요소들이 있어요. 저는 같이 작업하는 사람들하고 '으샤으샤'하면서 협력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럴 때 결과도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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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작사가란 직업에 대해 '사랑을 말하는 사람'이라고 나름의 정의를 내리기도 했다.

"조심스럽게 이야기할래요 용기 내볼래요? 나 오늘부터 그대를 사랑해도 될까요"(유리상자 '사랑해도 될까요') "참 나쁘죠. 그대 없이도 사람들을 만나고 또 하루를 살아요"(박혜경 '하루') 등 그가 만든 가사는 섬세하고도 절절하다.

그는 "생각해보면 우리는 모두 사랑을 시작하기 전이거나, 지금 사랑하고 있거나, 아니면 사랑이 끝난 뒤"라며 "시점의 차이만 있을 뿐, 이 세 가지의 범주 안에 속해 있다"며 "감정은 같아도 조금이라도 다른 소재, 다른 표현으로 써보려고 애를 쓴다"고 전했다.

"가끔 어떤 노래를 들었는데 '진짜 내 이야기 같아'하면서 공감할 때가 있잖아요. 어제까지는 다른 사람 이야기였는데 오늘 당장 나의 이야기가 될 수 있는 게 사랑·이별 노래인 것 같아요. 노래 속 주인공과 비슷한 감정에 속하게 되면 빠져들게 되죠."

왜 유독 사랑과 이별을 주제로 한 노래가 많이 만들어지는 걸까.

"사실 사람이 살면서 가장 큰 관심사는 결국 일, 사랑, 꿈입니다. 디테일하게 좀 더 들어가면 건강이 있겠지만, 가장 큰 이야기는 일과 사랑입니다. 그런데 일을 주제로 가사를 쓰기에는 사람들마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일이 너무 다르잖아요. 꿈도 마찬가지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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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글을 쓰고 음악을 듣는 게 좋아 '작사가'의 길을 선택했다고 했다.

"어렸을 때부터 노래를 듣는 것을 굉장히 좋아했구요. '작사가'라는 직업을 모르면서도 '가사를 쓰고 싶다', '쓸 수 있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을 막연하게 했습니다. 예전에 밴드를 하기도 했고, 기획사에 데모테이프를 보내기도 하고 직접 찾아가기도 했어요. 그러면서 하고 싶었던 일에 가까워진 것 같아요."

작사가 지망생들에게는 "오디션과 같은 창구가 많지 않아서 막연할 수 있는데, 가사에 해당하는 글쓰기를 계속 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며 "음악 직업군에 있는 사람들을 만나러 다니고 꾸준히 글을 쓰면 분명히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현재 에세이를 준비 중으로, 앞으로도 꾸준히 책을 낼 생각"이라는 그는 오래 활동하는 작곡가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자기가 하고 싶고 좋아하는 일을 오래 할 수 있으면 제일 행복하다고 생각해요. 꾸준히 가사를 쓰고 곡을 썼으면 좋겠어요. 상업 음악은 10~20대 전유물이 아니예요. 20대에는 20대의 이야기가 있고, 나머지 세대들도 그 나이대의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에게 공감과 위안을 주는 노래를 꾸준히 만들어내는 작사가이고 싶어요."

 snow@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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