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합의 '수술' 불가피…투트랙 외교 시험대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6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2017.12.2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지훈 김성진 기자 = 외교부 장관 직속 한·일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문제 합의 검토 태스크포스(위안부 TF)가 27일 전 정부의 '위안부 합의'를 그대로 둘 수 없는 이유를 조목조목 평가함에 따라 향후 정부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정부는 특히 대일 외교에서 북핵 문제 등의 현안과 일본군위안부 및 독도 영유권 왜곡 등의 역사 문제를 분리 대응하겠는 기조를 밝힌 터여서, 위안부 문제가 '투 트랙(two-track) 외교'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위안부 TF는 이날 발표한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합의의 향후 처리 방향에 관해서는 다루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으나, 일본 측은 한국 정부가 합의의 수정 또는 파기를 요구해 올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강경화 외교장관은 이날 브리핑 모두발언에서 "한일 관계에 미칠 영향을 감안해서 위안부 합의에 대한 정부 입장을 신중히 수립해 나갈 것"이라며 당장의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내비쳤으나, 일본 측은 이날 거세게 반발했다.

 위안부 TF의 보고서가 대(對)정부 권고안이 아니라고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합의에 '피해자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고, 정권의 욕심으로 '졸속' 추진됐다고 평가하며 합의의 당위성 자체를 비판하고 있어 한국 내 추가 협상 여론이 커질 거라는 예상은 충분히 가능하다.

 일본 측은 당장 재협상의 싹을 자르려는 모습이다.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은 이날 위안부 TF 보고서 발표 직후 담화를 통해 "한국 정부가 위안부 합의의 변경을 시도할 경우 한일 관계는 불능에 빠진다"며 "(재협상 시도는)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대일 외교를 '투 트랙'으로 가져가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기조에 일본 아베 정부가 호응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명확하게 밝힌 것이다.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가 27일 오후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 앞에서 '외교부 2015 한일합의 검증 태스크포스 발표에 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단체들은 피해자 배제, 국제인권기구 권고 무시 2015 한일합의 무효화와 범죄사실 부정, 은패, 법적책임 면죄부 준 일본정부의 '위로금' 10억 엔 반환을 촉구했다. 2017.12.27. [email protected]

진창수 세종연구소장은 "정부는 위안부 문제는 위안부 문제고, 북핵 문제는 한일이 협력해야 할 부분이기 때문에 노력을 하겠지만 일본이 '원트랙'으로 나가고 있어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며 "이번 정부가 강력한 의지로 북핵 문제와 역사 문제를 다르게 간다는 의지를 가지고 하면 (관계 유지가) 가능한 일이라고 보지만, 어느 정도의 의지가 필요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진 소장은 이어 "중요한 것은 이번 위안부 TF 협상 과정 및 결과 공개 이후에 정부가 어떻게 마무리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며 "피해자 할머니들과의 소통뿐만 아니라 외교전문가하고도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울러 "일본뿐만이 아니라 미국과도 이 문제를 이야기하고, 다른 나라에도 외교사절을 통해 정부의 입장을 설명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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