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삼성전자 깜짝 '액면분할'...1년만에 입장 선회 배경은?

등록 2018.01.31 15:25:47수정 2018.01.31 15:30:35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삼성전자 깜짝 '액면분할'...1년만에 입장 선회 배경은?

액면분할, 3월23일 정기주총 거쳐 5월 중순께 마무리 예정

【서울=뉴시스】최현 기자 = 삼성전자가 50대 1의 주식 액면분할을 전격적으로 발표, 그 배경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이번 결정은 아주 뜻밖이라는게 시장의 평가다. 1년전만 해도 계획이 없다고 펄쩍 뛰던 태도에서 180도 바뀐 점이 그렇고, 다음달 이재용 부회장의 2심 선고 재판을 앞두고 있는 터라 시기적으로 묘하다는 시선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사실 우량주를 액면 분할하면 주가는 낮아지지만, 주식 수는 크게 불어나면서 시장의 관심이 쏟아져 주가가 더 오르는 경향이 있다. 30일 시장의 반응에서도 알 수 있듯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액면분할은 큰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소액 투자자들이나 주식시장을 육성하려는 현정부에 큰 선물을 안긴 셈이다. 그런 점에서 삼성전자의 이번 결정을 놓고 이런 저런 해석이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주주가치 제고일 뿐이며 오너의 재판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는 입장이다. 한마디로 그동안 꾸준히 추진해 온 주주환원 정책의 연장선에서 나온 결정이라는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31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방안 중 하나로 50대 1의 주식 액면분할을 이사회에서 결의했다고 31일 공시했다. 이에 따라 발행주식의 1주당 가액이 5000원에서 100원으로 변경된다.

 전날 종가 기준 삼성전자 주가는 1주당 249만원이었다. 50대 1의 비율로 액면분할을 하게 되면 주가는 약 5만원이 된다. 또 주식 수는 보통주 기준으로 기존 1억2838만6494주에서 64억1932만4700주로 늘어난다.

 시가총액 등은 그대로지만 주식의 가치가 50분의 1로 줄어드는 대신에 수량이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삼성전자 1주를 보유하고 있었다면 50주로 증가하게 된다.

 그동안 증권시장에서는 삼성전자의 주가가 높아 주식을 매입하기에 부담이 된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된 바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액면분할 계획은 없다"는 것이 삼성 측의 입장이었다.

 2015년 주가가 300만원에 육박한 '황제주' 아모레퍼시픽이 10분의 1로 액면분할을 실시했지만 당시 이상훈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CFO)은 "그럴 계획이 아직 없다"며 선을 그었다.

 삼성전자 주식 액면 분할설이 돌기 시작한 작년 3월에도 이 사장은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했고, 당시 김종중 삼성 미래전략실 사장과 윤용암 삼성증권도 "액면분할에 대해 들은 바 없다"고 했다.

 하지만 지난해 삼성전자 주가가 실적 개선과 적극적인 주주환원에 힘입어 크게 상승하면서 액면분할 의견이 더 많아졌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주가가 과도하게 높아 일반 투자자의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외부의 지적도 나왔다.

 또 기업 입장에서는 액면분할을 하더라도 자금이 새롭게 유입되거나, 주식 가치에 주는 영향이 미비하기 때문에 굳이 마다할 이유도 없다.

  소액 투자자 입장에서도 삼성전자 1주를 보유하기 위해서 250만원이 필요한데 이를 50분의 1로 낮추게 되면 많은 주식을 보유하지는 않더라도 삼성전자 주식을 쉽게 매입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삼성전자 주식을 보유한 국내 소액주주들이 많아지면 반대로 외국인 투자자 비율이 종전에 비해 낮아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액면분할로 더 많은 사람들이 삼성전자 주식을 보유할 기회를 갖게 되고 올해부터 대폭 증대되는 배당 혜택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동시에 투자자 저변 확대와 유동성 증대 효과 등 주식거래 활성화에 기여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선 기업가치 증대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액면분할은 오는 3월23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 안건으로 상정돼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이후에는 주식을 교환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모든 절차가 5월 중순께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