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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도쿄올림픽, '후쿠시마産 안전' 홍보장 되나

등록 2018.03.11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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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AP/뉴시스】고이케 유리코 일본 도쿄 도지사가 2016년 8월 24일 도쿄 하네다 국제공항에서 비행기 트랩을 내려서기 전 올림픽 깃발을 들어 보이고 있다. 도쿄는 4년 뒤인 2020년 하계올림픽 개최지이다. 2016.08.24

【도쿄=AP/뉴시스】고이케 유리코 일본 도쿄 도지사가 2016년 8월 24일 도쿄 하네다 국제공항에서 비행기 트랩을 내려서기 전 올림픽 깃발을 들어 보이고 있다. 도쿄는 4년 뒤인 2020년 하계올림픽 개최지이다. 2016.08.24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2020도쿄올림픽이 '후쿠시마(福島)' 홍보장으로 전락할 위기에 놓였다.

일본 정부는 도쿄올림픽 때 선수들 식탁에 후쿠시마산 농수산물을 올리고, 올림픽 선수촌 건설에 후쿠시마산 목재도 사용할 계획이다.

이 뿐 아니다. 도쿄올림픽의 야구와 소프트볼 등 일부 경기는 후쿠시마시에 위치한 아즈마 구장에서 개최된다. 아즈마 구장은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북서쪽으로 불과 약 90㎞ 가량 떨어진 곳에 있다. 자동차로 2시간 가량 걸리는 거리다.

 후쿠시마현 이와키시 등 현 내 8개 지역은 도쿄올림픽 성화봉송 릴레이를 해당 지역에서도 하겠다며 참가 신청을 했다.

일본 정부가 이처럼 도쿄욜림픽을 후쿠시마와 접목시키는 것은, 올림픽을 2011년 동일본대지진으로 인한 피해를 극복하고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한 터닝포인트로 삼기 위해서다. 후쿠시마는 동일본대지진의 최대 피해지다.

일본은 아예 도쿄올림픽 슬로건을 '부흥 올림픽'으로 내걸었다. 그러나 자국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방사능 오염에 대한 불안감이 여전한 후쿠시마를 올림픽에 활용하는 것은 세계인의 건강을 볼모로 잡고 올림픽 정신에도 위배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거세다.

동일본 대지진 발발 7주년...피해는 현재진행형

규모 9.0의 강진이 이와테(岩手), 미야기(宮城), 후쿠시마(福島) 등 일본 동북부 3개 현을 강타한지 11일로 꼬박 7년을 맞았다.

당시 최대 높이 17m에 이르는 거대한 쓰나미가 도로와 자동차를 집어삼키고, 후쿠시마 제1원전이 폭발해 헬리콥터가 냉각수를 원전에 퍼 나르던 믿기 힘들 정도로 비현실적인 장면들은 전 세계인들을 충격과 공포에 빠뜨렸다.  지진으로 약 1만 6000명이 사망하고, 2600명이 실종했다. 
 
【미야코(일본)=로이터/뉴시스】2011년 3월 11일 사상 최악의 지진 이후 쓰나미가 덮치고 있는 일본 이와테(岩手)현 미야코 해안도로의 모습.

【미야코(일본)=로이터/뉴시스】2011년 3월 11일 사상 최악의 지진 이후 쓰나미가 덮치고 있는 일본 이와테(岩手)현 미야코 해안도로의 모습.


【오쿠마마치(일본)=AP/뉴시스】일본 동북부 강진 7일째인 17일 후쿠시마현 오쿠마마치 원전 3호기에 자위대 헬기가 냉각수를 살포하고 있다.(사진=NHK TV)

【오쿠마마치(일본)=AP/뉴시스】일본 동북부 강진 7일째인 17일 후쿠시마현 오쿠마마치 원전 3호기에 자위대 헬기가 냉각수를 살포하고 있다.(사진=NHK TV)

후쿠시마 원전 폭발로 인한 참사피해는 '현재 진행형'이다.

일본 정부와 후쿠시마 제1원전 운용사인 도쿄전력은 30~40년 후 완료를 목표로 원전 폐로 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원전 사고 상황조차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원전에서 매일 바다로 흘러 드는 방사능 오염수도 문제다.

【후쿠시마=뉴시스】 조윤영 특파원 = 지난 2월 14일 방문한 후쿠시마 제1원전에는 수소폭발로 떨어져 나간 원자로 벽의 일부가 그대로 남아있는 등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상흔이 7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남아있다.사진은 공동취재단이 제공한 것이다. 2018.02.20.yuncho@newsis.com

【후쿠시마=뉴시스】 조윤영 특파원 = 지난 2월 14일 방문한 후쿠시마 제1원전에는 수소폭발로 떨어져 나간 원자로 벽의 일부가 그대로 남아있는 등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상흔이 7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남아있다.사진은 공동취재단이 제공한 것이다. [email protected]


방사성 물질 유출로 인해 고향을 떠나 피난 생활을 하는 이재민은 여전히 7만명 이상에 이른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부터 후쿠시마 일부 지역을 피난 지시 구역에서 해제했지만, 주민 귀환율은 2.5%를 넘지 않고 있다. 아직까지 방사능 오염 우려에 좀처럼 고향으로 발길을 돌리지 못하는 것이다.

후쿠시마현 주민들의 방사능 오염에 대한 불안감은 여전하다. 지난 2월 아사히신문과 후쿠시마방송이 후쿠시마현 주민 1004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3명 중 2명꼴인 66%의 응답자가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인한 방사성 물질에 불안을 느낀다고 답했다.

실제로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가 지난해 9~10월 사이 두 차례 후쿠시마 원전 인근의 이타테(飯舘)와 나미에(浪江) 지역의 방사선량을 측정한 결과, 사람이 살기에는 방사선 수치가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타네와 나미에의 일부 지역은 일본 정부가 지난해 3월 피난구역 지정을 해제한 곳이다. 그러나 그린피스는 이들 지역의 방사선 수치는 연간 일반인 피폭 한계치인 1m㏜(밀리시버트)를 크게 웃돈다고 지적했으며, 심지어 일부 지점에서는 2015년보다 높은 수준의 방사선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태국 소비자 단체,후쿠시마 수산물 수입 개재 강력 반발

그러나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산 식자재가 안전하다며 홍보 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일본은 지난 2015년에는 우리정부의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금지를 문제 삼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해, 지난 2월 1심에서 승소했다. 이에 우리정부는 항소 방침을 밝힌 상태다. 아직까지 우리나라를 포함한 24개국은 아직까지 후쿠시마를 비롯한 주변 10개 지역에서 생산되는 식품에 대해 수입금지 또는 규제 조치를 내리고 있다.
   
그러나 태국 정부는 이달부터 일부 어종에 한해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을 재개했다. 태국은 지난 2일 후쿠시마 앞바다에서 잡은 넙치 약 100㎏과 가자미 30㎏을 수입했다. 넙치와 가자미들은 방콕에 위치한 일식당 12곳에 납품됐다.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을 재개한 국가는 태국이 처음으로, 일본 언론은 "태국의 수입 재개로 후쿠시마산 수산물의 안전성을 어필할 수 있게 됐다"며 반색하고 있다.

그러나 태국 소비자 단체 등은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재개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이에 완차이 사타야윗티퐁 태국 식품의약품안전청(FDA) 사무총장은 지난 6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수입을 재개키로 한 후쿠시마산 수산물에 대해 "엄격한 안전기준을 적용해 방사능으로부터 안전하다"고 주장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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