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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SNS통해 "가공의 시나리오...짜맞추기 수사 결과"

등록 2018.04.09 16:4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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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 전 글 작성...시점 맞춰 페이스북에 게재

"이명박을 넘어 자유민주주의 체제 와해 목적"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23일 오전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에서 나와 동부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2018.03.2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23일 오전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에서 나와 동부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2018.03.2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정윤아 기자 =검찰이 9일 이명박(MB)전 대통령을 구속기소한 가운데 이 전 대통령은 "오늘 기소와 수사결과 발표는 본인들이 그려낸 가공의 시나리오를 만들어 놓고 그에 따라 초법적인 신상털기와 짜맞추기 수사를 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현재 동부구치소에 있는 이 전 대통령은 구속되기 이전 글을 작성해 비서진에게 맡겨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통령은 "검찰은 나를 구속기소함으로써 이명박을 중대 범죄의 주범으로 이명박 정부가 한 일들은 악으로 적폐대상으로 만들었다"며 "검찰은 일부 관제 언론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혐의를 무차별적으로 유출해 보도하도록 조장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 결과 '아니면 말고'식으로 덧씌워진 혐의가 마치 확정된 사실인 것처럼 왜곡, 전파됐다"며 "검찰이 원하는 대로 진술하면 구속되지 않고, 그렇지 않으면 줄줄이 구속되는 현실을 보면서 착잡한 심정을 금할 수 없다"고 했다.

 이 전 대통령은 "뒤늦게라도 억울하게 구속되거나 고초를 겪고 있는 이들에게 미안하고 그 가족에게 어떻게 위로의 말씀을 드려야할지 모르겠다"며 "'이명박이 목표다'는 말이 문재인 정권 초부터 들렸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래서 솔직히 저 자신에 대한 어느 정도의 한풀이는 있을 것이라 예상했고 제가 지고 가야할 업보라고 생각하며 감수할 각오도 했다"며 "그렇지만 이건 아니다. 저를 겨냥한 수사가 10개월 이상 계속됐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은 "댓글관련 수사로 조사받은 군인과 국정원 직원 200여명을 제외하고도 이명박 정부 청와대 수석, 비서관, 행정관 등 무려 100여명이 넘는 사람들이 검찰 조사를 받았다"며 "가히 무술옥사(戊戌獄事)'라 할 만하다"고 했다.

 그는 "감정적인 화풀이이고 정치보복인가 보다 했다"면서도 "하지만 그것은 이명박 개인을 넘어서 우리가 피땀 흘려 이룩한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와해시키려는 의도가 있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이 전 대통령은 "문재인 정권은 천안함 폭침을 일으켜 46명의 우리 군인들을 살해할 주범이 남북화해의 주역인양 활개치고 다니도록 면죄부를 주었다"며 "매년 천안함 묘역을 찾겠다고 영령들과 한 약속을 올해 지키지 못해 가슴이 너무 아프다"라고 김영철 북한 통일전선부 부장을 거론했다.

 이 전 대통령은 그러면서 자신에게 제기된 국정원 특활비 전용, 다스 소유권, 삼성 다스 소송비 대납 혐의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그는 "제가 기업에 몸담고 있을 때 정경유착의 폐해를 뼈저리게 느꼈다"며 "그래서 정치를 시작할 때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는 신념을 가졌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은 "임기 중 어떤 대기업 총수와 독대한 일도 없다"며 "또 재임 중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적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정원 특활비 전용 문제에 대해 "보고를 받거나 지시한 일이 결단코 없다"며 "하지만 제 지휘 감독하에 있는 직원들이 현실적인 업무상 필요에 의해 예산을 전용했고 그것이 법적으로 문제가 된다면 제가 책임을 지겠다"라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은 다스 소유권 문제에 대해 "전 다스의 주식을 단 한 주도 갖고 있지 않다"며 "다만 가족기업이기 때문에 설립에서부터 운영과정에 이르기까지 경영상의 조언을 한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실질적 소유권'이란 이상한 용어로 정치적 공격을 하는 것은 황당한 일"이라며 "더구나 다스의 자금 350억원을 횡령했다는 것은 그야말로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했다.

 이 전 대통령은 삼성 다스 소송비 대납문제에 대해 "워싱턴의 큰 법률회사가 무료로 자문해주기로 했단 말은 들은 적이 있다"며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겼고 그 이후에 챙겨보지 못한 것은 제 불찰이지만 삼성에 소송비용을 대납하도록 요구했다느니 삼성의 대납 제안을 보고 받았다는 식의 검찰의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그 대가로 이건희 회장을 사면했다는 주장은 일고의 가치도 없는 거짓"이라고 덧붙였다.

 이 전 대통령은 "제게 제기된 여러 의혹들이 법정에서 그 진위가 명확히 밝혀지길 바란다"며 "정권의 하수인이 돼 헌정사상 유례없는 짜맞추기 표적수사를 진행해온 검찰 수사의 정당성을 전혀 인정하지 않는다. 구속된 이후 검찰 조사에 응하지 않은 것은 바로 이런 이유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저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역사와 정통성을 부정하려는 움직임에 깊이 분노한다"며 "국민 여러분께서 대한민국을 지켜달라"고 했다.

 이 전 대통령은 글 말미에 날짜와 함께 '대한민국 제17대 대통령 이명박'이라고 남겼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이날 이 전 대통령을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 공소장에는 16가지 범죄 사실이 적혔다.

 ▲다스 비자금 등 횡령 ▲다스 법인세 포탈 ▲다스 투자금 회수 관련 직권남용 ▲삼성그룹 뇌물 수수 ▲국정원 자금 수수 ▲매관매직 관련 뇌물 수수 ▲대통령기록물 유출 사건 등과 관련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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