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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高 비상]올 국내 증시서 1조 매도 外人, 컴백할까?

등록 2018.04.19 16:3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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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국내 증시서 올해 1조211억원 매도 우위

코리아디스카운트 해소, 원화 강세 등 매수 자극

원화 강세 지속시 수출기업 타격..실적 영향 불가피

【파주=뉴시스】전신 기자 = 남북정상회담을 일주일여 앞둔 18일 경기도 파주 판문점에서 한국 경비병들이 경계 근무를 서고 있다. 2018.04.19. photo1006@newsis.com

【파주=뉴시스】전신 기자 = 남북정상회담을 일주일여 앞둔 18일 경기도 파주 판문점에서 한국 경비병들이 경계 근무를 서고 있다. 2018.04.1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국현 기자 = 65년간 정전 상태에 있는 한반도에 평화의 봄바람이 불자 금융시장에서는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해소로 인한 원화 강세 경향이 거세다.

오는 27일에는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되고, 6월 초 북미정상회담까지 순항할 경우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와 위험자산 선호로 이어져 당분간 원화 강세를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미국이 우리나라를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는 않았지만 외환시장 개입내역 공개를 강하게 압박하는 등 외환당국이 손을 쓸 수 없다는 점도 원·달러 환율 하락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전문가들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완화와 원화 강세가 연초 이후 매도세를 보였던 외국인의 수급을 자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원화 강세가 심화될 경우 국내 기업의 실적을 견인하는 수출주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또다시 증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9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6.12포인트(0.25%) 오른 2486.10에 마감했다. 코스피는 전날에도 1.07% 오름세를 보이는 등 이틀 연속 상승했다. 특히 외국인은 전날 2478억원, 이날 2229억원을 사들이는 등 우호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올해 초부터 지난 18일까지 국내 증시에서 1조211억원을 순매도했다. 월별로 올해 1월에는 2조1101억원을 사들였고, 2월에는 2조8215억원 매도 우위로 돌아섰다. 3월에도 4676억원어치를 팔아치웠고, 4월에는 다시 1578억원으로 소폭 매수로 돌아섰다. 

이는 외환시장의 변동성 확대에서 비롯됐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연저점을 경신하면서 지난 4분기 IT 실적 하향조정을 견인했던 환율 하락의 저점 수준에 도달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서 미국의 환율조작 금지조항 요구와 북한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 중국 위안화 강세 동조화 등이 환율 하락의 원인으로 꼽힌다.
 
증권가에서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뿐만 아니라 미국 제조업과 소비 경기가 양호하고 국내 기업의 이익 추정치가 반등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 등 외국인 귀환을 위한 복합적 여건이 조성됐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여기에 당분간 원화 강세가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도 외국인의 '바이코리아'를 자극할 것으로 내다봤다.

변준호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그동안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 이슈가 컸는데 위험요인이 진정되는 분위기"라며 "어닝 시즌이 진행 중이지만 시장에 충격을 줄 요인들이 크게 없다. 이 가운데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의 분위기가 좋은 쪽으로 가고 있어 잠재적으로 주식시장을 짓누른 것들이 해소되거나 강도가 약해지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과연 해외 투자가들이 우리나라 대표 기업 주식을 충분히 살 수 없을 정도로 남북의 지정학적 문제가 크게 작용했는지 계량화된 것은 없다"면서도 "하지만 북미 대화가 잘 풀려서 시장에서 예상하는 평화 협정 단계로 가면 해외 자금 유입에 대한 기대감은 크다. 삼성전자 같은 이익이 있으면서 한국을 대표하는 주식을 사들일 것"이라고 밝혔다. 
 
최유준 신함금융투자 연구원 역시 "대북관계에 훈풍이 불면서 리스크 지표가 우하향세를 나타내고 있다"며 "특히 '종전' 논의는 지금까지 남북관계에서 나왔던 가장 긍정적인 단어다. 국내 주식시장의 할인요인 중 하나인 '대북 리스크'가 완화되면서 투자심리 개선에 따른 긍정적인 주가 흐름을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국내 실적을 견인하는 종목이 환율에 민감한 수출주라는 점에서 주식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배제할 수 없다. 내수가 살아나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원화 강세로 수출주의 실적이 부진할 경우 증시도 조정이 불가피하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남북 문제는 호재성 성격을 많이 가지고 있다. 원화가 강세면 외국인들의 매수를 자극하는 요인으로 작용해 주식시장에서는 수급상으로 호재"라며 "다만 원화가 강세로 가면 기업들의 이익 측면에서 부담이 된다"고 우려했다.

변준호 센터장은 "기본적으로 원화가 강세로 갈 수 있는 펀더멘털을 갖추고 있지만 미국 경제가 다른 나라 경제보다 좋아서 하반기에 다시 달러 강세로 갈 가능성이 있다"며 "원·달러 환율은 강세로 가더라도 최대 1030~1050원이 바닥이다. 원화 강세가 수출기업들의 이익을 훼손할 정도의 수준까지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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