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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전주시장 공천 막전막후…당 지지세 믿는 깜깜이공천

등록 2018.05.03 18: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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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물검증 요구한 이현웅 결국 탈당 …김승수 시장 번개공천 수혜자
 중앙당 인물 검증…남북정상회담 등의 일정에 치어 최종 단계 원안 처리

 【전주=뉴시스】심회무 기자 = ‘공천 즉 당선’이라는 더불어민주당 호남 공천의 꽃중의 꽃이라고 평가받는 6·13지방선거 전주시장 공천이 3일 사실상 마무리됐다.

 공천을 요구했던 이현웅 예비후보가 이날 공천 과정의 불합리성을 이유로 민주당을 탈당하면서 이 후보와 경쟁했던 김승수 현 시장이 공천장을 받게 됐다. 그 과정을 살펴보았다.

 ◇인물 검증없는 번개 공천 작업

 지난 2월까지만해도 민주당 안팎에서는 김승수 현 시장의 단독 출마로 굳어지는듯 했다.

 2월말 이현웅 전북도 도민안전관리실장(2급)이 정년을 5년이나 남겨놓은 상황에서 돌연 사표를 내고 민주당 전주시장 경선에 뛰어 들었다.

 시간적으로 그리고 4년간 선거준비를 해온 김 시장 측에 비해 당 경쟁력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해석이 나오며 바위에 계란치기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이 후보는 선거판에 뛰어든 지 20여일만에 기대 이상의 지지를 얻는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되면서 일약 유력 후보로 떠올랐다.

 지난 4월 1일부터 시작된 민주당 전주시장 공천 작업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공천 신청 서류가 마감되고 5일 만에 면접이 진행됐으며 면접이 끝난 뒤 3일만에 여론조사 방식의 경선이 확정됐다. 사실상 서류 접수 2주만에 모든 과정이 끝나는 일정이었다.

 이 후보는 인물 검증과 정책 검증을 해야 한다고 요구했지만 전북도당은 시간이 없다고 이를 거부했다. 민주당 전북도당 공천심사위도 이를 논의했으나 김윤덕 도당위원장측이 일정을 강행했다는 후문이다. 김 도당위원장과 김 시장은 김완주 전 전북지사 최측근들이라는 공통점과 함께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전북라인으로 분류된다.

 ◇추미애 대표 검증 지시, 남북정상회담 일정에 치여 시간 보내

 이현웅 후보는 인물검증 없는 경선 절차는 부당하다며 중앙당에 별도의 민원을 제기했다. 이 후보는 당시 '봉침' '100억대 시장 이리고 동기 회사 수의 계약' '4년전 선거부정' 등의 자료를 중앙당에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안을 보고 받은 추미애 당 대표가 직접 당 실무진에 경선일정 점검과 김 시장 사안에 대한 조사를 지시했다. 이에 따라 중앙당 내부에서는 송하진 전북도지사에게 김 시장에 대한 견해를 물었고 송 지사도 일정한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김 시장측도 전북도당과 중앙당 고위 인사들을 상대로 적극적인 대처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송 지사측에도 김 시장측이 접근해 상황을 설명하고 차후 정치 행보에 대한 상호이해를 구했다는 것이 정치권의 관측이다.

 중앙당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추 대표는 지시 이후 남북정상회담 준비와 '드루킹 사건' 등으로 지방선거 사안을 챙길 여유가 없었다. 그러자 중앙당에 있는 전북권 인사들이 전북도당이 올린 김 시장 공천안을 다시 챙기기 시작했다는 것.

 지난달 27일. 남북정상회담이 열리기 1시간30분전 전국에서 올라온 800여개 선거구(기초단체장-광역의원-기초의원)의 공천 결과안이 최고위에 올라왔고 이 안은 5분여만에 원안대로 통과됐다. 당시 순창과 장수 등의 몇몇 단체장 경선 이의신청 지역만 최고위가 정리하고 끝났다.

 이 800여개 선거구안에 전주시장 건이 포함돼 있었고 이 안이 통과되자 김 시장측은 공천장을 받았다고 홍보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난달 30일 있었던 중앙당 운영위에서도 27일 안이 5분만에 통과됐다. 절차상 완벽한 김 시장의 공천장 획득이었다.

 ◇막판 상황 급반전 논란 속, 결국 김 시장 공천 확정

 중앙당 운영위가 끝난 직후 추 대표가 잊었던 전주시장 문제를 챙겼다는 것이 당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추 대표는 이에 따라 이날 저녁 현역 국회의원 3~5명 참여한 측근 회의를 열어 약 1시간 30분 가량 김 시장 사안에 대해 면밀한 검토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 사안은 이현웅 후보측에도 알려져 탈당을 준비하던 이 후보 일정도 미뤄졌다. 이 후보는 당초 2일 기자회견을 열어 민주당 공천 과정과 일정에 대한 유감을 표명하고 시민들로부터 후보 점증을 받겠다고 나설 참이었다.

추 대표를 비롯한 특보단이 김 시장과 관련된 사안을 점검한 결과 차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공감대를 얻었다는 소문이 회의가 끝난 후 나돌았다. 그러나 내용 자체는 파악할 수 없었다는 것. 다만 이 후보는 잠시 기다리라는 연락을 받았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중앙당 핵심 관계자는 이틀이 지난 2일 저녁 이 후보측에 현재 상태로 일정(운영위 통과)이 진행돼 검찰 기소 사안이 없는 문제에 대해서는 일단 넘기자는 결론이 났다고 통보해왔다는 것이다. 아울러 민주당 전북도당도 이 후보에게 전주시장 후보 경선이 끝났다고 통보했다.

이 후보는 3일 즉각 민주당 탈당을 선언했다. 사실상 공천을 확정한 김승수 예비후보는 “이번 경선 과정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느꼈다”며 “더욱 겸손하게 시민 앞에 서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의 민주당 탈당에 인물난에 허덕이던 민주평화당은 중앙당 차원의 긴급회의를 열어 이 후보 영입에 대한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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