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 국제일반

CTBTO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검증·사찰 없다면 참가해선 안돼"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등록 2018-05-17 10:08:24

associate_pic
【AP/뉴시스】지난 3월30일 미 '38 노스'에 게재된 북한 풍계리의 핵실험장을 찍은 에어버스 디펜스 & 스페이스의 위성사진. 북한은 12일 오는 23일부터 25일까지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할 것이라며 한국과 미국, 영국, 중국, 러시아 등 5개국 기자들을 초청해 폐기 장면을 지켜보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2018.5.14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라시나 제르보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기구(CTBTO) 사무총장이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와 관련, "검증 및 사찰이 인정되지 않는 단순한 행사라면 참가해서는 안 된다"라고 말했다.

 제르보 총장은 16일 일본 교도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 같이 밝히며, CTBTO의 핵실험 감시 기술을 사용해 북한의 핵실험장 폐쇄를 검증할 용의가 있다고 했다. 다만 아직 북한과의 직접적인 접촉은 없으며 국제연합(UN) 에서 요청도 없다고 했다.

 제르보 총장은 "(핵실험장 폐기에 대한) 투명성 확보가 중요하다"며 "북한이 요청한다면 CTBTO의 요원을 파견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핵실험장 폐쇄가) 검증 및 사찰이 인정되지 않는 단순한 행사라면, 참가해서는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제르보는 CTBTO의 전문가와 장비를 현지에 반입하는 데는 약 1주일 정도가 필요하다며, 6월12일로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까지 핵실험장 폐쇄와 관련한 일정한 과학적 데이터를 제공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된다고 했다. 또 북한이 23일 전에 갱도를 폭파할 가능성도 있지만, 현 시점에서 지진파 등 폭발 징후는 관측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 12일 외무성 발표를 통해 오는 23~25일 사이 북동부 풍계리 핵실험장을 갱도 폭파 방식으로 폐쇄하고 폭파 후 폐쇄 행사에 한국·미국·중국·러시아·영국 등 5개국 언론인을 초청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핵 전문가 초청 이야기는 없어, 북한의 진정성에 의문이 일고 있다. 전문가가 참가하면 북한의 핵무기 제조 능력이 공개될 수 있어 비핵화 협상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북한이 사전 차단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핵무기 실험의 전면 금지를 위한 국제적인 노력에 동참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한대성 국제연합(UN, 유엔) 북한 대사는 지난 15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유엔 본부에서 열린 군축 회의에 참석해 "풍계리 핵실험장을 10일 이내 폐기할 것"이라며 "북한은 핵실험을 완전히 금지하기 위한 국제적 열망과 노력에 동참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사는 유엔의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외신 등은 북한이 CTBT나 핵확산금지조약(NPT) 등 국제조약에 참가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내놨다.

 그러나 북한은 한 대사의 발언 직후인 지난 16일 남북 고위급회담 무기한 연기를 통보하고, 북미 정상회담 재검토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로 인해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도 연기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북한의 이 같은 행보는 북미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협상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것이며, 북미 정상회담을 실제로 취소하려는 의도는 아니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CTBT는 1996년 유엔 총회에서 탄생한 국제조약으로, 대기권과 외기권, 수중, 지하 등 모든 지역에서 모든 종류의 핵폭발 실험을 금지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CTBT는 166개국이 비준했지만 원자력 능력 보유국(44개국) 중 북한과 인도, 파키스탄 등 3개국이 가입을 하지 않아 발효되지 못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 이란, 이스라엘, 이집트 등 5개국은 비준을 하지 않고 있다. 

 chkim@newsis.com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국제 핫 뉴스

상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