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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에 싸인 北 풍계리 핵실험장은 어떤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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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8-05-24 09:01:00
외부세계 한번도 공개한적 없는 북핵 핵심시설
해발2205m 만탑산 등으로 둘러싸여 외부 차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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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외교부 공동취재단 =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식은 일기 상황에 따라 오는 24일 또는 25일에 진행될 예정이다.  hokma@newsis.com
【서울=뉴시스】김성진 기자 = 남측 취재진과 외신 취재진이 24일 오전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에 도착 예정인 가운데, 그동안 외부세계에 한 번도 알려지지 않은 풍계리 핵실험장 공개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취재진은 전날인 23일 원산역에서 출발해 풍계리 재덕역까지 총 416㎞를 특별열차를 타고 이동 중이다. 예상시간은 12시간 정도이지만 16~17시간 걸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번 핵실험장 폐기식은 24~25일 사이에 기상 상황 등을 고려해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실시간 보도는 어려울 것으로 보여 풍계리 핵실험장의 모습은 아무리 빨라도 이날 늦은 밤이나 25일에야 확인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베일에 감춰진 풍계리 핵실험장은 지난 2006년부터 2017년까지 여섯 차례 핵실험을 한 장소로 북한 핵무력 연구개발의 핵심지역이다.

 풍계리 핵실험장은 함경북도 길주군 시내에서 약 42㎞ 떨어진 만탑산 계곡에 위치해 있다. 해발 2205m의 만탑산은 상부는 화강암, 하부는 현무암으로 이뤄져 있으며 핵실험장은 만탑산과 주변 1000m 이상의 봉우리로 둘러싸여 있다.

 북한은 이곳에 수평 구조의 갱도시설을 여러 곳에 만들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갱도 인근에는 작업장 외에도 경비시설, 고위급인사 체류 시설, 기술자 체류 시설, 관리시설, 창고 등이 설치돼 있다.

 통상적으로 핵실험장은 땅을 아래로 파고 들어가는 수직 갱도 형태로 만들어지지만, 북한은 미국의 군사위성 등에 포착될 위험 등을 고려해 수평 구조로 만든 것으로 군 당국은 추측하고 있다.

 풍계리 핵실험장은 1~4번 갱도로 구성돼 있다. 1번 갱도(동쪽 갱도)는 지난 2006년 10월9일 1차 핵실험을 한 곳으로 방사능에 오염돼 폐쇄됐다. 전문가들은 이 지역이 1차 핵실험으로 이미 무너져 내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 2009년부터 2017년까지 2~6차 핵실험을 감행한 2번 갱도(북쪽 갱도)는 직선형태로 추정되는 1번 갱도와 달리 기폭실(ground zero)을 중심으로 복잡한 달팽이관 형태로 돼 있으며, 핵폭풍과 잔해 등을 차단하기 위해 9개 이상의 차단문이 설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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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뉴시스】미국 민간위성회사 디지털 글로브사의 위성이 7일 촬영한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지역의 모습. 디지털 글로브는 이 사진을 16일 공개했다. 2018.05.16
2번 갱도에는 또다시 실험용 갱도와 여러 개의 갱도가 뚫려 있는 곳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특히 이곳은 핵실험을 위한 갱도 굴착과 함께 방사선 물질의 누출을 차단하기 위한 되메우기 작업이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되메우기는 콘크리트, 목재 등으로 갱도 일부를 다시 차단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2번 갱도 역시 만탑산의 기준점이 이동하고 봉우리 높이가 줄어든 점 등을 감안했을 때 지난해 9월 6차 핵실험 이후 내부 갱도가 무너져 핵실험장으로 사용하기 어렵지 않겠냐는 관측도 나온다.

 3번 갱도(남쪽 갱도)와 4번 갱도(서쪽 갱도)는 핵실험을 한 번도 실시하지 않았다. 3번 갱도(남쪽 갱도)는 지난 2012년 3월 굴착 완료 후 현재까지 유지·관리 중인 것으로 전해지며, 2번 갱도에서 약 150m 남쪽에 위치한 4번 갱도는 지난해 10월부터 굴착을 재개했다.

 특히 4번 갱도는 4~5차 핵실험 준비 중 굴착을 중단했다가 최근에 재개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4번 갱도 굴착 정황이 위성사진에 포착되기도 했다.

 취재진은 풍계리 핵실험장 갱도에서 18㎞ 정도 떨어진 풍계리 재덕역에서 내려 차량으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풍계리 핵실험장의 시작점인 재덕역은 인근에서 채취한 광물, 목재 등을 반출하는 곳으로 알려졌다.

 재덕역은 주로 물자 등을 이동할 때만 이용하며, 통상 핵실험장 관계자들은 재덕역에서 23㎞ 떨어진 길주역에서 하차한 후 풍계리까지 차량을 이용해 이동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취재진은 재덕역에서 비포장 도로를 따라 차량으로 이동한 후 다시 도보로 등산을 할 것으로 보인다. 취재단의 일원으로 참여한 영국 스카이 뉴스의 톰 체셔 기자는 버스로 4시간 이동하고서 다시 도보로 2시간 등산이 필요하다고 설명한 바 있다.

 다만 취재진은 그동안 위성사진 등으로 알고 있던 기술자 체류 시설이나 창고 등 일부 시설을 보지 못할 수도 있다. 북한이 폐기식에 앞서 일부 시설의 철거 작업을 진행하는 정황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3번 갱도에서는 계측장비와 도화선 등으로 추정되는 선(線) 철거 작업이 포착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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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외교부 공동취재단 =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식을 취재하기 위한 5개국 기자단이 23일 오후 6시 원산역에서 출발해 풍계리 재덕역까지 기차로 이동할 예정이다.  hokma@newsis.com
이날 폐기식이 진행된다면 갱도 폭파와 입구 폐쇄 순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취재진은 2번, 4번 갱도가 보이는 전망대에서 취재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폭발 충격으로 인한 2차 피해 우려가 있는 만큼 폭약을 암반에 삽입해 폭발시키는 '내폭' 방식을 사용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내폭 방식은 도심에 지하철 공사를 할 때도 사용하는 방법으로, 원하는 부분만 붕괴시키면서도 외부에 가해지는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내폭 방식이 필요한 이유는 이곳 핵 실험장 주변이 여섯 차례의 지하 핵실험으로 발생한 고열과 충격 등으로 지반이 약화된 이른바 '산 피로 증후군'(tired mountain syndrome) 증상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또 단순히 갱도 안에 다량의 폭약을 설치하고 폭발시킬 경우(외폭), 핵실험으로 생긴 지름 50m 이상의 지하 동공들이 추가적으로 무너져 내려 여진이나 산사태, 그로 인한 방사능 물질 유출 가능성 등도 제기된다.

 3~4번 갱도의 경우, 핵실험이 한 번도 없었기 때문에 비교적 안정적으로 폐기 작업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ksj8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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