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어려운 안내판 지적…"공공언어 친절해져야"
문체부 장관 발표에 전문가 중심 안내판 문화 지적
"한글·쉬운 말로 표현해야…하다못해 각주라도 달라"
【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오전 청와대 세종실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18.05.29. [email protected]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본관 세종실에서 열린 제24회 국무회의가 끝나갈 무렵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공공언어 개선 추진 방안' 발표를 듣고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도 장관에게 준비해온 사진 자료를 화면에 띄우라고 말했다. 도 장관은 서울유형문화재 '침류각'(枕流閣) 안내판을 찍은 사진 한 장을 소개했다. 청와대 경내에 있는 조선후기 전통 가옥이다.
안내판에는 '세벌대 기단, 굴도리집, 겹처마, 팔작지붕, 오량가구, 불발기. 띠살, 교살, 딱지소'란 표현이 보충 설명 없이 기재되어 있었다.
문 대통령은 "이것이 공공언어의 한 유형이다. 전통가옥 연구자들에게는 관심사일지 몰라도 일반 국민에는 무슨 관심이 있겠느냐. 도 장관이 뜻을 한번 설명하실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도 장관은 "이것이 우리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 안에 있는 건물인데 볼 때마다 제가 느끼는 궁금증은 '이것이 무슨 용도로 만들어졌을까?' '언제, 왜, 이것이 지금 청와대 안에 지금 이 자리에 있지?' 등"이라며 "그런 의문에 대해서는 (안내판에) 한마디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이 원하는 내용이 아닌 정보가 엄청나게 어렵게 표시가 되어 있다"며 "좋은 우리 한글로도 바뀌어야 될 뿐만 아니라 실제로 국민이 알고 싶어 하는 정보가 담겨야겠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또 "공원, 수목원, 등산로, 탐방로 등에 나무를 알려주는 표지판을 보면 전부 무슨 목, 무슨 과, 무슨 원산지, 이런 식으로 국민이 크게 관심 갖지 않는 내용이 들어 있다"며 "이 나무 용도가 무엇이며 왜 이런 이름이 지어졌을까 등은 전혀 없다. 이왕 친절하게 하는 김에 국민에게 정겹게 잘 알려주는 식으로 소개를 얼마든지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새롭게 나오는 영어 용어, 여러 가지 조어를 보면 국민이 어떻게 알겠느냐"며 "최대한 우리 한글로, 쉬운 용어로 표현하는 작업을 하고 만약에 그런 용어를 마련하지 못하거나 우리말로 옮기기 어려운 용어는 하다못해 뜻, 각주라도 달아주면 훨씬 더 수월하게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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