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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이슈] 선거전 등판한 청주야구장 신축…실현 가능성은

등록 2018.06.05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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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종·신용한 도지사 후보 등 건립 공약 경쟁

연간 프로야구 7경기 남짓…재원 조달 불투명

【청주=뉴시스】인진연 기자 = 2016년 8월17일 충북 청주야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서 경기진행요원이 삽을 이용해 마운드의 흙을 고르고 있다. 2016.08.17 inphoto@newsis.com

【청주=뉴시스】인진연 기자 = 2016년 8월17일 충북 청주야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서 경기진행요원이 삽을 이용해 마운드의 흙을 고르고 있다. 2016.08.17 [email protected]


【청주=뉴시스】임장규 기자 = 충북 청주시를 프로야구 제2연고지로 삼고 있는 한화 이글스가 연일 좋은 성적을 내면서 청주야구장 신축 문제가 6·13 지방선거의 새 이슈로 떠올랐다.

 '탁구장' 오명을 쓰고 있는 기존 야구장을 헐고 1만5000석 규모의 최신식 구장을 지어 보다 많은 프로야구 경기를 유치하겠다는 후보들의 선거공약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실현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시각은 많지 않다. 부지 확보, 재원 조달방안 등 구체적 이행사항이 담보되지 않은 데다 한화 구단 측도 제1연고지인 대전야구장 신축을 우선 순위로 꼽고 있기 때문이다.

 찬반론도 엇갈린다. 스포츠 인프라 확대를 위해 신축 야구장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1년에 6~7경기 남짓 열리는 프로야구 경기 확대를 위해 1000억원대 재원을 투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비판도 나온다.

 ◇건립 40년…전국 최악 야구장 오명

 1979년 충북 청주시 사직동 일대에 지어진 청주야구장은 올해로 40년이 된 낡은 구장이다. 한국프로야구 구장 중 청주야구장보다 오래된 곳은 1964년 건립된 대전야구장(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밖에 없다.

 청주야구장은 2007년부터 지금까지 총 147억원을 들여 리모델링을 거듭했으나 전국 최악 야구장이라는 오명을 아직도 벗지 못하고 있다.1만500석 관중석 규모도 전국 최저 수준이다.

 경기 내적 인프라도 최악이다. 중앙 펜스까지 거리가 115m(과거 110m)밖에 되지 않아 '한국의 쿠어스필드'라는 조롱을 받는다. 쿠어스필드는 메이저리그 콜로라도 로키스 구단의 홈구장으로서 공기 저항이 적어 유난히 홈런이 많이 나오는 곳이다.

 한화 이글스 구단은 이런 이유로 청주구장 경기를 꺼리는 편이다. 지난해 5월 사령탑에서 물러난 김성근 전 한화 감독이 청주구장 경기를 유난히 싫어했던 건 야구 팬 사이에서 잘 알려진 얘기다.

【청주=뉴시스】임장규 기자 = 1979년 건립된 청주야구장 전경. 2018.06.04 (사진=뉴시스 DB) photo@newsis.com

【청주=뉴시스】임장규 기자 = 1979년 건립된 청주야구장 전경. 2018.06.04 (사진=뉴시스 DB)  [email protected]


 ◇"그럼 우리가 새 야구장을"

 남자 프로스포츠 1부 구단이 하나도 없는 충북으로선 스포츠 인프라 구축이 필수적이다. 청주야구장과 같은 해 지어진 청주종합운동장과 청주체육관도 새 건립 대상 중 하나다.

 민선 5기 이시종 충북지사와 민선 6기 이승훈 전 청주시장이 잇따라 프로축구단 유치를 공약으로 내세웠으나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 구단 운영비도 문제지만, 국제경기도 치르지 못할 만큼 열악한 구장 인프라가 결정적 발목을 잡았다.

 한 번 쓴맛을 본 이시종 충북지사 후보는 이번 선거에 청주야구장 신축 카드를 들고 나왔다.

  지난 5월30일 한범덕 청주시장 후보와 함께 더불어민주당 공약 발표에 나선 이 후보는 수용인원의 한계, 편의시설 부재 등을 현 야구장의 문제점으로 꼽으며 1만5000석 규모의 야구장 신축을 약속했다.

 앞서 바른미래당 신용한 도지사 후보도 4월15일 청주야구장과 종합운동장을 미호천 하류로 신축 이전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하며 야구장 건립 열풍에 불씨를 당겼다.

 ◇이번에도 공약(空約)될까

 청주야구장 신축을 공약한 주요 후보들의 공통점이 있다. 부지 확보 및 매입비, 공사비 재원 마련 등 구체적 이행 방안이 한결같이 없다는 점이다.

 한화 구단이 제1구장으로 사용하는 대전야구장(1만3000석)보다 큰 관중석 규모(1만5000석)에 대한 실효성 논란도 적잖다. 당장 더 큰 규모로 짓는다고 해도 대전야구장 신축이 이뤄진 뒤 또다시 보조구장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연간 7경기 정도를 청주야구장에 배정하는 한화 구단이 새 야구장에서 더 많은 경기를 치르겠다는 보장도 없는 상태다.

 프로야구 경기가 없는 날 활용 방안 또한 뚜렷하지 않다. 사회인야구 경기를 치르기에는 관리 예산이 만만찮다. 현재 청주시가 오창과 내수에 건립 추진 중인 사회인야구장과도 상충된다.

 시민 김모(43)씨는 "새 야구장이 지어지면 야구팬들이야 좋겠지만, 최대 1000억원에 달하는 공사비를 어떻게 조달할 것인지 의문"이라며 "선거를 앞두고 내놓는 선심성 공약인지를 유권자들이 냉철히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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