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북미회담 결과 따라 亞정세 격변…주한미군 철수 관건"미 전문가들

등록 2018.06.12 10:58:37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비핵화 대가로 주한 미군 감축·철수된다면 역내 불안정 심화

북미 정상회담서 '비핵화' 어떻게 규정할지 주목

【싱가포르=AP/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이 12일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서 처음 만나 악수하고 있다. 2018.06.12

【싱가포르=AP/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이 12일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서 처음 만나 악수하고 있다. 2018.06.12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2일 북미 정상회담에서 어떤 결론을 내느냐에 따라 아시아 지역 안보가 격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이날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서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을 위한 정상회담을 진행한다. 북미 정상이 직접 마주 앉는 건 역사상 처음이다.

 CNBC방송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회담 결과가 아시아의 안보 상황을 재편성할 것이라며 북한의 단계적 군축이 합의되든 거래가 무산되든 역내 불안정이 심화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만약 김 위원장이 주한 미군 감축과 대북 제재 완화를 대가로 핵무기를 포기하는 단계적 군축을 약속한다면 이 같은 과정을 추진하는 속도와 시점이 지역 안보 정세에도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조지워싱턴대학의 샤론 스콰소니 연구교수는 "군축이 먼 미래에 이뤄진다면 영향이 적겠지만 향후 5년 동안으로 일정이 잡히거나 북한으로의 자금 유입, 한미 안보 동맹 약화를 동반한다면 일본의 우려를 야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은 초기 협상에 주한 미군 문제가 거론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과거 북한이 비핵화 조건으로 주한 미군 철수를 요구한 적이 있는 만큼 이와 관련된 논의가 나오리라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국제전략연구소(IISS)는 주한 미군이 철수된다면 주일 미군기지 폐쇄 가능성이 덩달아 제기될 것이라며, 북한이 내부 경제를 키우는 상황에서 한국과 일본은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에 노출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미경제연구소(KEI)의 트로이 스탠거론 연구원은 "미국에 대한 북한의 핵위협을 제거해도 일본과 한국을 북한의 공격에 취약한 상태로 남겨두는 합의는 우려를 촉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IISS는 일본과 대만, 일부 동남아시아 국가들 사이에서는 주한 미군이 감축되면 미국이 중국의 해양 영향력에 맞서기 위해 역내 미군 배치를 재정리할 거란 기대감 나오지만 아무 것도 보장할 순 없다고 지적했다.

 스탠거론 연구원은 "주한 미군 감축은 역내 나머지 국가들에 미국이 안정의 원천이라기 보다는 존재감이 줄어들고 있다는 신호를 보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스콰소니 교수는 1970년대 미국이 주한 미군을 일부 철수하자 한국 정부가 잠시동안 은밀한 핵개발을 추진하는 등 국방 역량 강화에 나선 바 있다며 "분명 그런 결과는 피하고 싶을 것"이라고 말했다.
【평양=AP/뉴시스】 11일 북한 평양 기차역에서 주민들이 전날 김정은 위원장이 싱가포르에 도착한 뒤 저녁에 리셴룽 총리를 만나는 장면을 대형 스크린을 통해 보고 있다. 북한은 이날 새벽 로동신문으로 김 위원장의 싱가포르행과 예정된 북미정상회담을 자세히 보도했다. 2018. 6. 11.

【평양=AP/뉴시스】 11일 북한 평양 기차역에서 주민들이 전날 김정은 위원장이 싱가포르에 도착한 뒤 저녁에 리셴룽 총리를 만나는 장면을 대형 스크린을 통해 보고 있다. 북한은 이날 새벽 로동신문으로 김 위원장의 싱가포르행과 예정된 북미정상회담을 자세히 보도했다. 2018. 6. 11.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다면 양측이 전략상 외교는 실패했다고 여기게 돼 군사적 해법이 또 다시 대두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IISS는 "어떤 합의 도출에도 실패하면 군사 옵션이 거의 분명하게 미국 정부가 북한 위협 제거를 위해 선호하는 수단으로 다시 떠오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북미 정상회담에서의 합의가 무산된다고 해도 충돌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스탠가론 연구원은 합의가 결렬될 경우 미국이 재협상을 위해 대북 경제 압박을 강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이번 북미 정상회담에서 다소 모호하지만 핵무기 군축에 관한 전반적인 약속이 도출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스콰소니 교수는 "이 경우 그런 종류의 약속은 딱히 새로울 게 없기 때문에 아시아에 미치는 영향이 크진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스탠가론 연구원은 이번 회담에서 비핵화와 관련한 전반적인 틀 합의나 선언 만이 이뤄질 전망이라며 양측이 '비핵화'를 어떻게 규정하는지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과 미국의 비핵화 정의에는 온도차가 있다. 미국이 북한의 핵무기 제거를 강조하는 반면 북한은 한국과 역내 미군을 포함한 한반도 비핵화를 주장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