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단체장 '전멸' 바른미래…존폐 위기에 한숨만
유승민 "드릴 말씀 없다"…안철수 "깊게 고민"
與 예견된 압승…한국-바른미래-평화 이합집산 예고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바른미래당 박주선, 유승민 공동대표, 손학규 상임선대위원장 등이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6·13 지방선거 개표방송을 지켜보고 있다. 왼쪽부터 이혜훈, 주승용 의원, 유승민 공동대표, 손학규 상임위원장, 박주선 공동대표, 정운천 최고위원. 2018.06.13. [email protected]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안 후보는 이번 지방선거 서울시장 선거에서 새벽1시 기준 득표율 18.48%를 기록, 3선을 사실상 쟁취한 박원순 더불어민주당 후보(55.16%)는 물론 김문수 자유한국당 후보(22.09%)에게까지 밀려 3위에 머물렀다.
바른미래는 서울시장을 포함해 총 17곳의 광역단체장 선거구 중 14곳에 후보를 냈지만, 서울시장은 물론 나머지 13곳 중 단 한 곳에서도 당선자를 내지 못했다. 아울러 진통 끝에 후보를 확정했던 노원병과 송파을에서도 바른미래당은 모두 완패했다.
물론 안 후보의 서울시장 선거 출마 자체를 당선보다는 대안야당으로서 '자유한국당 견제'를 목표로 한 김 후보와의 2위 싸움 일환으로 보는 시각도 있었다. 그러나 결국 안 후보가 김 후보에게마저 뒤지고, 다른 선거구에서도 당선자를 내지 못하는 결과가 나오자 당내에선 숨길 수 없는 실망감이 표출됐다.
실제 한 당 관계자는 안 후보 출구조사 득표율을 확인한 뒤 곧바로 박 후보가 아닌 김 후보 지지율을 확인하고 "김문수는 제치고 2등이라도 했어야 하는데…"라는 탄식을 숨기지 못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 고공행진에 힘입어 정부여당 강세가 좀처럼 식지 않는 상황에서 지방선거 후 야권 재편은 수순으로 여겨졌던 만큼, 이번 선거 결과로 바른미래당이 대안야당으로서 입지를 굳히기는커녕 향후 야권 재편 과정에서 주도권을 완전히 잃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와 관련, 바른미래당 정체성을 개혁 보수로 규정하며 보수 텃밭인 TK(대구경북) 지역에서의 정치 개혁을 호소했던 유승민 공동대표는 이날 선거 참패 출구조사 결과를 확인한 뒤 "드릴 말씀이 없다"며 참담한 심경을 숨기지 못했다.
아울러 선거 패배 당사자인 안 후보를 향해서는 정계은퇴마저 거론되는 상황이다. 안 후보는 이와 관련, 출구조사 결과 발표 이후 당사 개표상황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3등을 하면 정치생명이 끝나는 것'이라는 평가에 대해 "깊게 고민하고 따로 말씀드릴 기회를 갖겠다"고 했다.
한편 바른미래당 내에선 지방선거 전부터 자유한국당과의 당대당 통합을 포함한 본격적인 정계개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와 옛 국민의당 근거지인 호남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상존했었다. 심지어 바른정당 출신들의 추가 탈당 후 자유한국당 합류 가능성 또는 호남 지역구 의원들의 탈당 가능성도 늘 제기돼왔다.
마침 자유한국당도 목표치였던 광역단체장 6곳을 다 채우지 못하면서 선거를 이끈 홍준표 대표에 대한 본격적인 사퇴 압박이 예견되고, 옛 국민의당에서 분당한 민주평화당 역시 본거지로 여겼던 호남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상황이다.
이때문에 여당이 압승을 거둔 이번 지방선거를 계기로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간 이합집산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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