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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안영배 한국관광공사장 취임 1개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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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8-06-19 07:17:00  |  수정 2018-06-25 09:4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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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정환 기자 = 한국관광공사 사장으로 안영배(56) 전 노무현재단 사무총장이 임명된 지 한 달여가 지났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달 17일 "관광수지 적자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국내 관광 상황을 고려할 때 관광 한국의 국가 브랜드를 높이고 국가 관광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국정 운영 경험과 홍보 전문역량이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임명 사유를 밝혔다.

 관광업계의 반응은 싸늘했다. 일부 언론처럼 대놓고 비판하지 못했을 뿐이다. 안 사장이 국가 관광정책 실무를 책임지는 한국관광공사 사장으로 적임인가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안 사장은 월간 '말' 기자 출신으로 미디어오늘 편집국장을 거쳐 참여정부 시절 대통령비서실 국정홍보비서관, 국정홍보처 차장, 그리고 사람사는세상노무현재단 사무처장, 한국미래발전연구원 부원장(비상임)을 지냈다.  

관광과는 하등 무관한 이력이다. 그런데 어떻게 관광공사 사장이 됐을까.

조금 깊이 들여다 보면 짐작할 수 있다. 문체부가 언급하지 않은 제19대 대통령 선거 기간 문재인 대통령 후보 캠프(광흥창팀) 활동 경력을 더하면 '그림'은 완성된다. 하지만 이미 사장이 돼 한 달 동안 열심히 뛴 그의 '출신'이나 '전문성'을 가지고 계속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
   
전임 사장과 달리 안 사장에게는 '기회'도 왔다. 지난해 해외로 나가는 내국인은 계속 늘어 아웃바운드 시장이 급성장했다. 반면 중국의 사드 보복과 북핵 위기 고조로 인바운드 시장은 벼랑 끝으로 내몰렸다. 관광수지 적자규모가 15조2000억원에 이르렀다.

 대통령의 헌신과 노력으로 올 2월 평창동계올림픽 때부터 남북이 화해 모드로 접어들었고, 급기야 4월27일 남북정상회담으로 한반도 전쟁 위기는 사라지다시피 했다. 지난 12일에는 싱가포르에서 북미정상회담까지 열려 진정한 한반도 평화 정착까지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핵 전쟁 트라우마가 있는 일본에서 관광객이 다시 많이 오기 시작했고, 중국도 기대만큼은 아니지만 유커에 대한 '금한령'을 풀고 있다. 자국 정부의 눈치를 보면서도 지속해서 증가하던 싼커는 유커가 늘면 더 많아지는 것이 당연한 이치다. 중국 대체시장으로 관광공사가 지난해 공을 들인 동남아나 인도, 중동 시장에서도 최근 호응이 더욱 커지고 있다.

국내 관광 수지 적자의 가장 큰 이유인 내국인 국내 여행 기피 문제 또한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됐다. 정부가 올해부터 시행에 들어간 '근로자 휴가지원' 사업이 그 하나다. 근로자(20만원)와 기업(10만원)이 여행 적립금을 조성하면 정부(10만원)가 추가 지원해 근로자가 여행경비(40만원)를 국내여행에 사용토록 하는 제도다.

지난달 5대 1에 달하는 경쟁을 뚫고 대상 기업 1954개 소속 근로자 1만9956명이 선정됐다. 이들은 기업이 적립금 입금 등 절차를 마치면 이달부터 내년 2월까지 사업 전용 온라인 몰에서 국내 여행 관련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혼(자 여)행'를 한다 해도 최소 2만명이라는 내국인 국내 관광객이 늘어난다는 얘기다.

다음달부터는 300인 이상 사업장을 대상으로 주 52시간 근무가 이뤄진다. 도종환 문체부 장관은 15일 기자간담회에서 "노동시간이 주 52시간으로 단축되면 하고 싶은 것을 물은 통계청 자료를 보니 1위가 관광·여행이었다"고 말했다. 국내 여행 활성화의 또 다른 기반이 깔리는 셈이다.

관광공사가 존재하는 가장 큰 이유는 '관광진흥'에 있다. 진흥 대상은 해외 관광이 아니라 국내 관광이다. 내국인은 국내 여행하고, 외국인은 한국 여행하는 그런 일을 하는 데 쓰라고 세금을 지원해준다. 관광공사의 지난해 수입은 3180억8600만원, 이 중 정부의 직간접 지원액은 2334억1500만원에 달했다.

안 사장이 과거 일한 국정홍보처도 세금을 쓰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관광공사와 국정홍보처의 구실은 엄연히 다르다. 국정홍보처는 국내외에 정부 정책을 잘 알리면 끝나지만, 관광공사는 잘 알리는 데 그치지 않고 눈에 보이지 않는 성과를 내야 한다.

모처럼 찾아온 한국 관광 부활의 호기다. 문재인 후보가 왕도를 걷게 만든 안 사장이 한국 관광도 왕도를 걷게 만들기를, 그래서 색안경을 낀 채 바라본 것을 후회하도록 만들어주기를 바란다.

 문화스포츠부 ac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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