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유럽의회, 인터넷기업 책임 강화한 저작권법안 부결

등록 2018.07.06 11:40:08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구글 등 인터넷 기업에 콘텐츠사용 책임 강화하는 내용

법안 찬성파 "미국 IT대기업들의 폭력적 로비가 승리" 개탄

유럽의회, 인터넷기업 책임 강화한 저작권법안 부결


【서울=뉴시스】조인우 기자 = 구글, 위키피디아 등 거대 인터넷 기업과 콘텐츠 제작자 사이에서 치열한 논란을 유발한 유럽연합(EU)의 저작권 법이 유럽 의회에서 부결됐다.

 5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이날 열린 유럽 의회는 반대 318표, 찬성 278표, 기권 31표로 EU 저작권법 근대화 법안을 부결했다.

 인터넷 기업에 더 많은 책임을 부여하고 콘텐츠 제작자의 권리를 강화하기 위한 내용이다. 폴 매카트니와 애니 레녹스, 플라시도 도밍고, 데이비드 게타 등 1300여명의 음악가와 주요 음반사, 영화사가 이에 찬성하고 나섰다.

 매카트니는 "일부 인터넷 플랫폼이 예술가의 작품에 대한 보상을 거부하고 이를 자신의 이익을 위해 악용하고 있다"며 "이 문제가 음악 생태계를 위험에 빠트린다"고 주장했다.

 반면 인터넷 기술기업은 EU의 저작권법이 창의성을 저해하고 온라인 검열로 이어질 것이라고 반박했다. 위키피디아는 지난 4일 저작권법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BBC 등에 따르면 이 법안에서 논란이 된 부분은 11조와 13조다.

 11조는 구글과 페이스북 등 인터넷 거대 기업이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언론사 등의 자료를 사용하는 것을 막는 조항이다. 이들 기업은 이를 '링크 세금’이라고 주장하며 반대 목소리를 냈다.

 13조는 문서와 사진, 음악 또는 코드를 게시하는 유튜브 등의 온라인 플랫폼에 콘텐츠의 저작권을 검토하고 이를 책임지는 것을 의무화하는 내용이다. 반대파는 이에 수반되는 비용이 높을 뿐 아니라 리믹스 등 2차 가공 자료까지 금지하는 여파를 낳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구글, 페이스북 등 주요 미국 기술기업을 대변하는 로비단체 EDiMA의 시아다 엘 라믈리 대표는 "오늘의 투표 결과는 민주주의의 승리"라고 환영했다.

 반면 페르방슈 베레스 프랑스 유럽의회 의원은 "예술가의 작품을 훔치고 세금을 내지 않는 미국의 기술 대기업들이 전투에서 승리했다"고 분개했다. 마르크 줄로드 의원 역시 "미국의 기술 대기업이 조종하는 전례없는 폭력적인 로비였다"고 비판했다.

 유럽의회는 EU 집행위원회에 제안서를 보내 오는 9월 온라인 상에서 콘텐츠 제작자가 공정하게 대가를 받을 수 있게 하는 법안을 다시 논의할 예정이다.

 유럽의회 그린당 의원 파스칼 듀란드는 "오늘의 표결은 내용 자체에 대한 투표가 아니라 의회에서 새로운 토론이 시작되는 것을 뜻한다"며 "우리는 저작권과 기본권 등 필수불가결한 자유를 보호하는 데 필요한 보다 균형잡힌 텍스트를 원한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