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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8일부터 폭우…"소년들 아직 잠수준비 안됐다"

등록 2018.07.07 07:5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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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7일 비소식, 8일부터는 폭우

폭우에 동굴 수위 높아지면 '잠수 탈출' 더 어려워져

동굴 내 산소도 '문제'…공기 중 산소수치 15%로 급락

【서울=뉴시스】태국 해군이 4일 오전 공개한 동굴 실종 소년들의 모습.(사진출처: 태국 해군 페이스북 동영상 캡처)2018.07.04.

【서울=뉴시스】태국 해군이 4일 오전 공개한 동굴 실종 소년들의 모습.(사진출처: 태국 해군 페이스북 동영상 캡처)2018.07.04.


【매사이(치앙라이주)=AP/뉴시스】김혜경 기자 = 태국 북부 치앙라이주 '탐루엉' 동굴에 소년 12명과 코치 1명이 갇힌지 7일로 15일째에 접어들었지만 당국은 여전히 구조에 애를 먹고 있다. 

 구조작업에 투입됐던 전직 태국 해군 특수부대 네이비실 대원 한 명이 지난 6일 새벽 동굴 내부 작업 중 산소부족으로 사망한 데 이어, 비소식까지 겹치면서 구조당국의 속은 타들어가고 있다.

 태국 기상청은 7일 비가 내리기 시작해 8일 이후에는 폭우가 내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폭우가 내리면 동굴 수위가 급격히 높아질 우려가 있으며, 정도에 따라서는 소년들이 현재 머물고 있는 지역까지 물이 더 차오를 수 있다.  

 나롱삭 오사타나콘 치앙라이 주지사는 지난 6일 밤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 당장 구출작업을 시작하지는 못한다"며 "소년들이 아직 적절한 잠수 기술을 배우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난 그는 이어 "폭우가 내려 동굴 내 홍수로 이어질 경우, 다이버들이 즉시 소년들을 데리고 나올 것"이라며, "소년들은 여전히 건강하며 잠수마스크를 착용하고 숨을 쉬는 연습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폭우가 내리면 소년들이 위치하는 공간까지 물이 더 차오를 수 있는 등 급박한 상황이기 때문에 준비가 안됐더라도 다이버들과 함께 동굴 탈출을 시작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소년들은 지난 4일부터 잠수마스크를 착용해 숨을 쉬는 등의 기초훈련을 받기 시작했다. 이들은 모두 수영도 잠수도 할 줄 모르는 상태로, 잠수훈련을 받은 기간이 고작 사흘에 불과한 것이다.

 그러나 이들이 동굴 밖으로 탈출하기 위해서는 수영과 잠수를 배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재 이들이 머물고 있는 곳에서부터 2.5㎞까지는 곳곳이 물길이기 때문이다. 당국은 소년 1명당 구조대원 2명을 동행시킬 계획이지만, 통로가 너무 좁아 소년들 혼자서 잠수와 수영을 해 나와야 하는 수심 5m 깊이의 물길도 있다.
【서울=뉴시스】안지혜 기자 = 지난달 23일 태국 치앙라이주의 탐 루엉 동굴에서 실종된 어린이 축구팀원 12명과 축구 코치 등 13명은 지난 2일 영국 구조대에 의해 생존해 있는 것이 확인됐다. hokma@newsis.com 

【서울=뉴시스】안지혜 기자 = 지난달 23일 태국 치앙라이주의 탐 루엉 동굴에서 실종된 어린이 축구팀원 12명과 축구 코치 등 13명은 지난 2일 영국 구조대에 의해 생존해 있는 것이 확인됐다. [email protected]


 이뿐 아니다. 동굴 내 산소공급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나롱삭 지사는 산소공급에 대해 "큰 문제"라고 인정하며, "구조대원들이 산소통을 소년들이 있는 곳으로 이동시키고 있다"고 했다.

 미 CNN 방송도 동굴 내 산소수치에 주목했다. 한 태국 네이비실 대원은 CNN에 지난 6일 기준 동굴 내 산소수치는 15%로 급격히 떨어졌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당초 소년들이 동굴 내에서 얼마간 안전히 머물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상황이 바뀌었다"라고 말했다.

 CNN은 전문가를 인용해 "사람이 숨을 쉬는데 있어서 공기 중 최적의 산소 함량은 19.5~23.5%"라고 전했다. 공기 중 산소가 이 범위 이하로 떨어지면 고산병을 유발하는 저산소증에 걸릴 심각한 위험에 직면하며, 심각할 경우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다고 방송은 전했다. 

 한편 소년들은 동굴에 갇혀서도 해맑은 모습을 잃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유소년 축구팀 선수들인 만큼, 러시아에서 진행되고 있는 월드컵 소식을 궁금해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년들과 함께 있었던 한 다이버는 소년들이 경기 결과를 알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매사이=AP/뉴시스】태국 군인들이 29일 치앙라이주 매사이 탐루엉 동굴에서 실종자 수색 작업을 하다가 입구쪽으로 나오고 있다. 치앙라이주 축구캠프 소속 선수 12명과 코치 1명은 지난 23일 동굴 구경에 나섰다가 현재까지 실종된 상태이다. 갑자기 내린 비로 동굴 내 수위가 높아지면서 고립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수색작업이 난항을 겪으면서 아직 실종자 구조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2018.06.29

【매사이=AP/뉴시스】태국 군인들이 29일 치앙라이주 매사이 탐루엉 동굴에서 실종자 수색 작업을 하다가 입구쪽으로 나오고 있다.  치앙라이주 축구캠프 소속 선수 12명과 코치 1명은 지난 23일 동굴 구경에 나섰다가 현재까지 실종된 상태이다. 갑자기 내린 비로 동굴 내 수위가 높아지면서 고립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수색작업이 난항을 겪으면서 아직 실종자 구조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2018.06.29

이에 일부 월드컵 출전 선수들은 태국 동굴 소년들에게 비디오 메시지를 보내며 응원하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는 소년들과 코치 13명을 오는 16일로 예정된 러시아 월드컵 결승전에 초대하기도 했다. 그들이 그때까지 구조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소년들에 대한 구조의 손길은 여러 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전기 자동차 테슬라와 우주탐사 기업 스페이스X의 CEO 일론 머스크는 소년들의 구조를 위해 배수작업에 필요한 펌프와 배터리 장치 등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또 자신의 트위터에 "동굴 입구에서부터 아이들이 있는 곳까지 에어터널(튜브)를 통과시켜, 아이들이 수영이나 잠수를 하지 않고 걸어서 나오게 하는 방법은 어떻겠느냐"고 제안하기도 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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