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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굴탈출 4명 중 1명은 코치…애들 두고 왜 먼저 나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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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8-07-09 10:43:23
아이들에게 음식물 양보해 몸상태 "최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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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에카폴 찬타웡(맨왼쪽)과 아이들이 태국 치앙라이주 탐루엉 동굴 내부에 있는 모습. (사진출처:태국 네이비실 페이스북) 2018.07.09.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태국 동굴에서 지난 8일 오후 극적으로 탈출에 성공한 4명 중 1명이 축구팀 코치로 알려졌다.
 
 9일 현지 매체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소년 12명을 지난 6월23일 동굴에 데려간 25세 코치 엑까뽄 찬따웡은 당초 아이들을 다 내보낸 후 마지막에 나올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코치는 생존자 13명 가운데 몸상태가 가장 좋지 않아 먼저 나오게 됐다. 코치는 구조대원들에게 발견되기 전인 열흘간의 동굴생활에서 아이들에게 음식물을 양보하는 등 소년들을 돌보느라 건강이 악화됐다고 방콕포스트는 전했다. 다행히 전날 구조된 4명의 현재 건강상태는 현재 비교적 양호한 것으로 전해졌고, 코치의 상태 역시 구조 후 호전된 것으로 보인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코치는 동굴에서 구조대원들을 기다리며 소년 12명에게 음식물과 물을 양보해 소년들보다 체력이 더 떨어졌다.

 구조대원들이 소년들을 발견하기 까지 열흘간의 동굴생활에서 그는 소년들에게 명상하는 방법이나 체내에 에너지를 비축해두는 방법 등을 가르쳤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5세라는 젊은 나이에 어떻게 명상하는 방법 등을 알 수 있었을까.  그것은 그의 어린시절의 경험과 관련이 있다. 코치는 10살때 부모를 잃고 수도승 생활을 했게 됐다. 그러다 축구팀이 소속된 태국 북부 치앙라이주 매사이에 거주하는 할머니의 병환 소식에 3년 전 수도승 생활을 접었다.

 그곳에서 그는 시간을 쪼개 수도원 일을 도우면서 새로 설립된 무빠 축구팀의 보조 코치로 일하기 시작했다.

 그는 소년들에게서 동류의식을 느꼈다고 한다. 축구팀 소속의 많은 소년들이 자신처럼 가난한 환경에서 자랐거나, 국적이 없는 소수 민족에 속했기 때문이다. 미얀마와 태국 국경에 거주하는 사람들 중에는 국적이 없는 소수민족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코치의 오랜 친구는 "그는 자기자신보다 아이들을 더 사랑했다"며 "술도 안마시고 담배도 피우지 않는다. 그는 아이들에게 가르치는대로 자신의 삶을 사는 사람이었다"라고 말했다.

 엑까뽄 코치는 축구팀의 수석 코치를 도와 아이들의 축구에 대한 열정이 공부로 이어질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하기도 했다. 아이들이 학교 성적을 잘 받으면 아이들에게 새 축구복 등을 선물로 줬다.

 두 코치는 축구팀 운용을 위해 스폰서를 찾거나 아이들에게 매사이 같은 작은 마을에서도 프로 선수가 될 수 있다는 꿈을 심어주기도 했다. 

 수석 코치는 "엑까뽄은 아이들에게 자신을 다 내줬다고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축구팀 소년들의 동굴 실종 사건 이후 항간에서는 코치에 대한 비난도 쏟아졌다. 동굴 입구에 우기에는 들어가지 말라는 경고 사인이 있었는데, 코치가 충분히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코치의 수도승 생활 경력 및 아이들을 진심으로 아꼈다는 이야기가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태국 국민들은 (그들이 믿는)신이 소년들이 동굴에 갇히는 역경에 대비해 코치를 축구팀에 보냈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한 소년의 어머니는 "코치가 함께하지 않았다면, 우리 아이들에게 무슨 일이 생겼겠는가?", "우리는 절대로 코치를 비난하지 않는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코치는 또한 아이들을 위해 엄격한 훈련 스케줄을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를 들면 매사이 지역의 언덕을 자전거를 타고 오르는 등의 훈련이다. 이번 동굴 탐험도 이런 훈련의 일종인 것으로 보인다.

 이들이 동굴탐험에 나선 지난 23일, 수석코치는 엑까뽄이 아이들을 어디로 데려가는지 몰랐다고 한다. 다만 그가 아이들을 훈련시킨다는 것만 알았다고 한다.

 무빠 축구팀의 고학년생들은 사건 당일 오후 축구경기가 있었기 때문에, 수석코치는 자신의 휴대폰을 확인할 시간도 없었다. 그러다 그날 오후 7시에 휴대폰을 확인했을 때, 학부모들로부터 20통의 부재중 전화가 와있었던 것을 보고는 크게 놀랐다. 

 그는 놀라서 엑까뽄 코치와 소년들에게 전화를 했고, 이 가운데 13살된 한 학생과 연락이 닿았다. 그는 그날 훈련 후 어머니가 데리러 온 바람에 동굴탐험에 나서지 않았다.

 이 학생이 수석 코치에게 축구팀 소년들이 탐루앙 동굴 탐험에 나섰다고 이야기했고, 이에 수석코치는 동굴로 한달음에 달려가 동굴 입구에서 아이들이 두고간 자전거와 가방을 확인하고는 망연자실했다.

 이후 열흘만인 지난 2월 구조대원들은 기적같이 동굴 입구에서 5㎞가량 떨어진 곳에서 생존자들을 발견했고, 온갖 난관 끝에 지난 8일 아이들 3명과 코치 1명의 구조에 성공했다.

 구조 당국은 몇달간의 우기가 시작되기 전인 앞으로 나흘이 구조의 '골든타임'이라고 보고 9일 오전 중 구조작업을 재개할 예정이다.

 chki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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