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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은 "안희정 권력자 괴물…남자였던 적 한번도 없어"

등록 2018.07.27 12: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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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1심 마지막 공판에 출석해 피해자 진술

"안희정, 제왕적 리더로 추앙받는 종교인 같아"

"이성적 감정 느꼈던 적 없어…본인 더 잘 알 것"

"통조림 속 음식처럼 갇혀 살아…살고자 노력"

"이제 갈 곳 없어…잘못 바로잡기가 유일한 희망"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자신의 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27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결심 공판에 출석하던 중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8.07.27.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자신의 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27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결심 공판에 출석하던 중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8.07.2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손정빈 안채원 기자 = 안희정(53) 전 충남지사의 성폭행을 폭로한 옛 수행비서이자 피해자 김지은(33)씨는 안 전 지사의 행동은 명백한 범죄라며 강력한 처벌을 호소했다.

 이날 오전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 11부(부장판사 조병구) 심리로 열린 안 전 지사에 대한 4차 공판에 출석한 김씨는 안 전 지사가 매우 권위적이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피고는 자신의 권세가 얼마나 큰지 안다"며 "피고는 떠받쳐짐을 오래 경험하며 제왕적 리더로 추앙받는 종교인처럼 살아왔고 '자신을 모시는 것을 영광으로 알라'며 개인 희생을 강요하는 등 (캠프는) 민주적인 조직이 아니었다"고 증언했다.

 또 "피고인은 권력이 어떤지 누구보다 잘 알았던 사람이고 그걸 통해 갖고 싶은 걸 얻고자 무엇이든 하는 사람"이라며 "범행을 당한 피해자들은 직원이자 약자였고 피고는 위계를 잘 알고 그걸 이용했다"고 했다.

 이어 "어쩌면 안 전 지사는 정신적인 문제가 있는지도 모른다"며 "'나는 어떤 여자와도 잘 수 있다', '내가 그렇게 잘생겼다'(는 생각으로) 성적 욕구를 숨기지 못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씨는 자신에게 안 전 지사는 상사였을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이 사건의 본질은 피고가 권력으로 날 성폭행했다는 것"이라며 "피고 증인(안 전 지사의 부인)은 마치 애인 관계였고 '마누라비서'라는 처음 들어본 말을 퍼트렸지만 이성적 감정을 느꼈던 적이 한번도 없다"며 "피고는 처음부터 끝까지 지사였고 이는 피고가 더 잘 알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씨는 지난 3월5일 폭로 이후 이어진 상황에 대해서도 말했다.

 그는 "고소장 제출한 뒤 통조림 속 음식처럼 갇혀 살아왔다"며 "악몽 같은 피해의 기억을 떠올려야했고 진술을 위해 기억을 유지해야 했다. 매일 피해를 당하는 상황 같았다"고 토로했다.

 이어 "모든 것을 미투 이전으로 돌리고 싶었다"며 "밤에 한강에 가서 뛰어내리려고 했는데 가족과 친구들 등 저를 도와준 분들의 얼굴이 떠올랐고 내가 사라지면 피고인이 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겠구나해서 살고자 노력했다"고 했다.

 또 "피고와 주변 측근은 법적인 처벌을 피해 재기할 수 있다고 믿는 것 같다. 경선하듯 일부 언론을 선동해 (나의) 남은 목숨도 끊으려 한다"며 "더 이상 (안 전 지사를) 용서할 마음이 없다"고 잘라말했다.

 김씨는 "피해자는 나만이 아니며 아직도 말하지 못하고 참고 사는 사람이 있다"며 "저는 피고인 피해자 중 제일 앞줄에 선 한 사람일 뿐이다. 내가 쓰러지면 다른 사람들이 다친다"고 했다.

 이어 안 전 지사를 향해 "당신이 한 행동은 범죄다. 잘못된 것이고 법적 처벌을 받아야 한다"며 "당신이 가진 힘을 그렇게 악용해서는 안 되고 당신의 성욕구를 풀려고 그 조직에 있었던 게 아니다. 남자였던 적 한번도 없다. 잘못을 사과하고 벌 받아라"고 요구했다.

 마지막으로 재판부에게는 "이 사건은 정의와 법 앞에 바로 서야한다"며 "사회의 한계로 제대로 처리되지 못하면 피고인과 같은 권력자 괴물이 나오고 대한민국을 갉아 먹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난 이제 일도 없고 갈 곳도 없다"며 "잘못된 걸 바로 잡는 게 나의 유일한 희망사항"이라고 했다.

 김씨 측 변호인은 "남녀 사이에 호감이 있었다면 개인 시간을 보내거나 애정 표현을 했어야 하는데 (그랬다는) 어떤 증거도 없다"며 "피고인도 데이트한 적 없다고 인정했다"고 전했다.

 이어 "증인들의 발언이 왜곡 보도되면서 인터넷에는 피해자를 공격하지만, 피해자는 이 사건을 알린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한다"며 "실제적 진실을 밝히고 처벌하면 (그런 피해를) 감수하겠다고 한다. 판결을 통해 (이를) 선언해달라"고 했다.

 이날 오전 공판에서는 증거조사를 마무리 짓고 피해자 및 변호인 의견 진술이 진행됐다. 재판부는 잠시 휴정한 뒤 오후 1시30분부터 공판을 속개해 검찰 구형, 변호인 최후 변론, 피고인 최후 진술 순으로 공판을 이어갈 예정이다.

 안 전 지사는 수행비서였던 김씨를 지속적으로 성폭행·추행한 혐의로 4월11일 불구속 기소됐다.

 안 전 지사에게는 형법상 피감독자 간음(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간음)과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성특법)상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업무상 추행), 강제추행 등 세 가지 혐의가 적용됐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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