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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송준용 동양생명 CIO "육류담보대출건은 사기, 대체투자 늘려 재정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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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8/08/20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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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송준용 동양생명 CIO가 지난 9일 서울 종로구 동양생명 본사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송준용 CIO는 정부 주관 연기금투자풀의 올해 민간위원 선임에서 보험업계중 유일하게 위촉됐다. 2018.08.19.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이승주 기자 = 육류담보대출 사기건으로 홍역을 치른 동양생명이 재발방지책을 꺼내들었다. 그 열쇠는 보험전문가가 아닌 투자전문가였다.

동양생명은 지난해 4월 CIO(최고투자전문가) 직책을 신설하고 송준용(52)전무를 영입했다. 사실 보험사에서 임원급 CIO를 뽑는 일이 흔하진 않다. 동양생명만 하더라도 다른 본부장이 이를 겸직한 경우는 있지만 CIO업무만 전담하는 임원을 채용한 것은 최근 10여년 내 처음이다.

송 전무는 '재발방지'와 '적극적 투자'를 꼽았다. 그는 "육류담보대출 사건은 사기였다. 앞으로 이런 일이 재발되면 안된다. 그렇다고 투자에 소극적일 수는 없지 않나. 동양생명 입장에선 위험은 피하면서 적극적으로 투자해 수익을 올릴 사람이 필요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 전무는 업계에서 주목하는 자산운용전문가다. 1991년 일은증권(현 골든브릿지 증권)을 시작으로 씨티그룹 글로벌 마켓증권에서 임원을 달았다. 2008년에는 홍콩으로 자리를 옮겨 블랙스톤 그룹과 UBS AG 전무로 활약했다. 지난 26여년을 국내외 채권과 파생상품, 대체투자 상품 등을 개발하고 마케팅에 주력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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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송준용 동양생명 CIO가 지난 9일 서울 종로구 동양생명 본사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송준용 CIO는 정부 주관 연기금투자풀의 올해 민간위원 선임에서 보험업계중 유일하게 위촉됐다. 2018.08.19.  bluesoda@newsis.com

이처럼 외국계 투자은행에서 성공가도를 달리던 그가 갑자기 국내, 그것도 보험사로 이직한 것이 업계에서는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여기에 그는 '새로운 도전'이라고 답했다.

송 전무는 "그동안 보험사를 비롯한 기관투자자에게 투자전략을 소개하고 상품을 판매했다면 이제 그 역할이 바뀐 셈이다. 앞으로 기관투자자 입장으로 내부 투자전략과 일치하는 상품을 찾는 일을 총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에는 상품판매와 전략수립이 가장 중요한 역할이었지만 이제는 시황에 맞는 자산배분전략과 투자관련 의사결정, 이후 모니터링 등에 매진해야 한다. 바뀐 역할에서도 후배들에게 본보기가 되고 싶어 도전했다. 물론 제가 토종 한국인이라 오랜 해외살이 끝에 한국이 그리웠던 이유도 크다"며 웃었다.

그는 동양생명에서 지난 1년반 가까이 자산운용 컨트롤타워를 맡아왔다. 6개 팀을 총괄하며 고유계정 27조, 고객자산 3조 등 총 30조원을 운용하고 있다.

그런 그에게 닥친 첫 과제는 경영진을 설득하는 일이었다. 그는 처음 동양생명에 발 디뎠을 때를 이렇게 회상했다.

 "당시 유가증권 파트는 괜찮았지만 개인 융자쪽 시스템 재정비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정비는 당연하고 적극적으로 투자해 수익도 올려야 했다."

그가 꺼내든 카드는 '대체투자'다. 대체투자란 주식이나 채권 같은 전통적인 투자상품이 아닌 다른대상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송 전무는 동양생명의 대체투자 비율이 타사 대비 낮다고 판단했다. 아무래도 경영진에서 육류 사건 이후 위험한 투자는 피하려는 경향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대체투자는 위험한 투자방식이 아니다. 그중 사회간접자본(SOC)에 대출해주는 것은 글로벌 보험사에서는 없어서 못할 정도다. 이는 수익률은 높지만 장기간 투자해 유동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이 단점이 오히려 장기간 운영되는 생명보험상품 성격과 맞아 떨어진다. UBS에서 대체투자 플랫폼을 만들었던 경험 등을 토대로 이곳에서도 대체투자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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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송준용 동양생명 CIO가 9일 서울 종로구 동양생명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송준용 CIO는 정부 주관 연기금투자풀의 올해 민간위원 선임에서 보험업계중 유일하게 위촉됐다. 2018.08.19.  bluesoda@newsis.com

최근 그에게 '최초' 타이틀이 붙었다. 송 전무는 올해 정부가 주관하는 연기금투자풀의 민간위원에 금융·자산업계 최초로 위촉됐다.

연기금투자풀 민간위원은 기획재정부 장관이 위촉한 전문가 12인 이내로 구성된다. 이들은 연기금투자풀의 기본운영방향과 운영기관 선정·교체 등 주요사항을 심의·의결한다.

업계최초 민간위원이 될 수 있던 이유로 그는 "증권사나 외국계 투자은행(IB) 등 전문가는 이해관계자라고 생각해 그동안 학계 전문가를 주로 뽑아왔던 것 같다. 아마 (저를) 실무경험은 있으면서 이해관계는 없는 사람이라고 판단한 것 아닐까"라고 답했다.

지난 14일 위촉장을 받으며 이달부터 본격 민간위원으로 활약한다. 그는 "안정자산 위주로 투자하다보니 수익률이 낮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2년 임기 동안 대체투자 등 안정적으로 수익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함께 고민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서울태생 송 전무는 서울 영동고와 고려대 무역학과를 졸업했다. 지난 2011년에는 UBS아시아 회장상을 수상했다.

joo4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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