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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터키, 관계개선 낙관…反트럼프 전선 형성하나

등록 2018.08.20 17: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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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카라=AP/뉴시스】 터키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13일 대통령궁에서 해외주재 터키 대사들을 불러모은 공관장 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터키가 경제 본질 가치와는 상관없는 경제적 '포위' 상태에 빠져 작금의 통화 위기가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2018. 8. 13.

【앙카라=AP/뉴시스】 터키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13일 대통령궁에서 해외주재 터키 대사들을 불러모은 공관장 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터키가 경제 본질 가치와는 상관없는 경제적 '포위' 상태에 빠져 작금의 통화 위기가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2018. 8. 13.


【서울=뉴시스】조인우 기자 = 미국의 제재 부과로 미국과 터키 관계가 경색된 가운데 유럽연합(EU) 내에서는 이번 기회로 터키와의 관계를 개선하고 반(反)미 연대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2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EU의 한 외교관은 지난주 "레제프 타이이프 터키 대통령은 터키의 진짜 적이 누구인지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터키는 지난주 스파이 혐의로 그리스 접경 지대에서 체포한 그리스 병사 2명을 석방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EU가 꾸준히 요구한 사항이다.

 EU 관계자는 "오랫동안 EU가 촉구한 사항이 미국과 터키 간 갈등 국면에서 현실이 된 것은 우연이 아니다"고 말했다.

 EU의 난민 정책을 담당하는 그리스의 디미트리스 아브라모풀로스 집행위원은 "이번 조치는 터키와 그리스 뿐 아니라 터키와 EU 전체와의 관계를 위한 중요한 단계"라고 강조했다.

 EU와 터키는 2016년 에르도안 대통령에 대한 쿠데타 시도와 이후 대처에 대한 견해 차로 등을 돌렸다. EU 지도자들은 언론과 시민사회, 쿠르드 야당에 대한 터키 정부의 무자비한 단속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그 여파로 터키의 EU 가입 논의가 위축됐고, 터키 국민에게 EU 역내의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하는 솅겐 조약의 혜택이 적용될지도 미지수가 됐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에 독일 정부를 향해 나치처럼 행동한다고 비판하며 EU를 위선자라고 표현하는 등 강경한 입장을 유지했다.

 그러나 최대의 교역 상대국인 미국과의 관계가 틀어지면서 경제 위기를 맞게 되자 터키는 최근 조용히 태세를 전환하는 모양새다.

 EU의 한 고위 관리는 "그동안 보였던 에르도안 대통령과 EU 간 갈등에도 EU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제적 침략에 맞서 터키와 연대하는 데 분명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주 에르도안 대통령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및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 EU를 대표하는 지도자들과 연이어 전화통화를 하면서 이같은 희망이 더욱 힘을 받았다.

 이달 말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EU 외무장관 회담에는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무장관이 참석할 예정이다.

 유라시아 그룹의 유럽 전문가는 "현재 에르도안 대통령이 유럽과의 관계를 복잡하게 만들고 비자와 현금 및 난민 이동을 위태롭게 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FT는 그러나 EU에 터키 경제위기에 도움을 줄 만한 재정적 수단이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EU의 재정 지원 수단은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과 연계하는 경우에만 작동할 수 있다.

 EU 고위 관리는 "EU는 아직 터키를 도울 수 있는 창조적인 방법을 모색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터키 내 권위주의와 법치주의에 대한 우려도 계속되는 상황이다. 외교관들은 "EU 가입이나 관세동맹 진전 등은 여전히 터키 인권 상황의 급격한 변화를 필요로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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