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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주넘는 가수, 돈버는 업자···세스 샤피로 "음악으로 생계 가능해야"

등록 2018.09.11 10:3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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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주넘는 가수, 돈버는 업자···세스 샤피로 "음악으로 생계 가능해야"

【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가장 현실적인 음악 비즈니스 방법은 아티스트들이 새로운 음악을 만들고 퍼포먼스를 하는 데 팬들이 힘을 실어 주는 것에 있다. 음악을 다운로드하거나 스트리밍이 늘어날수록 아티스트에게 돈을 주는 방식으로 말이다. 내 꿈은 팬에게서 아티스트로 효율적으로 돈이 돌아가게 하는 것이다."

세스 샤피로는 할리우드 미디어 기술의 선구자다.

에미상 2회 수상자로 비즈니스 혁신, 미디어 기술 분야, 소비 행태 전문가다. 미국 텔레비전 아카데미 운영·집행 위원을 지냈다. USC 영화예술학교의 겸임교수이며 비디오코인 전략 담당자, 알파빗 디지털 커런시 펀드의 미디어&VR·AR 스페셜리스트다. 블록체인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인 알파네트웍스 설립자 겸 CEO이기도 하다.

12일까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는 '2018 서울국제뮤직페어'(MU:CON 2018)에 참가하러 왔다. 11일 상암 MBC에서 '기술혁신이 가져올 미래의 음악 유통과 소비행태에 대한 전망'을 주제로 강연한다. 블록체인과 인공지능을 비롯한 차세대 기술이 뮤지션들에게 승리를 안겨줄 수 있다는 요지다.

셰피로는 전날 "옛날 레코드 시장에서는 한정된 아티스트들 만이 알려질 기회를 얻었다"면서 "하지만 디지털 세상에선 제한이 없다.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충분한 공간이 있다"고 봤다.

한국 음악 기술 분야의 화두인 인공지능(AI) 기술을 긍정적으로 평했다. 한국 음원 플랫폼에서는 인공지능 기술을 사용한 개인 맞춤형 서비스가 주목받고 있다. 애플뮤직의 큐레이션 같은 기능이다.

"AI나 다른 데이터 수집 방법으로 음악을 듣는 새로운 모델을 만들 수 있다. 더 효과적으로 공유하고 다 같이 즐길 수 있는 모델 말이다. 사람들은 대개 좋아하는 것을 선물받지 않으면 알지 못한다. 자신이 알지 못하는 음악적 취향을 알게 해줘야 한다. 사람들은 아직 만나지 못한 것 뿐이다. 이 세상에는 많은 이들이 아직 들어보지 못한 대단한 아티스트들이 많다."

기술이 발달하고 있지만 한편에서는 '아날로그의 반격'이 펼쳐지고 있다. 세계적으로 LP 판매량이 늘고 있고, 일본과 한국에서는 카세트테이프만 파는 전문 매장도 성황이다.
 
샤피로는 "사람들이 인간적인 요소를 원해서 그런 것 같다"고 짚었다. "세상이 디지털로 변하고 기계 중심으로 돌아가면서 음악과 예술 쪽의 사람들이 인간적인 교류를 원하는 것 같다"는 것이다.

재주넘는 가수, 돈버는 업자···세스 샤피로 "음악으로 생계 가능해야"

"세상이 기계로 가득 찰수록 더욱 예술을 필요로 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기계로 음악을 입히는 샘플링으로 인해 진짜 기타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것은 사실이 아니다. 샘플링한 소리에서는 진짜 기타 소리가 나지 않는다."

 음원 유통 플랫폼의 현시점 대세는 유튜브다. 샤피로는 유튜브를 "양날의 검"이라고 판단했다. "음악을 발견하는데 있어 대단한 플랫폼이지만 수익 창출 면에서는 좋은 플랫폼이 아니다"라는 것이다.

"좋은 플랫폼이 아닌 이유는 유튜브는 구글에 속해 있다는 것이다. 구글은 예술로 수익을 창출하지 않는다. 광고로 수익창출을 한다. CPM(Cost Per Mille), 즉 광고비용을 측정하는 모델의 한 종류로 1000회 광고를 노출시키는 데 사용된 비용 방식의 음악 수익창출 구조는 아티스트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직 3%의 유튜브 크리에어터들만 빈곤선을 넘는 수익을 얻는다. 오직 1%만이 아티스트로서 보장된 삶을 살 수 있다는 이야기인데 이것은 참 불공평하다."

'빌보드 200' 2관왕인 그룹 '방탄소년단'(BTS) 역시 유튜브를 통해 유명해졌고 이를 통해 수익도 얻는다. 샤피로는 "유튜브는 엄청난 마케팅 플랫폼"이라는 점에는 동의했다.

"유튜브가 마케팅은 잘 해주었을지 모르지만 BTS 주요 수익은 유튜브에서 나오지 않았다. 음악 상품과 투어는 아직 아티스트들에게 주요 수익원이다. 실직적인 물품에서 비롯되는 수익구조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음악을 담당하는 변호사 친구가 말했다. '음악은 다른 것만 잘 팔아준다'고. 향수, 티셔츠 등을 잘 팔아주지만 정작 음악 자체를 만드는데 수익을 내기 힘들다는 것이다."

 샤피로는 "더 많은 아티스트가 음악으로 생계를 꾸려나갈 수 있는 더 쉬운 방법을 찾아가도록 같이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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