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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위기의 선동열 감독, 타개책은 결자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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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8-09-14 11:5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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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문성대 기자 = 오지환(LG 트윈스)과 박해민(삼성 라이온즈)을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최종 멤버로 발탁했을 때, 선동열 감독이 과연 후폭풍을 감당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당시 오지환과 박해민의 성적표는 선 감독이 일관되게 주장한 '최고의 선수 구성'과는 거리가 멀었다.

금메달만 획득하면 주위의 모든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으리라 본 것일까.

예선 첫 경기에서 1-2로 대만에 패했다. 팬들을 자극하는 도화선이 됐다. 이후 고교생 수준의 팀들을 연파했지만, 완벽하게 제압하지는 못했다. 팬들의 비판이 극에 달한 이유다. 대표팀은 우여곡절 끝에 금메달을 손에 쥐었고, 오지환과 박해민이 이 금메달로 병역혜택을 받게 되자 팬들은 축하 대신 분통을 터뜨리기에 이르렀다.병역특례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빗발쳤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정운찬 총재는 책임을 통감하며 고개를 숙였다. 정 총재는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와 한국야구미래협의회를 구성해 투명하고 객관적인 국가대표 선발 기준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선수 구성에 문제가 있었다고 시인한 셈이다. 감독에게 선수선발의 전권을 주는 것이 능사는 아니라는 결론이 났다. 공명정대하지 못한 감독은 지지를 얻을 수 없다.

한국청렴운동본부는 13일 선 감독을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국민권익위원회에 신고했다. 이에 앞서 청와대 국민 청원도 등장했다.

한국 야구는 반드시 금메달이 필요했다. 몇 수 아래 팀들이 나오는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지 못했을 때의 비난에도 대비해야했다. 제2의 '도하 참사'를 당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도 있었다. 리그 중단, 전원 프로선수 참가라는 강수를 둔 배경이다. 감독 만의 잘못은 아니었다. 시스템 부재, 무언의 압박도 원인이다.

대회 중 선 감독의 선수 기용 또한 아쉬웠다.논란 속에서도 오지환을 데리고갔으면 조금이라도 명예를 회복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했다.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고 해도 한 경기 정도는 신뢰하고 선발로 기용했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다. 발탁 후 사실상 방치해버렸다.

오지환은 병역혜택을 누리게 됐지만, 야구선수로서 많은 것을 잃었다. 선 감독도 마찬가지다. 아시안게임 금메달 사령탑이라는 타이틀을 얹었지만, 투명하지 못한 야구인이라는 의심의 대상이 됐다. '국보급 투수', '무등산 폭격기', '나고야의 태양' 등 선수 시절 최고의 찬사들이 무색해졌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남자 농구대표팀을 이끈 허재 감독은 두 아들의 대표팀 발탁으로 인해 대회 내내 눈총을 받았다. 결승 진출에 실패한 후 여론에 뭇매를 맞은 허 감독은 귀국 후 대표팀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선 감독은 유능한 지도자다. 선수를 보는 안목, 마운드 운영과 적절한 투수 교체 판단 등 실전에서 잔뼈가 굵은 검증된 사령탑이다. 허 감독과 같이 사퇴 카드를 꺼내기보다는 선수 때처럼 정면승부를 펼치기 바란다. 혹 실수가 있었다면 인정하고, '2019 프리미어 12'와 '2020 도쿄올림픽'에 승부수를 던졌으면 한다. 이 난관은 스스로 극복할 수밖에 없다.

문화스포츠부 차장 sdm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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