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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종 "전생에 무슨 죄를 졌길래 두 번이나 한미 FTA 협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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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8-09-25 06:15:17
'盧·文 정부서 한미 FTA 협상' 지휘 경험에 어려움 토로
"한미 FTA 깰 생각으로 협상···큰 손해 없다는 생각에 개정안 서명"
"파기 혹은 유지 때 유불리 계산···트럼프 행정부서 가장 먼저 타결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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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뉴시스】박진희 기자 =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 24일 오전(현지시각) 미국 뉴욕 쉐라톤 호텔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서 한미 FTA 개정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18.09.25.pak7130@newsis.com
【뉴욕=뉴시스】김태규 기자 = 노무현 정부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 이어 문재인 정부에서 개정협상을 지휘한 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24일(현지시각) "전생에 내가 무슨 죄를 졌길래 두 번이나 한·미 FTA 협상을 두 번이나 해야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이날 미국 뉴욕 현지 프레스센터를 방문해 '노무현 정부에 이어서 문재인 정부 들어서 한미 FTA 개정협상을 담당한 소회를 들려달라'는 요구에 이렇게 말했다.

 이어 "저는 첫 번째도 그랬고,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한·미 FTA를 깰 생각을 하고 협상에 임했다"며 배수의 진을 쳤어야 했다고 강조했다.

 김 본부장은 "한미 FTA라는 것은 만병통치약이 아니고, 민족으로서 우리가 겪어야 할 통과 의례라고 봤다"며 "이것을 과연 유지하는 게 유리한 건지, 깨는 게 유리한 것인지 계산기 두드려 봤을 때, 통상분야에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혜택이 점프할 수 있고, 우리한테 그만큼 유리할 수 있다는 계산을 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협상을 깰 생각도 있다는 것을 상대에게 설명했었더니 미국의 카운트파트가 캐나다·멕시코와 달리 소규모 패키지로 가자고 제안했고, 미국 의회에서 승인받지 않고 그냥 하겠다는 등 4가지 조건을 제시했다"며 "그 조건을 수용하면 국가와 민족 차원에서 크게 손해보지 않고, 레드라인을 지킬 수 있다는 판단이 들어서 서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한·미 정상회담 직후 FTA 개정 협정문에 서명했다.

 두 정상이 서명한 FTA 개정안은 미국이 오는 2021년 1월1일부로 철폐할 예정이었던 화물자동차(픽업트럭) 관세를 20년 더 유지해 2041년 1월1일 없애는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또 투자자-국가 분쟁해결제도(ISDS)의 중복 제소를 방지하는 내용도 담겨 있다.

 김 본부장은 "전 세계 주요국들이 미국과 치열하게 통상분쟁, 통상쓰나미에 휩싸여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가장 먼저 타결되고 선언되는 무역협정이 한미 FTA 개정협상이라는 것은 그 자체가 의미 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이어 "또한 한미 FTA 개정협상은 협상 범위를 소규모로 해서 협상개시 3개월만에 신속히 원칙적 합의에 도달하고, 한미 FTA 개정협상의 장기화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한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우리 농축산업계가 농축산물 추가개방이나, 우리 자동차 업계가 우려했던 자동차 부품의 의무사용 등 원산지 강화 등 우리 측 핵심 민감이슈에 대해 레드라인을 관철한 것은 나름 평가받을 수 있는 부분으로 여겨진다"고 강조했다.

 또 "이번 개정협정 서명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미국 백인, 중산층 몰락으로 인한 상실감이 없고, 제조업 재건에 나선 미국의 움직임이 잠시 국지적으로 이는 파도가 아니라 오랫동안 광범위하게 지속될 것이라 보고 신속히 대처한 결과"라고도 했다.

 김 본부장은 ISDS 중복제소 방지와 관련해 "투자자가 ISDS 제도를 악용해 소송을 제한하는 요소와, 정부의 정당한 정책 변화를 보호하는 요소를 반영했다"면서 "소송을 제기할 이유가 없을 것으로 보이거나 근거가 약할 경우에 신속하게 소송을 각하, 기각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른 투자협정에서 유리한 절차만을 가져와서 한미 FTA, ISDS 소송에서 쓸 수 없도록 했다"며 "투자자가 ISDS 청구시 모든 청구원인에 대한 입증 책임을 갖도록 했고, 설립전 투자에 대해서는 사업계획 단계에서 쓴 비용에 대해서는 보상을 안 해주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김 본부장은 섬유원산지 기준 강화와 관련해 "실-원사-섬유-의류 4단계가 있는데, 이는 실부터 옷까지 모두 한국과 미국에서 생산돼야 하는 의무가 있다. 이게 원산지 기준"이라며 "이번 개정협상 결과에서 공급이 부족할 경우 일부 원료품목 대해서는 한국과 미국에서 생산되지 않아도 예외적으로 원산지로 인정하도록 추진하고 관련 인정 절차를 신속히 진행하기로 합의 봤다"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향후 절차와 관련해 "국회에 가급적 10월 초 비준 동의안 제출할 계획"이라며 "양국 행정부 차원에서 한미 FTA 개정 협정이 가급적 내년 1월1일까지 발효될 수 있도록 노력키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한미 통상 경제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한편, 신북방-신남방 정책을 효과적으로 추진해서 불확실한 국제 통상환경에서 우리 통상저변이 확대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kyusta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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