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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 美 공군 훈련기 최종 입찰 실패…수출길 험난 '우려'

등록 2018.09.28 09:2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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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주 실패로 APT 사업 수주 이후 100억원대 사업규모 확장 전면 백지화

T-50 성능 좋지만 가격이 비싸다는 인식 퍼질 경우 향후 수출도 어려워

KAI, 美 공군 훈련기 최종 입찰 실패…수출길 험난 '우려'


【서울=뉴시스】김동현 기자 =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17조원 규모의 미국 차기 고등훈련기(APT) 교체 사업 최종 입찰에 실패함에 따라 향후 T-50 기종의 수출길도 험난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KAI가 미국 APT 사업자로 선정됐을 경우 우리나라는 '미국으로부터 전투기를 수입하는 나라'에서 '미국에 항공기를 수출하는 나라'로 위상이 높아질 수 있었지만 반대의 상황에 처하게 됐다.

 당장 KAI는 이번 수주 실패에 따라 향후 제 3국으로의 T-50 수출을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미 공군에서 '가격대비 성능이 떨어져 외면한 기종'이라는 낙인이 찍힐 경우 향후 수출에 애로를 겪을 공산이 크다는 지적이다.

 28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미국 공군은 27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차기 고등훈련기 입찰에 스웨덴 사브-미국 보잉 컨소시엄의 BTX-1이 선정됐다고 밝혔다. 계약 규모는 92억달러(약 10조2000억원)다.

 KAI는 지난해 미국 록히드마틴과 함께 토종 고등훈련기 'T-50'를 개조한 'T-50A'모델을 앞세워 APT 사업 입찰에 뛰어들었지만 최종 입찰에서경쟁사 대비 높은 가격으로 인해 수주에 실패했다.

 KAI 측은 APT 수주에 성공할 경우 2025년 미 해군용 훈련기 650여대 33조원, 제 3국 시장 수출 50조원 등 사업 규모가 100조원대로 확장될 수 있다고 내다보기도 했지만 APT 사업 수주 실패로 계획은 전면 수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APT 사업 수주 실패는 KAI의 T-50 수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T-50은 KAI가 자체 개발한 초음속 고등훈련기로 개발 직후에는 성능은 좋지만 가격이 비싸다는 이유로 수출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그동안 T-50은 인도네시아 16대, 이라크 24대, 필리핀 12대 등 64대, 3조3000억원 규모의 수출액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 같은 성과도 우리나라 공군이 T-50을 운용하며 훈련기와 전투기로 활용할 수 있음을 보여 준 이후부터 나왔다.

 미 공군에서 스웨덴 사브-미국 보잉 컨소시엄의 BTX-1을 선택한 만큼 동남아·유럽 등에서도 T-50을 외면할 가능성이 높아 KAI의 향후 수출 전선에도 먹구름이 예상된다.

 이와함께 2015년 12월부터 시작한 한국형 전투기(KF-X) 사업에도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높다.

 KAI는 2022년 초도비행을 목표로 KF-X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내년 9월까지 KF-X 상세설계를 완료하고 2021년에는 시제 1호기가 출고된다. 이어 2022년 초도비행를 거쳐 2026년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KF-X 사업은 개발 기간 10년, 개발비만 8조원 이상이 투입되는 초대형 연구개발 프로젝트로 수주액은 7조9000억원 규모에 달한다.

 APT 사업자 선정 실패에 따른 후폭풍은 '너무 많은 비용을 들여 KF-X 사업을 추진하는 것 아니냐'라는 식으로 본격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 APT 사업자 선정으로 발생할 수 있었던 경제적 효과를 누릴 수 없다는 점도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일반적으로 항공기 1대를 수출하는 것은 중형 자동차 1000여대를 수출하는 것과 같은 경제 효과를 창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의 10배가 넘는 20~30만개 부품으로 만들어지는 항공기 생산이 대부분 수작업으로 이뤄지다보니 이에 따른 고용창출,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력도 높다는 것이다.

  T-50에 들어가는 항공전자부문 부품, 엔진 등을 공급하는 LIG넥스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도 직·간접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KAI가 수주에 성공했을 경우 국내 방산업체들의 일감 증가 및 고용 창출, 이로인한 지역경제 활성화 기업가치 향상 등을 도모할 수 있었지만 이 같은 계획이 전면 백지화된 것이다.

 KAI 관계자는 "최저가 낙찰이기 때문에 가격 차이로 이런 결과가 발생한 것 같다"며 "록히드마틴과 KAI도 협력해 전략적 가격으로 입찰에 참여했지만 보잉사의 저가 입찰에 따른 현격한 가격 차이로 탈락한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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