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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한일갈등 깊어가는데…'해법찾기' 관심없는 주일대사관 국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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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8-10-19 09:15:52  |  수정 2018-10-19 10: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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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뉴시스】 조윤영 특파원 = 일본 도쿄 소재 주일 한국대사관에서 18일 오후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윈회의 국정감사는 한일 양국 관계의 현주소와 우리의 외교역량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 생생한 현장이었다. 

 지금 한일간에는 무수한 외교적 난제들이 쌓여가고 있지만 어느것 하나도 해법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날 국감장에서 부각된 굵직한 문제만해도 위안부합의 처리 문제, 일제강점기 강제징용자 보상 문제, 대북제재에 대한 양국 입장 차이 등 어느 것 하나 해법이 쉬운 문제가 없다. 여기에다 독도, 일본 역사 교과서 왜곡 등 해묵은 난제까지 오버랩시키면 현재의 한일 관계는 그야말로 옴쭉달싹하기하기 어려운 수렁에 빠진 형국이다.

 이런 마당에 이날 우리 국회의원들의 질의와 추궁에서는 한일 관계를 어떻게 풀어가야 할 것인지를 외교적 관점에서 고민하는 모습을 찾기 어려웠다. 시종일관 국내정치와 여론을 의식한 선정적 발언들이 국감장을 채웠을 뿐이다. 전현직 여당대표들이 번갈아가며 전 정권의 위안부 협상과정을 다시 들추며 당시 실무자에게 책임을 묻는 장면은 그 클라이막스라고 할 만했다. 국내에서 이미 수없이 파헤쳐진 문제를 도쿄 한복판에서 다시 끄집어내 정보 관계자의 신원을 공개하고 기를 꺾어놓는 것이 전 정권의 '적폐'를 끊임없이 부각시키는 효과는 있을지언정 대일 외교에 무슨 도움이 될까 싶다.

 더욱 걱정스런 것은 대일 외교를 최전선에서 이끌고 가야 할 대사관의 역량인 것으로 보였다. 이날 이수훈 대사는 의원들의 질문에 깊이있는 답변을 내놓지 못한 채 국내외 언론 보도 내용을 옮기기 급급했다.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지난 6일 방북 전 일본을 방문했을 때 관련 정보를 파악했느냐" "위안부 합의를 파기하면서도 재협상은 않겠다고 하는데 대책이 뭐냐"는 등의 현안 질문에도 이 대사는 "챙겨보겠다" "내 권한 밖이다"는 말로 넘어갔다. 한 야당 의원이 1959년부터 25년간 진행된 재일교포 북송사업의 일본 책임 문제를 거론하자 이 대사는 이 문제에 대한 인식 부족을 드러내기도 했다.

 급기야 의원들의 입에서는 "대사가 청와대 대변인같은 말을 한다" "대사관의 현주소가 이건가"라는 한탄이 나왔다.

 현재의 한일 관계는 한 의원의 지적대로 "갈등과 충돌의 요소는 계속 쌓여가는데 협력의 동기는 보이지 않는" 형국이다. 그럴수록 상대에 대한 깊은 지식과 치밀한 전략으로 대처해 나가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날의 국감 현장은 우리 외교 책임자들이 이런 열의와 역량으로 무장돼 있는지, 그리고 우리 정치권이 이를 뒷받침해줄 의지가 있는지에 대해 고개를 젓게 만들었다.

 yunch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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