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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억짜리 車인데"…잦은 고장에도 대책 없는 '랜드로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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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8/11/06 09:05:00
구매자 "수리 후 부품고장 계속, 사후관리시스템 엉망"
사측 "차량 문제점 자꾸 인터넷 올리면 보상 못해줘"
내비게이션 오류·후방 카메라 꺼짐 등 현상 계속 발생
사측 "첨단 기능 탑재로 내부구조 복잡해져 원인파악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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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방 카메라·센서 미작동으로 후면 주차 도중 벽을 들이박아 테일램프가 깨진 랜드로버 차주의 차량 (사진 제공=랜드로버 차주)
【서울=뉴시스】 박민기 기자 = "차가 고장나서 서비스센터에 '어떻게 고쳐줄 거냐'고 물어봐도 '방법은 없는데 일단 입고는 해보라'고 말합니다. 문제점을 짚은 영상을 인터넷에 올리니 '영상을 자꾸 올리면 어떠한 보상도 해줄 수 없다'는 대답만 돌아옵니다. 비싼 차를 팔면서 아무런 대처를 안 해주니 고객 입장에서는 정말 속이 터집니다."

최근 계속되는 부품 고장으로 랜드로버 서비스센터를 방문했던 성모(28)씨는 6일 뉴시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센터측의 부실한 대응에 분노를 쏟아냈다. 차량에서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견돼 서비스센터에 차량을 맡겼지만 수리 후에도 부품 고장은 계속됐다.

연결도 잘 되지 않는 서비스센터에 수십 번 전화해 겨우 예약을 잡았지만 차량 상태는 수리 전과 별반 다를 것이 없었다. 성씨는 "차 가격은 2억원인데 사후관리 시스템은 엉망"이라며 "이럴 줄 알았으면 절대 랜드로버를 사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씨는 지난 5월 '레인지로버 보그 4.4 디젤' 신형 모델을 1억8700만원을 주고 구입했다. 그는 랜드로버 차량을 구입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로 '승차감'과 '디자인'을 꼽았다. 그는 "2억원대 하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중에서는 랜드로버 만한 차가 없다고 생각했다"며 "승차감이나 주행성능도 괜찮고 외관 디자인, 인테리어도 마음에 들어서 선택했는데 사후관리나 인포시스템이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고 설명했다.

성씨의 차량은 '블루투스 끊김 현상', '내비게이션 화면 꺼짐', '정차 시 울리는 기계 잡음' 등 약 7개의 증상을 지속적으로 보이고 있다. 그 중 그가 가장 위험하다고 판단하는 문제점은 '후방 카메라·센서 꺼짐'과 블루투스 끊김 현상이다.

특히 주차를 할 때 모니터가 꺼져 후방 카메라가 작동되지 않는 증상은 운전자에게 치명적이었다. 후방 카메라가 꺼진 상태에서 센서까지 작동하지 않아 성씨는 후면 주차 도중 차량을 그대로 주차장 벽에 들이박았다. '후방 카메라는 꺼졌어도 센서는 작동할 것'이라고 믿었던 그의 차량 테일램프는 아직까지 깨진 채로 방치돼 있다.

고속 주행 중 발생하는 블루투스 끊김 현상 역시 개인사업을 하는 그의 안전을 위협했다. 운전 도중 전화가 끊겨 블루투스 재설정을 위해 조작을 하다보면 자칫 교통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성씨는 "운전 중에 블루투스를 계속 연결할 수도 없고 일상생활에 지장이 많다"며 "랜드로버 차량을 살 때 왜 주변 사람들이 말렸는지 이제 알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시스템 문제로 차가 고장났으면 회사에서 책임지고 처리를 해줘야 하는데 '고칠 방법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한다"며 "더 이상 랜드로버 차를 타고 싶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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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에 시동을 걸었는데 갑자기 내비게이션 화면이 보라색으로 뜨며 오류를 일으킨 모습 (사진 제공=랜드로버 차량 차주)
'레인지로버 벨라 R 다이내믹 HSE' 모델의 차주인 최모(23)씨 역시 비슷한 증상들에 시달리고 있다. 그는 지난 8월 랜드로버 매장에서 9800만원짜리 벨라 중고차를 구입했다. 해당 모델은 신차 가격이 1억2000만원에 달하는 고가 스포츠유틸리티차량이다.

최씨는 "후진할 때 후방 카메라가 꺼지는 현상은 이제 당연하다고 느낄 정도고 지난 8월 한창 더울 때였는데 차량 모니터쪽에 렉이 걸려 에어컨을 켜지도, 끄지도 못하는 상황을 겪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가장 화났던 점은 핸들 리모콘 작동이 안 돼서 인천에서 서울 성수 서비스센터까지 찾아가 수리를 위해 3시간을 기다렸는데 '부품이 없으니 다시 오라'는 소리를 들은 것"이라며 "부품도 없는데 왜 고객을 서비스센터까지 불렀는지 이해를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또 그는 "겨우 수리를 받고 난 뒤에도 속도가 100㎞/h를 넘으면 차에서 '달그락' 거리는 소리가 나 센터에 차량을 보냈는데 '원인을 모르겠다'는 대답만 돌아왔다"며 "추석 연휴 전에 발생했던 문제인데 지금까지 전화도 없고 수리를 받아도 정비 이력서를 안 보내 차를 진짜 살펴보기는 한 건지 의문이 든다"고 덧붙였다.

재규어랜드로버는 위에 제기된 문제들이 사실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첨단 기능들이 차에 적용되는 과정에서 생긴 오류"라는 입장을 밝혔다. 랜드로버 차량의 경우 오프로드를 위해 중점적으로 설계됐는데 자율주행, 헤드업 디스플레이 등의 기술들을 접목시키다 보니 내부 전장구조가 복잡해져 고장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는 고객 서비스가 미진한 부분에 대해 수입차업계 전반의 구조적인 문제도 언급했다.

이 관계자는 "랜드로버 차량이 기대 이상으로 많이 팔려 현재 보유한 서비스센터 수로는 고객들의 요청을 모두 수용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서비스센터도 부동산 개념이라서 서울에 들어오려면 환경평가 등의 까다로운 조건을 거치고 부지·건설 확보 등도 어려워 마음대로 확장을 하기가 힘들다"며 "계속해서 서비스 보완은 하고 있지만 구조적인 갭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랜드로버 차주들이 지속적으로 제기하는 고장과 서비스 대응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직원들 교육을 강화하는 등 노력하고 있다"며 "소비자들의 만족을 위해 최선을 다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mink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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