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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대형마트 쉬면, 전통시장에 간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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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8-11-16 14:29:04  |  수정 2018-11-16 14:3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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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표주연 기자 = 현재 국내 대형마트는 월 2회 문을 닫고 영업을 하지 않는다.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매월 공휴일 중 이틀은 의무적으로 휴업을 해야 한다. 그 휴일은 각 지자체가 정한다.

  이 때문에 올해는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 전날 전국 대형마트 절반 이상이 문을 닫았다. 공교롭게도 대부분 지자체가 정한 의무휴업일과 추석 전날이 겹쳤다.

  여기서 더 나아가 현재 정치권은 스타필드 등 복합쇼핑몰도 월2회 의무 휴무하도록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복합쇼핑몰이 주변 상권을 위축시킨다는 이유에서다. 

 ‘대형마트 의무휴업제’는 건전한 유통 질서 확립, 근로자의 건강권 및 대규모점포 등과 중소유통업의 상생발전을 위해서 2012년부터 시행됐다.

 이쯤 되면 대형마트 휴무제로 전통시장이 살아났는지 확인하고 싶다. 의무휴업이 시행된 지난 6년간 소상공인과 전통시장의 살림살이는 얼마나 나아졌을까.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전국 전통시장 매출은 2011년 21조원에 달했지만 2012년 20조1000억원, 2013년 19조9000억원으로 매년 감소추세다.

 실제 대형마트 의무휴업을 실시한 결과 혜택은 소상공인과 전통시장이 아니라 대형 식자재 마트에 몰리고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연구에 따르면 마트 휴업일에 전체 소비자 가운데 27.4%가 온라인몰, 중소슈퍼 등 다른 유통업체를 이용했다. 가장 많은 60%는 다른 요일에 대형 유통업체를 이용한다고 답했다. 나머지 12%는 “아예 주말쇼핑을 포기한다”고 답해 소비 부진의 주요 요인 중 하나로 드러났다. 결국, 72.6%가 휴무일에 쇼핑을 안 한 셈이다.

 일본, 프랑스 등 과거 대형마트 일요일 영업을 제한했던 선진국들도 근로자의 일할 권리 등이 침해된다는 명분과 함께 소비진작이라는 실익을 위해 최근 4~5년 새 규제를 대거 철폐했다.

  전통시장은 대형마트와의 ‘서비스 전쟁’에서 완패 중이다. 극악하게 어려운 주차, 구매한 물건을 들고 다녀야하는 불편함, 상인들의 불친절함과 카드결제 거부, 비가 오는 날이면 질퍽해지는 바닥 등.

 전통시장을 외면하게 만드는 이유들이다. 물건이 다소 싸다는 장점이 있지만, 이 모든 단점을 상쇄할 정도로 매력적이지 않다. 여기에 대형마트에 농산물을 납품하는 계약농가의 줄어드는 발주물량은 누가 책임을 져야하나.

  재미있는 점은 오랜기간 유통업계에서 소매시장을 지배할 것으로 예상됐던 대형마트 조차도 온라인거래 업체에 밀려 서서히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그렇다면 대형마트에 입점한 소상공인과 중소유통업자, 협력사와의 상생, 건전한 유통 질서 확립을 위해 식자재와 생필품을 집앞까지 배달해주는 온라인거래업체들도 한 달에 두 번은 홈페이지를 닫아야 하나.

 만약, 온라인거래 업체들이 한 달에 두 번 일제히 홈페이지를 닫는다면, 대형마트의 성장세가 되돌아 올까. 업계는 감히 말한다. 대형마트가 한 달에 두 번 문을 닫아도, 전통시장은 살아나지 않는다고.

  결국 해답은 해당 업체의 경쟁력에 달려있다. 매력을 소비자에게 제시하지 못하는 쪽은 결국 도태되는 것이 가장 자본주의스럽다.

  물론 자본주의는 따듯해야한다. 초등학생과 대학생을 경쟁붙이고 이긴쪽이 모두 갖는 식의 자본주의가 돼서는 안된다는 게 ‘상생’이다. 모든 플레이어에게 경쟁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고, 누구나 부유해지거나 망할 자유가 보장되는 게 바람직하다.

 pyo00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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