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수저 청약' 논란 신혼희망타운…주담대 쓰면 월 110만원 이상 갚아야
강남과 가까운 '위례 신혼희망타운', 508가구 공급
입지좋거나 서울지역내 신혼희망타운 물량 너무 적어
"신혼희망타운 입지가 중요한데, 대부분이 서울 외곽"
분양가 높은 위례·수서지구, 월 대출원리금도 높아
입지좋은 곳 '금수저'들이 차지할듯…국토부 대책 없어
【서울=뉴시스】21일 경기도 하남시 위례지구 A3-3b 블록에서 개최된 '신혼부부와 아이들이 행복한 신혼희망타운 기공식 및 업무협약식'에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기념사를 하고 있다. (제공=국토교통부)
국토교통부는 이날 신혼희망타운 선도지구인 위례지구에서 '아이 키우기 좋은 공공주택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신혼희망타운 착공을 공식화했다.
위례 신혼희망타운은 강남과 가깝다는 지리적 잇점 때문에 정부가 대책을 발표했을 때부터 신혼부부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문제는 위례처럼 입지가 상대적으로 좋거나 서울 지역내 신혼희망타운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신혼희망타운은 다음달 위례(508가구)와 평택고덕(891가구)을 시작으로 내년엔 서울 양원(405가구), 수서역세권(635가구), 화성 동탄(1171가구), 고양 지축(750가구), 남양주 별내(383가구), 하남 감일(510가구) 등에서 분양이 이뤄진다. 2020년에는 고덕 강일(3538가구), 과천 지식(545가구), 수원 당수(911가구), 의왕 고천(899가구) 등에서 공급된다.
서울에 신혼희망타운이 일부 포함됐지만 공급 물량은 여진히 적은 편이다. 이곳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들은 서울과의 접근성이 떨어져 신혼부부가 서울로 출·퇴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심교언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이날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위례는 입지가 좋지만 다른 지역은 그렇지 못하다"면서 "신혼희망타운이 서울 외곽에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신혼부부들이 직장에서 왔다갔다 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희망타운은 무엇보다 입지에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
입지가 좋은 신혼희망타운의 경우 분양가가 비싸다는 문제도 있다. 결혼한지 몇년 안된 신혼부부들의 경우 대부분 사회 초년생들이 많을텐데 이들이 과연 부모 도움을 받지 않고 4~6억원대 비싼 집을 구입할 수 있느냐는 지적도 잇따른다.
위례신도시 46㎡(전용면적)의 예정 분양가는 3억9700만원, 55㎡은 4억6000만원이다. 평택 고덕국제신도시 46㎡은 1억9900만원, 55㎡은 2억3800만원인 것과 대비된다.
신혼희망타운 입주자 소득기준은 맞벌이의 경우 도시근로자 평균소득 130%, 외벌이는 120%이고 순자산이 2억5060만원 이하이어야 한다.
【서울=뉴시스】위례 신혼희망타운 조감도 (제공=국토교통부)
맞벌이로 월 650만원(외벌이 월 600만원)을 벌고 아이가 한명 있는 맞벌이 신혼부부에게는 상당히 부담이 큰 금액이다.
결국 입지좋은 곳은 본인 벌이는 적어도 재력가를 부모로 둔 '금수저' 신혼부부들이 사실상 다 차지하지 않겠냐는 지적이 나온다. 부모로부터 받은 재산을 임시로 다른 사람 명의로 돌려놓거나 순자산을 줄이기 위해 부채를 일부로 늘리는 등 편법이 동원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국토부는 신혼희망타운 입주 자격에 '순자산 2억5060만원 이하' 조건만 추가했을 뿐 불법·편법 분양을 막기 위한 대책은 세우지 않았다.
국토부 관계자는 "월소득 600만원에서 이자 부담이 많냐, 적냐는 개인 소비 성향에 따라 다른 것"이라며 "정부는 월 600만원(외벌이 기준)까지 버는 신혼 가구중에서 80%까지는 공급받을 수 있는 기회를 주려고 한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월소득 600만원인 사람이 대출 원리금 150만원에 분양을 받을지 혹은 월소득 300만원인 사람이 위례나 평택고덕지구에서 받을지는 (스스로) 판단해서 선택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심 교수는 "금수저들이 많이 지원할 것"이라며 "칼같이 차단해야 할텐데 행정력이 낭비되다 보니 (정부 당국이) 기준을 바꿔가면서 가려내는게 쉽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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