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스타벅스, 상생안 내놓겠다더니 '커피 찌꺼기 기부'?
소상공인연합회 "핵심에서 벗어난 얘기"
기존 '사회공헌활동' 상생안으로 내놔
"상대방이 인정하지 않는 것은 상생안 아냐"
11일 예정된 '상생토론회'도 일정 미뤄져
위기를 모면키 위해 상생안을 내놓겠다고 했다가 별다른 고민 없이 기존에 해오던 사회공헌활동으로 때우려는 것 아니냐는 게 소상공인업계의 반응이다.
9일 스타벅스커피코리아와 소상공인연합회 등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최근 소상공인연합회에 커피 찌꺼기인 커피박을 일부 연합회 회원 등에 전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는 골목상권 침해 논란을 겪고 있는 스타벅스가 지난 10월 소상공인과 관련한 상생방안을 내놓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과 관련해 제시한 안이다. 이와 함께 스타벅스 측은 재능기부 카페, 장학사업 등 기존에 해오던 사회공헌활동을 상생안으로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스타벅스는 매장이 모두 직영점으로 운영되고 있어 가맹사업법 등의 적용을 받지 않는 만큼 매장 간 거리 등에 대해 제한을 받고 있는 다른 커피 가맹점들에 비해 자유롭게 출점에 나서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 지역에 여러 개의 스타벅스 매장이 들어서는 게 가능해 소상공인 측에서는 골목상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논란을 감안해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김규환 의원은 이석구 스타벅스커피코리아 대표를 지난 국감에 출석시키려 했으나 스타벅스가 상생안을 내놓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출석 요청을 철회했다.
이에 따라 스타벅스는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소상공인을 배려한 상생안을 내놓을 예정이었다. 이를 위해 소상공인연합회 등 소상공인 관련단체와 협의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근 소상공인연합회 측에 이 같은 수준의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과연 소상공인의 입장을 배려한 상생안이 맞느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표이사의 국감 출석을 피하기 위해 상생안을 내놓겠다고 약속했다가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본질적인 고민을 외면한 채 생색내기용 대책만 내비친 것 아니냐는 게 소상공인 측 입장이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은 "아직까지 제대로 된 논의라고 할 수 있는 과정도 없었는데 며칠 전에 실무자가 한 번 전화해서 스타벅스에서 나오는 커피 찌꺼기를 연합회 소속 필요한 사람들에게 주겠다느니 이런 얘기를 하고 있다"며 "이런 방안은 핵심을 벗어난 얘기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어 "스타벅스의 가장 큰 문제점은 한 곳에 밀집해 상권을 초토화시키는 것"이라며 "상대방이 인정하지 않는 일방적인 안을 상생안이라고 할 수 있느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스타벅스 관계자는 "사회공헌활동 등 우리가 하고 있는 일들을 설명하고 같이 협업할 수 있는 방안 등을 얘기하고 있는 단계"라며 "우리가 할 수 있는 상생안과 그쪽에서 같이 할 수 있는 좋은 상생안이 있을 수 있으니 매칭하는 단계라고 보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골목상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부분은 서로 간에 이해가 필요한 부분이다. 저희는 골목상권에 들어간 적이 없다"며 "(상생안을 통해)추가적으로 뭘 할 거냐는 내용에 대한 것은 좀 더 얘기가 진전된 다음에 이뤄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스타벅스와 소상공인연합회는 당초 오는 11일께 토론회를 열고 상생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었지만 일정을 미룬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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