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웜비어 가족 "북한은 악마…당당히 맞서겠다”

등록 2018.12.20 15:3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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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DC서 열린 재판에서 증언

【워싱턴=AP/뉴시스】북한에 억류되었다가 혼수상태로 귀국한 뒤 사망한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가족들이 19일 (현지시간) 김정은 정권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 재판에 참석해 증언했다. 사진은 지난 1월 30일 미 연방의회에서 열린 연두교서에 참여해 눈물을 흘리고 있는 신디와 그의 남편 프레드 웜비어. 2018.12.20.

【워싱턴=AP/뉴시스】북한에 억류되었다가 혼수상태로 귀국한 뒤 사망한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가족들이 19일 (현지시간) 김정은 정권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 재판에 참석해 증언했다.  사진은 지난 1월 30일 미 연방의회에서 열린 연두교서에 참여해 눈물을 흘리고 있는 신디와 그의 남편 프레드 웜비어. 2018.12.20.


【서울=뉴시스】 이운호 기자 = 북한에 억류되었다가 혼수상태로 귀국한 뒤 사망한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가족들이 19일 (현지시간) 김정은 정권을 제기한 소송의 첫 재판에 참석했다.

CNN보도에 따르면, 오토의 어머니 신디 웜비어는 “악마에게 당당히 맞서겠다”며 “세상에 북한 보다 사악한 건 존재하지 않는다”고 이날 워싱턴 DC 미 연방법원에서 열린 첫 재판에서 말했다. 북한을 먼저 처벌해야만 아들을 편히 보내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어 “나는 북한 정권이 고통을 느끼길 원한다”며 “우리는 더 이상 희생자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버지 프레드 웜비어는 22세 아들이 북한에서 1년 5개월이나 억류된 뒤 혼수상태로 돌아와 6일 만에 숨졌다며 “당시 나를 가장 비참하게 만든 건 아들과 어떤 교감도 할 수 없다는 사실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가 이 자리에 서 있는 건 북한이 더 이상 두렵지 않기 때문이다. 그들은 비겁하고,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최악의 행동을 했다. 이건 겁쟁이나 하는 짓이다”고 말했다. 또 오토가 북한에 의해 억류된 동안 가족들은 혹시 아들에게 어떤 피해가 갈지 몰라 전전긍긍하며 어떤 말도 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웜비어 가족의 변호사는 매사추세츠 소재  터프츠대학교 한국학과 이상윤 교수와 미 북한인권위원회 데이비드 호크  위원이 제공한 증거 자료를 공개하며 오토 웜비어가 북한 정권에 의해 고문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오토 웜비어가 미국으로 귀국한 2017년 당시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억류되었던 미국인 대학생은 어떤 고문도 받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한 정부 관계자는 이번 재판에 참석하지 않았다. 오토의 아버지는 “북한 정권이 웜비어  가족에 대해 전혀 신경쓰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들의 죽음이 “당신들이 상상할 수 없을 만큼 공허하게 느껴진다”며 자신이 생을 다하면 아들 옆에서 눈을 감고 싶다고 말했다.

웜비어 가족은 지난 17일  정신적 고통과 경제적 손실을 보전하라며 북한 정부를 상대로 약 11억 달러(약1조2447억원)를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버지니아 대학교에 재학 중이던 오토 웜비어는 여행비자를 받고 북한에 입국한 뒤 2016년 1월 2일 정치선전 포스터물 절도 혐의로 체포되어 15년 노동형을 선고 받았다. 북한 정권에 의해 17개월 동안 구금되어 있던 웜비어는 2017년 6월 13일 미국에 혼수상태로 귀국한 뒤 그달 16일에 숨졌다.

웜비어가 귀국했을 당시 미국 의료진들은 최소 1년 전 외부의 충격으로 그의 뇌가 손상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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