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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미꾸라지' 6급 수사관보다 뒷전이 된 대법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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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8-12-28 17: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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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강진아 기자 = 2018년이 단 나흘 남았다. 한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 청와대 전 특별감찰반원 김태우 검찰수사관을 둘러싼 각종 의혹과 폭로들이 정국을 뒤덮고 있다.

지난달 말 김 수사관과 관련된 의혹이 처음 제기된 이후 특감반과 그를 둘러싼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사태 초반에 김 수사관은 여권 인사 비위 첩보를 상부에 보고해 쫓겨났다고 주장했고, 청와대는 "궁지에 몰린 미꾸라지 한 마리가 개울물을 흐리고 있다"고 반박했다. 청와대와 김 수사관이 첨예하게 대립했던 '진실 공방'은 검찰 고발과 감찰로 이어졌고 정치권까지 확대됐다.

자유한국당은 김 수사관이 주장하는 '민간인 사찰 의혹' 등 연일 특감반 관련 의혹을 제기하며 청와대를 향해 날을 세우고 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한국당이 김태우의 '입'만 바라보고 정치공세를 하고 있다"며 맞서고 있다. 이 같은 논란 속에 새해에는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김 수사관을 둘러싼 정치권 충돌이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의 관심이 6급 검찰수사관에게 쏠렸던 사이에 법조계의 또다른 인물은 무관심 속에 잊혀져갔다. 전날 국회 본회의에서 임명동의안이 통과된 김상환 대법관이다.

일각에서는 김 수사관을 둘러싼 여야 대치로 김 대법관 취임이 해를 넘길 것이라는 관측도 했다. 여야 정쟁으로 인해 법조계의 '어른'으로 일컬어지는 대법관의 임명 절차는 뒷전으로 밀려나면서 국민들의 관심에서 점점 멀어졌기 때문이다. 최근 언론의 상당수를 장식하는 김 수사관의 이름은 알아도 김 대법관의 이름은 알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김 대법관은 지난달 1일 퇴임한 김소영 전 대법관 후임으로 지명됐다. 하지만 제때 인선 절차가 이뤄지지 못하면서 대법원은 두 달여간 대법관 공백 사태를 겪었다.

김 대법관은 지난 10월2일 임명제청됐지만 국회 인사청문회는 두 달 후인 지난 4일에야 진행됐다. 한국당에서 청문위원 명단을 제출하지 않고 차일피일 미뤘고 청문회를 마친 뒤에도 여야 합의 실패로 보고서 채택이 무산되면서 두 달을 허송세월로 보낸 셈이다. 대법관 1명당 연간 3000건이 넘는 상고심을 처리하는 상황에서 사건 적체 우려 목소리가 나오지 않을 수 없다.

대법관 공백은 처음이 아니다. 정치적 상황에 따라 대법관 퇴임 때마다 공백 사태가 반복돼 왔다. 지난해 2월과 6월 퇴임한 이상훈·박병대 전 대법관 후임도 공석이었다가 그해 7월 임명됐다. 지난 2012년에는 박일환·김능환·전수안·안대희 전 대법관이 일제히 퇴임했지만 국회 파행으로 인사청문회 등 임명동의 절차가 지연되면서 대규모 공백이 현실화됐다. 당시 "재판 기능이 마비돼 국민의 신속한 재판 받을 권리가 심각하게 침해될 것"이라고 대법원이 이례적으로 공식 입장을 내기도 했다.

김 대법관이 28일 취임하면서 공백 사태는 다행히 해를 넘기지 않게 됐다. 대법원장과 대법관 총 14명이 모두 자리를 잡고 새해를 맞게 된 것이다. 내년에는 임기를 마치는 대법관이 없다. 다음번 대법관 임명은 2020년에야 이뤄질 예정이다. 그때가 되면 국회가 또한번 대법관 공백에 뒷짐만 질 것 같아 벌써부터 걱정이다.

 aka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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