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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총괄건축가 서울대 건축과 독식 논란…동문나눠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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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9-01-04 06:00:00
1개월에 8번 나와 월급 거의 400만원
출근일 외 자문회의 참석시 별도 수당
서울대 건축학과 출신 독식 취지 퇴색
【서울=뉴시스】박대로 기자 = 서울시 건축정책을 조언하는 민간전문가인 '서울시 총괄건축가' 자리를 놓고 연초부터 뒷말이 무성하다. 공공정책을 다루는 공익성 짙은 직책인 총괄건축가가 지나치게 많은 수당을 받아간다는 비판에서부터 특정 학맥·인맥이 서울 공공건축 분야를 독점한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4일 서울시에 따르면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2일 김승회 서울대 건축학과 교수를 제3대 총괄건축가로 위촉했다. 김 신임 총괄건축가는 앞으로 ▲서울시 주요 공간환경사업 총괄기획·자문 등 사전검토 ▲서울시 공간환경 관련사업 부서간 상호협력·조율 ▲국내외 도시들과의 정보교류와 협력체계 구축 등 업무를 수행한다.

김 총괄건축가는 앞으로 임기 2년간 매달 400만원 안팎 보수를 서울시로부터 수령한다. 일당은 서울시 정무부시장과 같은 수준인 47만4579원이다. 주 2회 근무 형태라 1개월에 8번만 일하고 최소 379만6632원을 받는다. 근무일 외 일정이 생겨서 회의 등에 참석하면 2시간 미만은 10만원, 2시간 이상은 15만원씩 수당이 지급된다.

서울시가 보수기준을 '엔지니어링 기술자 노임단가'인 하루 36만3289원에서 '공무원 보수규정'상 정무부시장 수준인 47만4579원으로 올렸기 때문에 김 신임 총괄건축가는 전임자들(1대 승효상, 2대 김영준)보다 더 많은 금액을 받는다. 
 
서울시 안팎에선 지나치게 보수가 많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서울총괄건축가는 부시장 지위에 준해 행정업무처리를 하므로 공무원 보수규정에 따라 수당을 지급하는 것이 적정하다"고 밝혔다. 김 총괄건축가는 임기 2년 동안 서울대 건축학과 교수직도 유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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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승회 서울총괄건축가. 2019.01.03. (사진= 서울시 제공)
김 총괄건축가를 둘러싼 특정 학맥·인맥도 논란이 되고 있다.    

김 총괄건축가는 서울대 건축학과에서 학사와 석사를 땄다. 1대 승효상, 2대 김영준 총괄건축가도 서울대 건축과에서 학사와 석사를 취득했다. 특히 김영준 전 총괄건축가는 승효상 현 대통령직속 국가건축정책위원장이 운영하는 건축사사무소 '이로재'에서 부소장직을 맡았던 인물이다.

승효상 위원장은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운영위원장도 겸임하고 있다. 승 위원장 등 운영위원들은 올해 열릴 비엔날레 총감독에 임재용 건축사사무소 OCA 대표를 앉혔는데 임 대표 역시 서울대 건축과 출신이다.
 
임 대표는 또 1980년대 김승회 신임 총괄건축가와 3년 차이로 미국 미시간대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땄다.

한 건축업계 관계자는 "총괄건축가 제도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이런 식으로 대물림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안배를 하지 않으면 가족경영처럼 돼버린다"며 "아무리 (서울대 건축과 출신들이) 능력이 출중해도 이런 식으로 만드는 것은 흔치 않다. 우리나라 건축가 풀이 그렇게 좁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제도가 시작되는 시점부터 이런 식으로 하면 많은 건축가들이 '아, 여기는 우리가 들어갈 수 없는 곳이구나' 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무엇보다 승효상 위원장이 우리나라 건축계에서 차지하는 위치, 그리고 그가 문재인 대통령의 부산 경남고 동창이라는 사실 자체가 다른 건축계 인사들에게 위압감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단 거기(승효상 위원장측)에 권력이 집중된 게 있다. 함부로 얘기하기 쉽지 않다. 워낙 힘이 집중돼 있다"며 "(그들에게) 밉보이면 공공건축가 그룹에도 못 들어가게 돼 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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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영준 서울총괄건축가. 2019.01.03. (사진= 서울시 제공) (사진=뉴시스DB)
총괄건축가 등이 공공건축과 관련한 자신들의 일자리 창출에 집중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총괄건축가를 중심으로 한 건축가 그룹은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를 주도한다. 2년마다 열리는 이 사업에는 서울시비가 50억원 이상 투입된다. 격년제로 열리는 이 비엔날레를 준비하기 위해 서울시는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재단'까지 설립할 계획이다. 재단에는 건축 전문가와 전시 전문가 등 30여명이 채용될 예정이다. 시는 재단 설립을 위해 10억원대 건물을 돈의문박물관마을에 짓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서울시는 또 총괄건축가 휘하에 공공건축가 170여명을 위촉해 일선 자치구에도 공공건축 관련 조언을 하게 했다. 공공건축가는 10만~15만원 정도만 받고 각지에서 건축자문을 해왔다.

서울시는 '마을건축가'라는 새 개념을 도입해 서울시내 424개 전체 동에 건축가를 파견할 계획도 갖고 있다. 총괄건축가의 지휘를 받는 마을건축가들은 자문료로 15만원(매달 최대 2회)을 받게 된다. 과제를 수행하면 그 대가로 36만원(매달 최대 4회)이 지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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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승효상, 건축가. 2018.04.09. (사진 = 예술의전당 제공) photo@newsis.com (사진=뉴시스DB)
김상철 나라살림연구소 연구위원은 "총괄건축가와 공공건축가가 서울시가 하는 대규모 사업에 제어장치 역할을 하기보다는 서울시 건축사업을 용인하거나 보완하는 역할을 해왔다"며 "서울시 연관 영역에서 수혜를 받는 지위로 악용되는 게 아니냐"고 비판했다.

김 연구위원은 "현재 공공건축가 명단에 이름을 올린 상당수 건축계 인사들이 서울시 지원을 받는 도시건축비엔날레를 운영하는 주체"라며 "한쪽에서는 공공건축물 관련 거버넌스의 주체로 일하지만 다른 한쪽으로는 서울시 행사를 위수탁하는 주체이기도 한 것"이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공공건축가가 왜 필요한지 사회적 합의가 됐나"라며 "그게 해명되지 않으면 특정 업계의 공공일자리 만들기라는 비난에서 자유롭기 어렵다"고 경고했다.

 daer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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