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미세먼지]그랜드 하얏트 서울, 마스크도 없이 야외 아이스링크 운영해 ‘빈축’
시청 앞 스케이트장 문 닫은 날에도 영업
고가 이용료에도 마스크 제공도 안 해
【서울=뉴시스】김정환 기자 = 미세먼지가 자욱한 14일 오후 용산구 한남동 그랜드 하얏트 서울 아이스링크의 한산한 모습.
15일 호텔 업계에 따르면 용산구 한남동 그랜드 하얏트 서울은 서울에서 '미세먼지 공포'가 시작한 12일은 물론 새해 들어 미세먼지 저감 조치가 처음 시행된 13일 야외 아이스링크를 운영했다.
양일간 이 호텔 아이스링크를 찾은 고객은 수십 명에 달한다. 주말이어서 어린이 이용객이 많았지만 부모가 미처 미세먼지 차단 기능을 갖춘 'KF94 마스크'를 준비하지 못한 경우 미세먼지를 고스란히 흡입하며 스케이트를 타야 했다. 주말을 즐기러 왔다가 미세먼지 직격탄을 맞은 셈이다. 각종 SNS를 보면 13일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이곳에서 스케이트를 즐기는 어린이 등 이용객 모습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이와 달리 서울시는 12일 오후 서울광장 스케이트장 운영을 전면 중단한 데 이어 13일에도 스케이트장 문을 닫아 이용객 보호에 만전을 기했다.
이 아이스링크는 매주 금~일요일 2시간 기준 입장료는 3만3000원, 스케이트 대여료는 2만1000원이다. 서울시청 앞 스케이트장 이용료(대여료 포함 1시간 1000원)보다 수십 배 높았으나 고객 배려는 '빵점'이었던 셈이다.
이는 또 다른 럭셔리 호텔인 중구 장충동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의 행보와도 대조를 이룬다. 반얀트리 서울은 12~13일 야외 아이스링크 '오아시스'를 운영하면서 이용객에게 미세먼지 차단 마스크를 제공했다. 이 호텔은 지난해부터 마스크를 상비하고 요청하는 고객에게 나눠주고 있다.
그랜드 하얏트는 14일에야 비로소 이용객에게 마스크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날은 월요일인 데다 서울에 역대 최초로 초미세먼지 경보가 내려질 정도로 대기 질이 최악으로 치달은 날로 이용객이 거의 없었다.
특히 이날 오후 3시30분께 기자가 현장에서 마스크 배포 사실을 현장 직원에게 물어보자 "이용객이 직접 준비해야 한다"고 답해 내부적으로도 마스크 제공 사실이 제대로 고지되지 않았음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호텔 측은 "14일 오전 10시부터 '미세먼지 주의' 안내판을 세우고, 이용객에게 미세먼지 차단 마스크를 제공했는데 현장에서 잘못 답변한 것 같다"면서 "고객 건강과 안전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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