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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재벌 떨게 한 강성부 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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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9-01-23 09:2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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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진영 기자 = "KCGI가 조양호 회장 일가를 한진그룹 경영에서 몰아내는 것이 가능한 일이냐고 재벌 기업들의 문의가 쇄도하고 있습니다."

'강성부 펀드'로 불리는 KCGI가 조양호 회장 일가에 전면전을 선포한 지난 21일. 기업 이익을 대변하는 기관에 몸담고 있는 한 법학 전문가는 기자에게 이같이 말했다. 그는 특히 "국민연금이 지난 16일 한진칼과 대한항공에 주주권을 행사하기로 사실상 방침을 정하자 KCGI의 등장에 시큰둥했던 재벌들조차도 긴장한 분위기가 역력했다"고 전했다. 국민연금이 5% 이상 지분을 확보한 상장사는 삼성, 현대, SK 등 국내 주요 대기업을 포함해 300개에 가깝다.

콧대 높은 재벌들을 긴장케 한 KCGI는 기업 승계와 지배구조 개선을 통한 기업가치 증대를 목표로 지난해 7월 설립된 토종 독립계 사모펀드다. KCGI를 이끄는 강성부 대표는 지배구조 전문가로 2005년 증권사 애널리스트 시절 '한국 기업의 지배구조'라는 보고서를 내 유명해졌다.

KCGI가 세간의 관심을 받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11월 한진그룹의 지주사 한진칼의 2대 주주(10.81%)로 등극하면서부터다. 당시 조 회장 일가는 '갑질 논란'으로 물의를 빚었으며 조 회장은 현재도 횡령·배임·사기 등 혐의로 형사재판이 진행 중이다. 이에 KCGI가 한진그룹을 첫 타겟으로 소액주주 목소리를 적극 대변하리라는 기대가 고조됐다.

KCGI는 또 지난 3일 한진칼의 반격에 맞서 한진(8.03%)의 2대 주주로 올라섰다. 더불어 임원추천위, 지배구조위 등의 도입을 주장하며 조 회장의 경영권에 도전했다. KCGI가 조 회장 측과 3월 주주총회에서 어떻게 맞짱을 뜰지 초미의 관심이 된 배경이다.

지금까지 KCGI의 행보에 상당수 투자자는 소액주주의 권리가 무시돼 왔던 국내 자본시장 풍토에서 '속이 시원하다'는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기업들의 우려처럼 KCGI가 자칫 인기 영합주의에 함몰돼 단기 이익만 추구하며 과거 외국계 사모펀드들이 보였던 '먹튀'를 할지는 두고 봐야 할 일이다.

스튜어드십 코드 물결과 함께 겨우 싹이 튼 주주 행동주의 문화가 성숙하기 위한 막중한 책임이 강성부 대표의 어깨에 지워졌다.

 mint@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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