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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워너원, 님은 갔지만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종합)

등록 2019.01.27 20:5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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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너원 ⓒCJ ENM

워너원 ⓒCJ ENM

【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프로젝트 그룹 '워너원'이 27일 활동의 대미를 장식했다. 24일부터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펼쳐온 마지막 단독 콘서트 '2019 워너원 콘서트 데어포(Therefore)'를 마무리했다.

작년 12월31일 공식 해체했으나 이번 콘서트로 팀 활동을 종료했다. 4일간 4차례 공연에 총 8만명이 운집했다. 국내 팬들뿐만 아니라 외국 팬들도 눈에 띄었다.

이들의 마지막 콘서트인 만큼 암표가 수백만원을 호가했다. 온라인에서는 1000만원대 티켓값이 게재되기도 했다. 실제 100만원대 암표를 산 팬들도 상당수였다. 암표가 극성을 부리자, 워너원 마지막 콘서트의 의미를 살리자며 워너원 팬클럽 '워너블' 사이에서는 암표를 사지 말자는 캠페인까지 나오기도 했다. 
 
2017년 상반기 가요계뿐 아니라 사회 전반에 신드롬을 일으킨 케이블 음악채널 엠넷의 보이밴드 결성 프로젝트 '프로듀스 101'을 통해 만들어졌다. 2017년 8월 역시 고척스카이돔에서 데뷔 쇼케이스를 열었다.

소속사가 다른 연습생들이 서바이벌을 통해 뭉친 이 팀은 새로운 아이돌 그룹 형태를 만들었다는 평을 들었다. 센터 강다니엘(23)을 비롯해 박지훈(20), 이대휘(18), 김재환(23), 옹성우(24), 박우진(20), 라이관린(18), 윤지성(28), 황민현(24), 배진영(19), 하성운(25) 등 소속사가 다른 11명으로 구성됐다.

1년6개월 동안 가요계를 강타했다. 첫 앨범 '1X1=1'(투 비 원)을 시작으로 프리퀄 리패키지 '1-1=0'(나싱 위드아웃 유), 두 번째 미니앨범 '0+1=1'(아이 프라미스 유) 등 내놓은 음반마다 호응을 얻었다. 스페셜 앨범 '1÷χ=1'로 4팀의 유닛 활동을 보여주기도 했다.

워너원이 지속해서 주가를 높이자 엠넷 운영사이자 이들을 발굴한 CJ ENM은 워너원만 전담하는 프로젝트 매니지먼트사 스윙을 설립하기도 했다.

ⓒ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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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너원은 지난해 11월19일 발표한 첫 정규앨범 '1¹¹=1'(파워 오브 데스티니)로 초동 판매량 43만8000장을 돌파하는 등 활동 종반부에도 변함 없는 인기를 자랑했다. 타이틀곡 '봄바람'은 멜론, 엠넷, 네이버뮤직 등 7개 주요 음원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다. 미니 앨범 2장, 스페셜 앨범 1장, 리패키지 앨범 1장, 정규 앨범 1장 등 총 5장의 앨범을 발매해 총 360만장을 팔아치웠다.

또 작년 6월부터 '원: 더 월드'라는 타이틀로 월드투어를 출발, 3개월 동안 미국과 아시아 등 세계 14개 도시에서 공연했다. 이들에 대한 호응이 국제적으로 높아지자 한 때 프로젝트 활동 계약을 연장할 수 있다는 설이 제기되기도 했다.

'방탄소년단' '엑소' 등과 비교할 때 세계적인 활약상과 인지도는 다소 떨어졌으나 국내에서는 두 팀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큰 인기를 누렸다. 한국갤럽이 지난해 말 발표한 '올해를 빛낸 가수'에서 쟁쟁한 가수들을 제치고 5위에 오르기도 했다.

◇신드롬 왜?

워너원 멤버들은 대형 기획사보다는 주로 중소형 기획사에 소속됐다. 이들을 워너원 멤버로 선발하는 과정에서 치열한 경쟁으로 점철된 한국사회의 모습을 그대로 가져왔다는 비판이 따랐다. '헬조선' '금수저' '서열' '군대문화' '몰개성' '관음' 등의 비판이다.

하지만 자신이 응원하는 연습생이 성장하고 순위가 올라가는 감동과 쾌감을 안기면서 '프로듀스 101' 시즌 2는 반등에 성공했다. 오디션 형식의 모든 프로그램은 사실 성장 드라마이기도 하다. 워너블들은 '프로듀스 101' 속에서 성장하는 연습생에게 감정 이입을 했다.

아이돌 그룹을 제작하는 가요기획사 관계자는 "아이돌그룹의 육성 과정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멤버들 각자 이야기를 부각시켜 대중들이 자신들에 맞는 멤버를 만드는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공감이 개입할 여지가 생기는데 '프로듀스 101' 시즌 2는 특히 잘 해냈다"고 봤다.

ⓒ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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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프로듀스101' 시즌 2에는 엠넷이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통해 만들어내는 특유의 절박함이 잘 묻어나 있다. 최종 멤버들의 윤곽이 어느 정도 드러났던 시즌1과 달리 시즌2에서는 순위가 매주 요동치면서 연습생들의 절박함은 극에 달했고 팬들의 응원과 지지도 비례해서 상승했다. 본격적으로 프로 무대에서 활동하는 기간도 마찬가지였다. 이들은 무럭무럭 성장했고 팬들의 환호는 더 커졌다.

엠넷의 또 다른 아이돌 결성 서바이벌 프로그램 '소년24'는 이런 절박함보다 동경의 감정을 이끌어내려고 한 탓에 큰 호응을 얻지 못했던 사례가 보기다.

25일 찾은 두 번째 날 콘서트 현장([리뷰] 30대 후반 아저씨, 워너원 막콘 관람기···워너블 아닌데 뭉클하네)에서 워너원 멤버들은 탄탄해진 기량을 과시했다. 끝을 알면서도 최선을 다해 질주하는 청춘의 아름다움을 보여줬다. 공연장을 찾은 상당수 팬들이 눈물을 흘렸는데, 절정의 기량에서 이별을 해야만 하는 멤버들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았기 때문이다.

'프로듀스 101' 시즌 2의 인기 비결 중 하나는 30, 40대 이모팬이었다. 이들의 음반과 굿즈를 구입하고 이들이 광고하는 물품을 구입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세대다.

가요계 관계자는 "소녀시대, 카라 등을 거치면서 삼촌팬이 수면 위로 부각됐지만 상대적으로 이모팬은 사회적으로 공감대가 형성되지 못했었다"면서 "워너워은 '샤이 남성 아이돌' 시장을 확인했고 이후 이모팬을 조금씩 수면 위로 부상시켰다"고 짚었다.

콘서트 후 멤버들은 각자도생에 나선다. 본격적으로 각자 가수 또는 배우로서 2막을 열게 된다. 가장 먼저 구체적인 활동 윤곽이 드러난 멤버는 윤지성이다. 올해 안에 입대를 해야 하는 만큼 활동을 서두르고 있다.

CJ ENM 산하 레이블 MMO 엔터테인먼트 소속인 윤지성은 2월20일 첫 솔로 앨범을 발매할 예정이다. 또 2월22일부터 5월6일까지 한남동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에서 공연하는 뮤지컬 '그날들'에도 출연한다.

ⓒ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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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MMO 소속인 센터 강다니엘도 4월 솔로 데뷔를 예정하고 있다. CJ ENM의 또 다른 레이블 스톤뮤직 소속인 메인 보컬 김재환도 음반 작업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28일 솔로 디지털 싱글을 내놓는 스타크루이엔티 소속인 하성운도 2월 솔로 앨범을 발매한다. 원 소속팀이나 소속사로 복귀하는 멤버들도 있다. 황민현은 플레디스 소속 '뉴이스트'로 되돌아가 새 앨범을 준비한다. 이대휘와 박우진은 소속사 브랜뉴뮤직으로 컴백한다. 워너원을 결성시킨 엠넷 '프로듀스 101' 시즌2에 '브랜뉴보이즈'로 두 사람과 함께 등장했던 'MXM' 임영민(24)·김동현(21)과 새로운 프로젝트 그룹을 꾸릴 것으로 보인다.

먼저 연기자로 나서는 멤버들도 있다. 가수뿐 아니라 배우들이 대거 소속된 판타지오에 몸 담고 있는 옹성우는 JTBC '열여덟의 순간'에 출연한다. 옹성우는 연습생 시절부터 배우 지망생으로 알려졌다.

대만 출신인 큐브 엔터테인먼트 소속 라이관린은 2월 중국에서 드라마를 촬영할 예정이다. 향후 소속사 신인 그룹 활동도 병행할 것으로 보인다. C9엔터테인먼트에 몸 담은 배진영, 마루기획 소속인 박지훈도 솔로 활동 가능성이 크다.

윤지성이 올해 입대하고 멤버들 소속사가 달라 당분간 팀 활동이 어렵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오지만 꼭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그룹 '신화' 'god' 같은 장수 팀들은 멤버들 소속사가 달라도, 꾸준히 팀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멤버들이 원하고 팬클럽 워너블이 원하는 한 이 프로젝트 그룹은 언제든 뭉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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