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경제일반

[홍남기號 100일]매주 현장 찾지만…"상황인식·진단 부족" 지적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등록 2019-03-15 05:30:00
100일간 매주 현장 찾아…10여회이상 민간과 스킨십
靑-경제팀 불화설 불식…기재부 내에서도 '좋은 상사'
전형적 관료형 인물 평가 여전…"예전과 바뀐 게 없다"
"경제 상황 제대로 진단 못 하니 정책 처방도 미진"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수출입은행에서 열린 신용카드 소득공제 연장 관련 당정협의에 참석하고 있다. 2019.03.13. dahora83@newsis.com
【세종=뉴시스】장서우 기자 = 오는 19일로 취임 100일째를 맞는 홍남기 경제부총리의 행보는 현장과 혁신성장에 방점이 찍혀 있다. 부총리직에 오르자마자 올해 경제정책의 큰 그림을 손질하는 작업에 들어갔던 그는 그간 경제 활력을 돋우기 위한 후속 대책들을 쏟아냈다.

민간과의 스킨십에 상당한 시간을 쏟고 있음에도 경제 상황에 대한 부총리의 진단이 현실과 동떨어졌다는 우려가 여전하다. 경제 활력을 살리겠다며 발표하고 있는 각종 정책 역시 과거에 이미 마련됐던 것을 '재탕'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4일 관계 부처 등에 따르면 홍 부총리는 지난해 12월10일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은 이후 매주 1회씩 10여 차례 넘게 현장과 마주했다. 임기가 시작된 지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그는 충청남도 아산시에 위치한 한 자동차 부품 업체를 찾아 제조업 현장에서의 고충을 들었다. 바로 다음주 정부는 자동차 부품사들에 금융 지원을 하는 내용의 '부품 산업 활력 대책'을 내놨다.
associate_pic
【인천=뉴시스】배훈식 기자 =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6일 인천 중구 영종도 인천공항 화물터미널을 방문해 수출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2019.03.06 photo@newsis.com
새해 들어서는 인천에 위치한 수출 중견기업을 찾아 일자리 문제를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광주형일자리'를 모델화해 올해 시범 적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후 약 두 달이 지난 지난달 말 정부는 수도권 외 지역에서 '상생형 일자리 모델'을 발굴·확산하기 위한 종합 대책을 발표했다. 박근혜 정권 당시 미래부 1차관이었던 홍 부총리는 '미래 먹거리' 바이오·헬스 산업에도 관심이 상당하다. 취임 이후 두 차례 바이오 업계를 찾은 그는 다음달 연구·개발(R&D) 자금 지원, 규제 혁신 등이 담긴 지원 전략을 발표할 것임을 예고했다.

취임 일성으로 '민간과의 소통'을 강조했던 만큼 현장과의 스킨십을 활발하게 이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소통이 최우선'이라고 강조했던 문 대통령의 주문에 그는 "민간과 가장 많이 만난 장관이었다는 소리를 듣도록 노력하겠다"고 했었다. 세종청사로의 출근 첫날에도 그가 강조한 건 현장과의 소통이었다.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6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홍 부총리, 김수현 정책실장,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2019.02.26. pak7130@newsis.com
민간뿐 아니라 청와대와의 소통도 무리 없이 진행되고 있는 듯하다. 매주 금요일 정례 회동을 공언했던 김수현 정책실장과는 일주일에 두 번까지도 만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청와대 수석들과 경제 관련 범부처 장관들이 비정기·비공식적으로 만나 현안을 논의하는 녹실 회의도 부활했다. 장하성 전 정책실장(현 주중 대사)과의 불화설이 끊이지 않았던 김동연 전 부총리 때와 달리 청와대와의 엇박자는 한층 덜해진 모습이다.

기재부 내에서도 직설적이고 시원시원한 업무 스타일에 직원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1급 요직들과의 '케미'도 좋다는 후문이다. 한 기재부 관계자는 "실·국장들이 최대한 세종에서 일에 매진할 수 있도록 대면 보고를 최소화한 데다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은 부총리께서 직접 세종에 내려와 간부 회의를 연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보고 받을 때 크게 질책하기보다는 지시 사항을 명확하게 얘기해 직원들의 업무 효율을 늘려주는 타입"이라고 했다.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경기도 과천 KT사옥에서 열린 '5G 관련기술 현장방문 및 5G 콘텐츠 기업간담회'에 참석, 5G를 활용한 미세먼지 관리 서비스센터를 찾아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2019.02.20. (사진=기획재정부 제공) photo@newsis.com
그러나 일각에선 전형적인 '관료형 인물'로 존재감이 없다는 평가도 있다. 후보자로 올랐을 당시부터 정치권에선 홍 부총리를 향해 '청와대 바지사장', '무색무취'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같은 세간의 평가를 의식한 듯 청문회장을 쩌렁쩌렁 울릴 정도의 목소리로 모두발언을 읽어 내려갔던 홍 부총리의 모습은 지금까지도 회자된다. 국무조정실장 때보다 한층 짙어진 눈썹도 세간의 관심사였다.

나라 경제가 저성장 국면에 들어선 상황에서 현실 인식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비판이 가장 뼈아픈 부분이다. 최배근 건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경제 정책의 최종 책임자 경제부총리는 우리 경제에 대한 최고의 '의사'가 돼야 한다. 즉 현재 우리 경제가 처한 문제에 대한 정확한 진단을 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취임 당시나 지금이나 현재 상황에 대한 진단을 제대로 내리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이윤청 수습기자 =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일 경기 군포시 산본시장을 방문해 상인과 악수하고 있다. 2019.02.01. (사진=기획재정부 제공) photo@newsis.com
최 교수는 "혁신성장의 성과를 내야 할 2기 경제팀이 내놓고 있는 산업 정책들은 과거 정책을 답습하는 것에 불과하다"며 "대통령 탄핵으로 박근혜 정부 3기 경제팀에서 실현되지 못했던 묻힌 정책들을 꺼내고 있는 수준에 그친다"고 꼬집었다. 홍 부총리는 유일호 전 부총리 시절 미래부 1차관으로서 경제 정책을 입안하는 과정에서 주요 실무자 중 한 사람이었다.

이필상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도 "정책 기조가 과거와 바뀌었다고 보긴 어렵다. 잘못된 정책에 대한 과감한 변화가 있어야 기업 투자가 살아날 텐데 아직까지는 특별한 성과가 나타났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 들어 그간 쌓아 온 정책에 대한 근본적인 반성 내지는 올바른 분석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최근 논란이 됐던 신용카드 소득공제와 관련해서도 총선을 의식한 정치권의 움직임에 경제부총리로서 시장에 혼선을 줬다는 지적이 상당하다. 카드 소득공제가 과세양성화라는 당초 취지를 달성했다고 보고 축소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그의 발언에 여론이 들끓었다. 총선을 의식한 여당과 청와대가 나서자 기재부는 "연장이 대전제"라며 일주일 만에 입장을 선회했고 결국 당·정·청 협의를 거쳐 3년 연장됐다.

최 교수는 "신용카드 소득공제 종료를 위해선 조세 형평성 문제와 패키지로 작업하는 지혜가 필요했는데 그런 부분에서의 준비가 미비했다"고 지적했다.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도 지난 12일 SBS '김성준의 시사전망대'에 출연해 "'13월의 월급이 줄어도 우리 가정 경제는 튼튼하다'는 설명이 있었어야 설득력을 얻었을 것"이라며 "관료들의 부주의한 말 한 마디가 정부에 대한 신뢰나 서민들의 속상함을 가중시키기 때문에 좀 더 신중해야 한다"고 짚었다.

 suwu@newsis.com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늘의 헤드라인

경제 핫 뉴스

상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