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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리얼미터 대표 "여론조사 폄훼는 민심 폄훼…반드시 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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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9-05-17 17:42:16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 뉴시스와 서면 인터뷰
"지지율 하락, 남 탓하지 말고 원인 스스로 찾아야"
"차라리 모든 정파에서 똑같이 욕 먹는게 낫다"
"정치권이 불리한 여론조사 폄훼하는 일 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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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택수 리얼미터 대표. (사진=리얼미터 제공)
【서울=뉴시스】김형섭 기자 = "지지율 하락의 원인을 스스로 찾지 않고 남탓을 하는 정치인들이 잘될 리 만무하지만, 실제가 그렇다. 민심은 천심이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지지율 격차로 논란에 휩싸인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의 이택수 대표가 17일 조사 결과를 둘러싼 의혹에 입을 열었다.

이 대표는 이날 뉴시스와 진행한 서면 인터뷰를 통해 최근 정당 지지율 조사 결과를 놓고 민주당과 한국당 양쪽으로부터 모두 비난을 받고 있는 상황에 대해 "여론조사를 하면서 가장 좋은 것은 모든 정파로부터 칭찬을 듣는 것일 테지만 그렇기 어렵다면 모든 정파에서 똑같이 욕을 먹는 게 낫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특정 정파로부터만 칭찬받고 특정 정파로부터는 공격을 받는다면 오히려 공정성 시비가 붙을 수 있을 것"이라며 "최대한 공정하게 질문을 구성해도 조사결과가 나오면 불리한 쪽에서는 공격을 하게 되는데 이는 여론조사 기관의 숙명으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문제"라고 토로했다.

앞서 리얼미터가 tbs의뢰로 지난 7~8일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10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당 지지율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p·응답률 6.6%·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민주당과 한국당 지지율은 각각 36.4%, 34.8%로 1.6%p 격차 밖에 나지 않는 것으로 집계됐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가장 근소한 차이였다.

이에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리얼미터 조사를 "이상한 여론조사"라며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후 리얼미터가 tbs의뢰로 지난 13~15일 15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 ±2.5%p·응답률 6.5%·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는 민주당 43.3%, 한국당 30.2%로 나타났다. 불과 일주일 사이에 두 정당 간 지지율 격차가 1.6%p에서 13.1%p로 크게 벌어진 것이다.

그러자 이번에는 한국당이 "집권당 대표 말 한 마디에 여론조사 결과까지 뒤바뀌는 세상"(김정재 원내대변인)이라며 여론조사 결과에 의혹을 제기함에 따라 리얼미터는 진보·보수 양쪽 모두에서 공격을 받는 처지가 됐다.

이 같은 상황을 여론조사 기관의 숙명이라고 한 이 대표는 "각 당 대표나 주요 인사들이 불리한 여론조사는 폄훼하고 유리한 여론조사는 적극 인용하는 것이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고 선거 때면 늘 있었던 모습이라 크게 당황스럽지는 않다"고 심경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경험적으로 볼 때 여론조사 불신을 조장하는 정치인이나 정당은 이후 선거에서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받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정치인들이 인식했으면 좋겠다. 지지율 하락의 원인을 스스로 찾지 않고 남탓을 하는 정치인들이 잘 될 리 만무하다. 민심은 천심"이라며 정치권의 여론조사 시비에 일침을 날렸다.

특히 그는 리얼미터의 여론조사 결과를 처음 공격했던 민주당을 향해 "지난 지방선거 때 한국당 홍준표 대표의 여론조사 폄훼 때문에 민주당 지지자들이 투표장으로 더욱 적극적으로 향했던 것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이 압도하고 있는 것으로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을 당시 한국당이 조작 가능성을 제기했는데 그것이 결국 민주당 지지층이 더 적극적으로 투표장에 나오게 하는 결과를 초래하면서 한국당이 역풍을 맞았던 것을 기억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폄훼한 여론조사가 문제가 없고 공정한 조사라면 민심을 폄훼한 것이고 그것은 반드시 역풍을 맞게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갤럽을 비롯해 전화면접 위주로 조사를 하는 여론조사기관들과 자동응답 중심의 리얼미터 조사 결과가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는 지적도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전화면접 조사는 '숨겨진 야권 표심' 때문에 여당이 늘 과대포집되기 마련이어서 리얼미터가 채택한 자동응답 방식이 더 정확하다는 자신감도 보였다.

그 근거로 지난해 6·13 지방선거에서의 정당 득표율을 제시했다. 당시 득표율은 민주당 51.4%, 한국당 27.8%, 정의당 9.0%, 바른미래당 7.8%였다.

이 대표에 따르면 여론조사 결과의 공표를 금지하는 이른바 '블랙아웃' 직전 리얼미터의 정당 지지율 조사 결과는 민주당 52.2%, 한국당 19.8%, 정의당 6.3%, 바른미래당 5.6%였던 반면 한국갤럽은 민주당 53%, 한국당 11%, 정의당 5%, 바른미래당 5%였다.

한국당의 실제 득표율과 차이를 비교해 보면 리얼미터는 8%p가 적게 잡힌 반면 한국갤럽은 차이가 17%p에 달했던 것이다.

이 대표는 "지난 지방선거뿐만 아니라 그 이전의 선거들도 마찬가지다. 야당 득표율이 여론조사 결과보다 아주 많이 덜 잡혔고 전화면접 조사는 그 정도가 컸다. 오죽했으면 홍준표 대표 시절 한국당에서 '한국갤럽을 없애겠다'고 했겠냐"며 "이는 바로 숨겨진 야권 표심 때문인데 민주당이 야당일 때도 그랬었다. 늘 여당이 과대표집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제는 자동응답 조사가 응답률이 낮거나 기계음이라 부정확하고 전화면접 조사가 응답률이 높고 면접원이 하는 방식이라 정확하다는 주장은 해묵은 논쟁으로 중단돼야 한다"며 "실제 선거에서 개별 후보들의 여론조사는 이제 상당 부분 자동응답 방식으로 대체되고 있고 각 당의 경선 여론조사도 자동응답 방식이 보편화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전화면접은 질문자에 의한 오류가 상당히 개입될 수 있고 그 오류는 선거 여론조사 물량이 급격히 증가하는 선거 시즌에 크게 개입될 수 있다"며 "전화면접원 인력시장이 제한적인데 대부분 아르바이트직이기 때문에 숙달된 전화면접원을 고용하는 문제가 제대로 해결되지 않는 회사가 상당하다"고 했다.

이 대표는 여론조사 결과가 음모론의 대상이 되는 데 대해 안타까움을 표하며 "여론조사는 특정 시기에 실시되는 스냅사진과 같다. 그 사진들은 시간이 흐르고 누가 조사를 실시하느냐에 따라 조금씩 다른 그림을 나타내게 되고 때로는 시간과 작가가 누구냐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도 있기 때문에 특정 시기의 스냅 사진에 너무 민감하게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바라건대 그 사진들이 변화하는 양상, 즉 추이를 보면서 국정과 정책 입안의 참고자료로 활용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참고자료로 사준 참고서는 참고서일 뿐이지 교과서가 될 수는 없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ephite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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