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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그린벨트는 손도 못대면서"…경기는 환경평가 1~2등급도 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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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9/05/21 09:30:00
'3기 신도시' 지정된 세 곳, 대부분 GB 1~2등급
국토부, 농림부와 협의…"훼손된 농지 개발 가능"
"50년간 재산권 행사 못했는데"…주민들 반발해
경실련, '3기 신도시' 중단 전제로 전면 재검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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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뉴시스】 고범준 기자 = 정부가 고양시 창릉동과 부천시 대장동을 3기 신도시로 추가 선정했다.국토교통부는 '수도권 주택 30만호 공급안-제3차 신규택지 추진 계획'을 발표, 3기 신도시는 고양시 창릉동(813만㎡·3만8000가구), 부천시 대장동(343만㎡·2만가구)으로 결정됐다. 사진은 7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창릉동 일대 모습. 2019.05.07.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김가윤 기자 = '3기 신도시'로 지정된 남양주 왕숙, 인천 계양, 하남 교산 등 계획지구의 상당수가 개발이 제한된 1~2등급 그린벨트(GB)를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반대로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3기 신도시 예정지 발표시부터  서울시내 그린벨트의 필요성을 줄기차게 제기했지만 해제된 곳은 결국 한곳도 없었다. 이에따라 '서울집값을 잡기 위해 경기도를 희생시킨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20일 330만㎡ 이상 대규모 공공택지로 지정된 남양주 왕숙·인천 계양·하남 교산 등 3곳의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을 열람한 결과 계획지구로 지정된 지역중 상당 부분이 GB환경평가 1~2등급인 것으로 드러났다.

국토교통부의 개발제한구역 해제 지침에 따르면 환경평가 1∼2등급은 원칙적으로 그린벨트를 해제하지 못하도록 규정돼 있다. 3등급 이하의 경우 필요한 절차를 거쳐 해제가 가능하다.

하지만 국토부는 계획지구중 개발이 가능한 3~5등급의 비중이 낮자 농림축산식품부와 협의를 거쳐 보존가치가 낮은 농지(1~2등급)는 개발할 수 있게 허용한 것으로 보인다.

남양주 왕숙1지구의 경우 계획지구중 856만4872㎡인 96.3%가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돼 있으며 1~2등급은 총 453만383㎡로 52.9%를 차지한다.

남양주 왕숙2지구도 계획지구의 90.2%인 220만8099㎡가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돼 있다. 이 가운데 총 97만2500㎡인 44%가 GB환경평가에서 1~2등급으로 분류됐다.

인천 계양테크노밸리는 거의 대부분의 지역이 1·2등급에 해당된다. 계획지구에 포함된 그린벨트 324만4594㎡중 GB환경평가 1~2등급을 받은 토지는 무려 92.8%(301만1720㎡)에 달했다.

그나마 1·2등급 비율이 낮은 곳은 하남 교산으로 계획지구 전체면적중 개발제한구역은 530만7703㎡(81.8%)이며 이중 1·2등급은 76만3301㎡로 14.4%에 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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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주=뉴시스】이영환 기자 = 16일 오전 경기 남양주시 체육문화센터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남양주왕숙 공공주택지구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설명회'에서 왕숙지구 주민대책위 관계자들이 환경영향평가서에 반발하며 체육관을 나서고 있다. 2019.05.16. 20hwan@newsis.com
국토부는 3기 신도시내에 포함된 농업적성도 2등 급지(1등 급지 없음)는 대부분 비닐하우스 설치 등으로 훼손돼 환경적 보존가치가 낮은 지역에 해당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남양주 왕숙 등 3기 신도시에서 관계부처와 협의를 통해 개발할 수 있는 농지를 제외한 그린벨트 1~2등급지는 전체 면적 대비 평균 10% 이하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관계 법령에 따라 농업적성도 1~2등급지의 경우 농림축산식품부와 협의에 따라 활용 가능하도록 규정돼 있다"며 "지구내 불가피하게 포함된 환경적 보전가치가 높은 그린벨트 1~2등급지는 환경부와 협의를 거쳐 원형보존하거나 공원으로 조성하겠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그린벨트 1~2등급 개발은 경우에 따라 법적으로 개발이 가능하다는 입장이지만 원주민과 토지주는 정부의 이같은 방침에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몇 십년간 그린벨트로 묶여 불편을 겪었을 뿐더러 땅값도 예전 수준에 머물러 싼값에 강제수용될 경우 다른 곳에 정착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주민들은 지난주 각 지역서 열린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 설명회를 무산시키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대책위 관계자는 "핵심은 그린벨트로 묶여 50여년간 재산권 행사를 못한 주민들의 땅을 국가에서 강제로 싼값에 수용하고 그에 따른 대책은 마련하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다른 경기권 사례만 봐도 평당 200만원에 보상해놓고 1800만원에 분양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이 관계자는 "심지어 양도세, 취득세, 등록세 등 시세차익의 20~30%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며 "지금은 땅 파서 하루 세끼 먹을 수 있는데 여기서 쫓겨나면 뭘 먹고 사느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서울시 관내에서 그린벨트를 해제한 곳은 한군데도 없다는 점에서 주민들은 "서울 강남의 집값이 오르는데 동·서·북에만 집을 짓고 강남은 왜 개발을 안하느냐"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3차에 걸친 정부의 택지 공급 계획 발표 내용에 서울시 그린벨트 해제에 관한 내용은 결국 제외됐다. 국토부는 서울 집값을 잡기 위한 대책으로 서울시 관내 개발제한구역까지 직권으로 해제할 수 있다고 선언했지만 결국 한발 물러섰다.

이에 정부가 '3기 신도시' 정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김성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부동산건설개혁본부 국장은 "그린벨트는 수도권으로 서울 도심이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도시계획적인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정부가 그것을 풀기 위해선 그보다 중요한 이유가 있다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면서 "지금은 서울 주택난이 심각한게 아니고 서민들이 갈 저렴한 집이 없다는 게 문제라 3기 신도시 정책은 효과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국장은 "원주민 토지보상, 인프라 구축, 투기 조장 등 수많은 문제를 야기하는데 정부는 대책을 하나도 마련하지 않고 3기 신도시를 추진하고 있다"며 "중단을 전제로 한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며 3기 신도시로는 '주거 불안'을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yo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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