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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열 노린 트럼프 트윗에…美민주당 되레 '결집'

등록 2019.07.15 11:4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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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로시 세력, 트럼프 인종차별 대상된 신예의원들 엄호

'기성정치인' 힐러리도 가세…"트럼프 행정부가 재앙"

【클리블랜드=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클리블랜드에 위치한 클리블랜드-홉킨스 국제공항에 도착해 손을 흔들고 있다. 2019.07.15.

【클리블랜드=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클리블랜드에 위치한 클리블랜드-홉킨스 국제공항에 도착해 손을 흔들고 있다. 2019.07.15.


【서울=뉴시스】김난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민주당 지도부와 신예 의원들의 분열을 노린 인종차별 트윗을 날렸다. 그러나 뜻하지 않게 민주당의 결집을 불러오는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완전히 재앙적이고 세계 최악 수준으로 부패하고 무능한 정부를 가진 나라에서 온 '진보적인' 민주당 여성 하원의원들을 지켜보는 건 흥미롭다"고 썼다.

이는 지난해 11월 중간선거를 통해 미 하원에 입성한 유색인종 여성 의원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일한 오마, 라시다 틀라입, 아이아나 프레슬리 의원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들은 지구에서 가장 위대하고 강한 나라인 미국의 국민들에게 공격적으로 정부가 어떻게 운영돼야 하는지를 말한다"고 했다. '재앙적이고 부패하고 무능한 정부 출신'이 '위대한 나라'의 운영방식을 거론한다는 뉘앙스다.

그는 이어 "그들이 왔던, 완전히 망가지고 범죄로 들끓는 곳으로 돌아가 (정부 시스템을) 고치는 걸 돕는 게 어떤가"라며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의장은 기꺼이 (돌아가는 데 필요한) 자유여행 준비를 신속히 해결해줄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이들 신예 의원들과 펠로시 의장을 위시한 민주당 기성세대 간 갈등을 부추기려는 의도로 풀이됐다. 오카시오코르테스 의원 등은 하원 입성 이후 뚜렷한 진보성향과 돌출발언으로 펠로시 의장을 위시한 민주당 지도부에 부담을 준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이들은 특히 지난달 27일 공화당 주도로 상원을 통과한 46억달러 규모 국경 인도적 지원안이 하원에서도 통과되자 펠로시 의장을 향해 "받아들여선 안 될 권한 포기"라고 비난한 바 있다. 이같은 민주당 내부 균열 양상을 트럼프 대통령이 파고들려 한 것이다.

그러나 이날 트럼프 대통령 트윗은 오히려 펠로시 의장을 위시한 민주당 지도부와 신예 진보성향 의원들 간 결속을 다지는 계기가 되는 모양새다. 민주당 기성정치세대가 트럼프 대통령 트윗을 일제히 비판하며 신예 의원들을 엄호하고 나섰다.

신예 의원들과 갈등을 빚어온 펠로시 의장은 트위터를 통해 "국가를 분열시키는 트럼프 대통령의 외국인 혐오 발언을 거부한다"며 "그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계획이 늘 '미국을 다시 흰색으로(making America white again)'였다는 점을 재확인시켰다"고 꼬집었다.

하원 민주당 서열 4위이자 펠로시 의장 측근인 벤 레이 루한 의원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트윗에 대해 "인종차별주의자 대통령의 인종차별 트윗"이라며 "그들(민주당 여성 신예 의원들)은 미국 유권자들이 뽑은 미국 시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예 의원들이 비판해온 민주당 '기성정치'의 대표자 격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도 트위터를 통해 "그들(신예 의원들)은 미국 출신이다. 그리고 당신(트럼프 대통령)이 한 말 중 한 가지는 맞는 말이다. 현재 그들의 정부(트럼프 행정부)가 완전히 재앙이라는 것"이라고 가세했다.

폴리티코는 이같은 상황에 대해 "민주당 내부의 끓어오르는 긴장감을 이용하려는 의도였던 트윗들은 오히려 하원 민주당이 맞서 단결할 수 있는 공공의 적을 줬다. 바로 대통령 그 자신"이라고 평했다.
【워싱턴=AP/뉴시스】낸시 펠로시 미국 민주당 하원의장이 11일(현지시간) 워싱턴에 있는 의회의사당에서 기자들에게 발언하고 있다. 2019.07.12.

【워싱턴=AP/뉴시스】낸시 펠로시 미국 민주당 하원의장이 11일(현지시간) 워싱턴에 있는 의회의사당에서 기자들에게 발언하고 있다. 2019.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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