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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일 도산서원장 "물러남의 아름다운 선택을 할줄 알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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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9-07-18 18:23:51
'퇴계의 길을 따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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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일 도산서원 원장
【서울=뉴시스】신효령 기자 = "우리나라는 15년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아동·청소년 삶의 질도 OECD 국가 중 최하위다. 사회 전반적인 갈등과 반목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풍요롭고 편리해졌는데 왜 불행을 느끼는 사람들이 늘어나는지 싶었다. 이기심과 물질만능주의가 그 원인이다. '돈이 최고'라는 생각이 팽배해있다."

김병일(74) 도산서원 원장이 18일 '퇴계의 길을 따라' 출간 기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조선의 성리학자 퇴계(退溪) 이황(1501~1570)의 삶과 철학에서 깨우친 지혜를 담은 책이다. "퇴계가 추구했던 '사람의 길'은 무엇이고 오늘날 어떤 의미가 있으며 왜 그 길을 따라가야 하는지를 썼다. 앞서 펴낸 '선비처럼'의 연장선상에서 우리 사회가 당면한 어려움을 진단했다. 그 대안으로 선비정신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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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원장은 서울대 사학과와 행정대학원을 나왔다. 1971년부터 2005년까지 경제관료로 일했다. 통계청장, 조달청장, 기획예산처 차관, 금융통화위원, 기획예산처 장관 등을 지냈다. 2008년 2월 경북 안동으로 내려가 도산서원선비문화수련원 이사장을 맡았다. 퇴계의 고향 도산에서 주로 지내고 있다.

"11년 동안 안동에서 지내면서 느낀 이야기가 책에 담겼다. 퇴계 선생의 인간다운 삶에 감동을 받았다. 유학자의 삶이 21세기와 무슨 상관이 있겠나 싶었는데, 퇴계 선생은 공부한 것을 철저하게 실천했다. 그래서 존경심을 갖게 됐다. 나 자신이 부끄러웠다. 퇴계의 후학들도 훌륭하게 살았다. 본인의 이익이나 편안함보다 무엇이 옳은지에 집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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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계에 대해서는 "물러남의 정치를 보여준 선비다. 조정이 내린 벼슬을 마다하고 늘 물러나려 했다. 조선의 성리학을 집대성한 대학자로서 학식이 높았다. 아는 것을 실천하는 선비의 삶에도 매우 철저했기 때문에 아직까지 많은 사람들의 존경을 받고 있다"고 평했다.

"퇴계는 뜻이 없다가 뒤늦게 벼슬살이(34세)를 했다. 관료시절 성심껏 일해서 주위의 신망을 받았다. 벼슬에서 물러나기 위해 거듭 사직의사를 밝힌다. 그러고서 인류 역사상 있을 수 없는 일이 조선에서 있었다. '시내로 물러난다'는 뜻을 담은 '퇴계'를 자신의 호로 삼았던 선생은 벼슬에서 물러나 고향으로 내려왔다. 50세부터 계상에서 학문과 교육을 했다. 60세부터 도산에 서당을 세웠다. 사람을 차별하지 않고 깨우치려고 했다. 직접 설계한 도산서당에 기거하며 많은 제자들을 가르쳤다. 유학이 지향하는 하늘의 이치와 삶의 도리에 대해 궁리하고 스스로 실천하고자 했다. 제자와 후학들 또한 삶의 도리를 실천하는 사람이 되도록 가르치고 훗날 더 좋은 세상을 만들게 이끄는 것이 그의 꿈이었다. 퇴계가 살았던 공간에는 선생이 평생 자신을 낮추고 특히 지위나 신분이 낮은 사람을 아끼고 배려하며 살았다는 이야기가 많이 전해지고 있다. 퇴계가 실천했던 인간의 바람직한 길을 소개하려고 책을 썼다. 물러남의 아름다운 선택을 할 줄 알아야 한다."

올해는 퇴계가 선조에게 사직 허락을 받아 마지막으로 귀향한 지 450년이 되는 해다. 퇴계를 따라 바른 길을 찾으려 나선 이들과 함께한 여정도 책에 담겼다. "퇴계는 배웅하러 나온 제자, 관원, 친구들과 석별의 정을 달래는 시를 나누었고 나아감보다 물러남의 뜻을 몸소 실천했다. 올봄 450년 전 퇴계가 마지막 귀향한 800리 길을 따라 걸으며 선생의 삶과 철학을 되새겼다. 12일간의 여정에 학자, 후손, 일반시민까지 많은 사람들이 동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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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아제르바이잔 수도 바쿠에서 열린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제43차 회의에서 한국의 서원 9곳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 이 중 경북 안동의 도산서원이 대중에게 가장 많이 알려져있다. 도산서원은 퇴계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1575년 후학들이 설립했다.

"서원 9곳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면서 서원과 그곳에 담긴 우리의 정신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서원 자체가 옛날같은 지·덕·체 교육을 다할 순 없지만 인성교육은 했으면 좋겠다. 도산서원은 퇴계선생의 참모습을 알리기 위해서 주말마다 50명이 해설 봉사활동한다. 세계문화유산 등재 후 프로그램 변화가 있다. 앞으로 해설 봉사활동을 강화하려고 한다. 이 책은 세계가 인정한 한국의 서원에 깃든 전통적 정신문화의 보편적 가치를 깨닫고, 퇴계가 평생 가르치고 실천했던 선비정신을 배우는 안내서가 될 것이다." 256쪽, 1만7000원, 나남


snow@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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